국 문 초 록 박완서(1931-2011)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이후 그는 전쟁의 폭력성 고발, 중산층의 허위의식 비판, 페미니즘과 노년 문제 등의 다양한 주제의식으로 장편 15편과 단편 100여편을 창작하였다. 박완서 소설에 대한 연구는 현재에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기존 논의는 작품론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으며, 한 가지 방법론이나 주제론에 의해 특정 작품만 반복적으로 조망했던 점에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논문을 통하여 작품의 내밀한 의미를 분석하고 작가의식과 주제의식을 총체적으로 천착하지 못한 점에서도 문제점을 지닌다. 따라서 본고는 박완서의 전체 작품을 대상으로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주제의식의 전개 양상과 변모 양상을 각 시기별로 나누어 조망하여 작가의 문학적 지향성과 주제의 방향성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였다. 그 결과 박완서의 작품 세계는 주제의식의 변화에 따라 5기로 나눌 수 있다. 제1기는 1970년 등단 이후 1978년에 이르는 기간으로 이 시기 그의 작품 세계는 한국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현실의 반영과 중산층의 허위의식 비판으로 요약될 수 있다. 당시의 우리 사회는 군사정권의 억압 속에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하여 남북문제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작가는 한국전쟁과 분단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창작하게 된다. 특히 장편 나목과 목마른 계절에서 작가는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지 않고 객관적인 서술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또한 단편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부처님 근처」에서는 분단 이후의 한국 상황을 제시하면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국민에게 가하는 폭력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음으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와 「겨울 나들이」에서 박완서는 소외되어 있는 여성의 삶을 통해 전쟁의 상처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 시기에 새로이 형성된 중산층의 왜곡된 삶의 방식을 반영하는 작품으로 장편 휘청거리는 오후가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1970년대의 물신화된 시대상과 왜곡된 결혼 풍속을 비판적으로 형상화했다. 제2기는 그 이후 1983년까지로 볼 수 있는데, 이 시기 작품들에는 여성의식과 노년의식이 중점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당시의 우리 사회는 유신정권의 몰락과 광주 민주화운동, 제5공화국의 등장 등 일련의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극도의 혼란과 갈등이 심화된 시기였다. 이에 반해 경제적 상황은 호전되었고 국민소득은 급증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 욕망의 응달과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도시의 흉년 등이다. 이들 작품에서는 ‘돈’을 추종하는 인물들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자기성찰을 통해 긍정적인 세계로 나아가는 인물을 형상화하고 있다. 한편 제2기 문학이 발표된 당시에는 많은 여성 단체가 창립된다. 여성이 겪고 있는 고통의 원인은 이 사회의 반민주적 구조에 있으며, 여성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가정을 포함한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박완서는 장편 살아있는 날의 시작과 단편 「아직 끝나지 않은 음모 1․2․3」, 「아저씨의 훈장」, 「소묘(素描)」 등의 작품을 창작하게 된다. 이들 작품에는 남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를 지향하고 남녀평등을 전망하는 작가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다음으로 단편 「황혼」, 「천변풍경」, 「쥬디 할머니」 등 노년을 주제의식으로 하는 작품이 창작되는데 이는 제2기 문학의 한 특징을 이루게 된다. 그 이후 1989년까지의 ...
국 문 초 록 박완서(1931-2011)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이후 그는 전쟁의 폭력성 고발, 중산층의 허위의식 비판, 페미니즘과 노년 문제 등의 다양한 주제의식으로 장편 15편과 단편 100여편을 창작하였다. 박완서 소설에 대한 연구는 현재에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기존 논의는 작품론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으며, 한 가지 방법론이나 주제론에 의해 특정 작품만 반복적으로 조망했던 점에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논문을 통하여 작품의 내밀한 의미를 분석하고 작가의식과 주제의식을 총체적으로 천착하지 못한 점에서도 문제점을 지닌다. 따라서 본고는 박완서의 전체 작품을 대상으로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주제의식의 전개 양상과 변모 양상을 각 시기별로 나누어 조망하여 작가의 문학적 지향성과 주제의 방향성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였다. 그 결과 박완서의 작품 세계는 주제의식의 변화에 따라 5기로 나눌 수 있다. 제1기는 1970년 등단 이후 1978년에 이르는 기간으로 이 시기 그의 작품 세계는 한국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현실의 반영과 중산층의 허위의식 비판으로 요약될 수 있다. 당시의 우리 사회는 군사정권의 억압 속에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하여 남북문제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작가는 한국전쟁과 분단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창작하게 된다. 특히 장편 나목과 목마른 계절에서 작가는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지 않고 객관적인 서술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또한 단편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부처님 근처」에서는 분단 이후의 한국 상황을 제시하면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국민에게 가하는 폭력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음으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와 「겨울 나들이」에서 박완서는 소외되어 있는 여성의 삶을 통해 전쟁의 상처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 시기에 새로이 형성된 중산층의 왜곡된 삶의 방식을 반영하는 작품으로 장편 휘청거리는 오후가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1970년대의 물신화된 시대상과 왜곡된 결혼 풍속을 비판적으로 형상화했다. 제2기는 그 이후 1983년까지로 볼 수 있는데, 이 시기 작품들에는 여성의식과 노년의식이 중점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당시의 우리 사회는 유신정권의 몰락과 광주 민주화운동, 제5공화국의 등장 등 일련의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극도의 혼란과 갈등이 심화된 시기였다. 이에 반해 경제적 상황은 호전되었고 국민소득은 급증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 욕망의 응달과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도시의 흉년 등이다. 이들 작품에서는 ‘돈’을 추종하는 인물들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자기성찰을 통해 긍정적인 세계로 나아가는 인물을 형상화하고 있다. 한편 제2기 문학이 발표된 당시에는 많은 여성 단체가 창립된다. 여성이 겪고 있는 고통의 원인은 이 사회의 반민주적 구조에 있으며, 여성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가정을 포함한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박완서는 장편 살아있는 날의 시작과 단편 「아직 끝나지 않은 음모 1․2․3」, 「아저씨의 훈장」, 「소묘(素描)」 등의 작품을 창작하게 된다. 이들 작품에는 남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를 지향하고 남녀평등을 전망하는 작가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다음으로 단편 「황혼」, 「천변풍경」, 「쥬디 할머니」 등 노년을 주제의식으로 하는 작품이 창작되는데 이는 제2기 문학의 한 특징을 이루게 된다. 그 이후 1989년까지의 제3기 문학의 특질은 여성의식의 심화와 다양한 이데올로기의 비판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제3기는 작가가 남편과 아들의 죽음을 겪게 되면서 문학적 과업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시기였다. 하지만 작가는 장편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를 집필하면서 작가의 내적 고통을 극복하였다. 장편 서 있는 여자와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는 여성정체성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촉구하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단편 「울음소리」, 「해산바가지」에서는 여성의식의 고양과 생명존엄정신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여성과 남성의 이분법적 갈등을 넘어서 생명의식과 보살핌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문제에 접근한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한편 작가는 현대사회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작품화하고 있는데, 「재이산」, 「비애의 장」, 「어느 이야기꾼의 수렁」, 「저녁의 해후」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후 1995년에 이르기까지의 제4기 문학의 특질은 자전적 소설을 통해 전쟁의 심층적 의미를 탐구하고 인간긍정 정신을 소망하는 문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박완서는
국 문 초 록 박완서(1931-2011)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이후 그는 전쟁의 폭력성 고발, 중산층의 허위의식 비판, 페미니즘과 노년 문제 등의 다양한 주제의식으로 장편 15편과 단편 100여편을 창작하였다. 박완서 소설에 대한 연구는 현재에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기존 논의는 작품론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으며, 한 가지 방법론이나 주제론에 의해 특정 작품만 반복적으로 조망했던 점에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논문을 통하여 작품의 내밀한 의미를 분석하고 작가의식과 주제의식을 총체적으로 천착하지 못한 점에서도 문제점을 지닌다. 따라서 본고는 박완서의 전체 작품을 대상으로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주제의식의 전개 양상과 변모 양상을 각 시기별로 나누어 조망하여 작가의 문학적 지향성과 주제의 방향성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였다. 그 결과 박완서의 작품 세계는 주제의식의 변화에 따라 5기로 나눌 수 있다. 제1기는 1970년 등단 이후 1978년에 이르는 기간으로 이 시기 그의 작품 세계는 한국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현실의 반영과 중산층의 허위의식 비판으로 요약될 수 있다. 당시의 우리 사회는 군사정권의 억압 속에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하여 남북문제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작가는 한국전쟁과 분단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창작하게 된다. 특히 장편 나목과 목마른 계절에서 작가는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지 않고 객관적인 서술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또한 단편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부처님 근처」에서는 분단 이후의 한국 상황을 제시하면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국민에게 가하는 폭력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음으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와 「겨울 나들이」에서 박완서는 소외되어 있는 여성의 삶을 통해 전쟁의 상처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 시기에 새로이 형성된 중산층의 왜곡된 삶의 방식을 반영하는 작품으로 장편 휘청거리는 오후가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1970년대의 물신화된 시대상과 왜곡된 결혼 풍속을 비판적으로 형상화했다. 제2기는 그 이후 1983년까지로 볼 수 있는데, 이 시기 작품들에는 여성의식과 노년의식이 중점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당시의 우리 사회는 유신정권의 몰락과 광주 민주화운동, 제5공화국의 등장 등 일련의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극도의 혼란과 갈등이 심화된 시기였다. 이에 반해 경제적 상황은 호전되었고 국민소득은 급증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 욕망의 응달과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도시의 흉년 등이다. 이들 작품에서는 ‘돈’을 추종하는 인물들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자기성찰을 통해 긍정적인 세계로 나아가는 인물을 형상화하고 있다. 한편 제2기 문학이 발표된 당시에는 많은 여성 단체가 창립된다. 여성이 겪고 있는 고통의 원인은 이 사회의 반민주적 구조에 있으며, 여성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가정을 포함한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박완서는 장편 살아있는 날의 시작과 단편 「아직 끝나지 않은 음모 1․2․3」, 「아저씨의 훈장」, 「소묘(素描)」 등의 작품을 창작하게 된다. 이들 작품에는 남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를 지향하고 남녀평등을 전망하는 작가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다음으로 단편 「황혼」, 「천변풍경」, 「쥬디 할머니」 등 노년을 주제의식으로 하는 작품이 창작되는데 이는 제2기 문학의 한 특징을 이루게 된다. 그 이후 1989년까지의 제3기 문학의 특질은 여성의식의 심화와 다양한 이데올로기의 비판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제3기는 작가가 남편과 아들의 죽음을 겪게 되면서 문학적 과업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시기였다. 하지만 작가는 장편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를 집필하면서 작가의 내적 고통을 극복하였다. 장편 서 있는 여자와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는 여성정체성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촉구하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단편 「울음소리」, 「해산바가지」에서는 여성의식의 고양과 생명존엄정신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여성과 남성의 이분법적 갈등을 넘어서 생명의식과 보살핌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문제에 접근한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한편 작가는 현대사회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작품화하고 있는데, 「재이산」, 「비애의 장」, 「어느 이야기꾼의 수렁」, 「저녁의 해후」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후 1995년에 이르기까지의 제4기 문학의 특질은 자전적 소설을 통해 전쟁의 심층적 의미를 탐구하고 인간긍정 정신을 소망하는 문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박완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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