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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는 구상과 추진, 완공에 이르기까지 박정희가 모든 과정을 주도해서 탄생했다고 여겨져 왔다. 이 이야기는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이 국가적 거대사업은 한 통치자에 의해서 갑자기 구상되어 추진된 것이 아니었다. 나는 경부고속도로의 구상과 건설에 관한 이야기를 실제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그 탄생과정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고속도로는 1962년 건설부의 국토개발계획에서 경제적 목적으로 처음 ...

경부고속도로는 구상과 추진, 완공에 이르기까지 박정희가 모든 과정을 주도해서 탄생했다고 여겨져 왔다. 이 이야기는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이 국가적 거대사업은 한 통치자에 의해서 갑자기 구상되어 추진된 것이 아니었다. 나는 경부고속도로의 구상과 건설에 관한 이야기를 실제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그 탄생과정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고속도로는 1962년 건설부의 국토개발계획에서 경제적 목적으로 처음 제기되었다. 이 계획에서 고속도로는 당시 직면하고 있는 수송의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경제성장의 보조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건설부는 산업지역의 연결과 대도시의 인구 분산을 위해 고속화를 갖춘 신설 도로, 즉 유사고속도로를 구상했다. 그 결과 서울과 인천을 잇는 경인고속도로가 등장했으며, 다른 구간의 고속도로들도 차츰 진지하게 검토되었다. 이때 경부고속도로는 건설부가 계획한 여러 고속도로의 일부로서 장기간에 걸쳐 추진할 사업의 하나로 다루어졌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는 1967년 대통령 선거유세에서 박정희의 공약을 계기로 급부상했으며, 그 성격도 크게 바뀌었다. 그는 선거공약으로 대국토건설계획을 발표하고, 그 안에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중요하게 포함했다. 뒤이어 그는 경부고속도로를 다른 고속도로에 앞서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안이 발표된 후 야당과 언론, 학계 등 각계각층의 반대가 거세게 일어났다. 반대론자들은 재정의 미확보, 조사 및 준비의 부족, 기존 교통망과의 중복 등을 문제 삼았고 그 대안으로 동서간 고속도로를 제시했다. 이에 박정희는 전면에 나서 반대세력에 맞섰다. 그의 주도하에 추진위원회와 계획조사단이 만들어졌고 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더 강력하게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국가적 사업의 성격이 변화했다. 국가의 경제적 목적으로 추진되던 고속도로에 최고 통치자의 정치적 성격이 투영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박정희는 자신의 정치적 힘 유지, 입지 강화, 공약 실천 등 정치적인 목적으로 그 추진을 강행했다. 그 결과 건설부의 경제적 고속도로는 박정희의 정치적 고속도로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경부고속도로가 구상되고 추진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고속도로의 성격과 노선에서의 변화가 있었고 동시에 그것을 이끈 행위자의 교체가 있었다. 경부고속도로는 단순히 한 권력자에 의해 무(無)에서 유(有)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사회의 여러 요소들이 상호작용을 하는 속에서 독특한 모습으로 탄생되었다.

Abstract ▼ AI-Helper

Gyeongbu Expressway came to being under Park Chung-hee leadership in all its plans, execution and completion. This has been taken for granted uncritically as if it were true. However, such a large national enterprise was not the product of a sudden planning by one leader. I have attempted to review ...

Gyeongbu Expressway came to being under Park Chung-hee leadership in all its plans, execution and completion. This has been taken for granted uncritically as if it were true. However, such a large national enterprise was not the product of a sudden planning by one leader. I have attempted to review the birth of Gyeongbu Expressway based on the historical facts. Expressway was first suggested in 1962 by National Land Development Plan of the Ministry of Construction. It was expected that expressway would assist economic development by solving the problem of transportation at the time. The Ministry of Construction planned new high speed roads, Quasi-Expressway, to connect industrial areas and to break up the population of large cities. As a result, Gyeongin Expressway connecting Seoul and Incheon appeared and other expressways were seriously considered. At the time, Gyeongbu Expressway was one of the long-term enterprise of constructing several expressways planned by the Ministry of Construction. However, Gyeongbu Expressway came to the fore due to Park Chung-hee’s pledge in his presidential campaign in 1967, and its character was greatly changed. Park announced a Great National Land Development Plan as his election pledge, and the Gyeongbu Expressway was included in it as an important item. Soon after that, he directed the Gyeongbu Expressway to be built above all other expressways. After the announcement of the Gyeongbu Expressway construction plan, there was a huge opposition from the opposition party, media, academia, and people of all ranks and classes. Those opposing the plan raised the problem of unsecured finance, lack of investigation and preparation, overlap with existing traffic network, and suggested expressways connecting the East and the West as an alternative. Park Chung-hee confronted the opposition head on. A promotion committee and a planning research group were formed under his leadership, and the construction plan of the Gyeongbu Expressway was promoted even more strongly. In the process, the character of this national enterprise changed. To the promotion of expressway for the national economic purpose was added a political character of a sovereign ruler. Park Chung-hee pushed ahead with the plan for the purpose of maintaining his political power, enforcing his position, and fulfilling his pledge. As the result, the economic expressway of the Ministry of Construction transformed as a political expressway of Park Chung-hee. The process of planning and promoting the Gyeongbu Expressway was not simple. There were changes in the character and route of the expressway and also in the persons directing it. The Gyeongbu Expressway was not simply created out of nothing by one leader, but came to being in a unique way through interaction of various social fa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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