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략문화와 군사행태 : 핵무기 개발, 재래식전력 배치, 연평도 포격 사례를 중심으로 North Korea's strategic culture and military behavior : focusing on nuclear weapons development, conventional forces deployment, and the shelling of Yeonpyong island원문보기
북한은 과연 ‘미친 국가’인가. 그간 수많은 선행연구가 핵 개발부터 2010년 연평도 포격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도발적 군사행태가 지닌 고유한 패턴을 추적하기 위해 적잖은 공을 들여왔지만, 주로 물질적인 이익이나 동기, 목적이라는 잣대에서 출발한 이들 연구는 그 설명력이 상당부분 제한돼 있었다. 북한의 도발적 정책결정 가운데 상당수가 이러한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많은 관찰자들은 북한은 합리적 결정모델이나 비용-편익 최...
북한은 과연 ‘미친 국가’인가. 그간 수많은 선행연구가 핵 개발부터 2010년 연평도 포격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도발적 군사행태가 지닌 고유한 패턴을 추적하기 위해 적잖은 공을 들여왔지만, 주로 물질적인 이익이나 동기, 목적이라는 잣대에서 출발한 이들 연구는 그 설명력이 상당부분 제한돼 있었다. 북한의 도발적 정책결정 가운데 상당수가 이러한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많은 관찰자들은 북한은 합리적 결정모델이나 비용-편익 최적화 같은 종래의 틀로는 해석할 수 없는, 불합리하고 예측 불가능한 국가라고 섣불리 결론짓기도 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난점을 넘어서기 위한 대안적 방법론으로 전략문화 이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1970년대 처음 등장한 전략문화 이론은 그간 학계에서 그 이론적 정교화와 정책적 적용을 둘러싸고 많은 논쟁을 거듭하며 진화해온 바 있다. 이 이론의 기본적인 주장은 “특정국가의 군사정책 결정은 해당 국가가 갖고 있는 문화적?역사적 배경 같은 관념적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체성이나 위협인식, 규범 같은 관념적 요인에 의해 구성된 ‘구성된 이익’을 물리적인 이익이나 안보상의 이점보다 오히려 우선시하는 경향마저 나타난다는 것이다. 전략문화 이론의 방법론적 논의를 참고해, 본 연구는 북한의 전략문화 인식틀을 추적하기 위해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키텍스트로 삼았다. 항일무장투쟁 시기를 주로 다룬 이 8권짜리 저작은 김일성이 군사분야에서 구체적인 정책적 선택을 다룬 사실상 유일한 텍스트다. 이를 통해 군사전략과 정책선택에 대한 그의 인식구조와 규범체계를 추출해내는 일이 가능한 이유다. 김일성이 북한 체제에서 갖는 위상은 부연할 필요가 없겠지만, ‘세기와 더불어’ 또한 발간 이후 광범위하게 인용되며 그의 사후에도 다양한 군사문헌에서 압도적인 규정력을 행사해온 ‘체제의 저작’에 해당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세기와 더불어’의 전체 텍스트 가운데 군사전략이나 전술, 독트린, 군사력의 건설과 활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총 390개의 단락을 추출해낸 뒤, 여기서 총 11개의 메시지를 골라내어 전략문화적 속성의 주요 메시지로 변별해냈다(정체성 및 위협인식에 대한 메시지 3개, 규범에 해당하는 메시지 4개, 정책선호에 해당하는 메시지 4개). 또한 네트워크 분석기법을 통해 이들 메시지 사이의 관계망을 도식화함으로써 북한의 전략문화적 인식틀 전체를 구조화?시각화하는 작업도 시도했다. 그 결과 도출된 주요 논리적 흐름은 다음과 같다. *미국과 일본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위협은 압도적이며, 북한은 이러한 위협에 상시적으로 포위된 국가다. 국제기구들 또한 이들 제국주의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존재일 뿐이므로 신뢰할 수 없다. *따라서 외교적 수단으로는 평화와 자주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며, 오로지 무장투쟁만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투쟁의 과정에서는 낙관적 의지나 견고한 사상 같은 관념적 자산이 물리적 능력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상대의 사기를 꺾고 아측의 의지를 강화해줄 수 있는 전략?전술?무기체계를 선호한다. 즉 상대의 핵심과 후방을 타격해 심리적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전략과 능력을 선호한다. *또한 객관적 상황이 불리할수록 예상치 못한 공세적 태도를 과시함으로써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 전략문화의 이러한 기본구조는 이들의 도발적 군사행태에 대해 그 의도나 목적을 분석하는 작업보다 훨씬 일관성 있는 설명을 제공해준다는 것이 본 연구의 주장이다. 달리 말해 냉전 이후 북한이 보인 공세적 군사행태는 물리적 이익이나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이처럼 자신들의 의지나 위상, 자존감 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봐야 옳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양이 왜 실제로는 실현 불가능에 가까운 미국과의 상호 핵 억제 같은 목표에 집착하며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매진하는지, 장사정포의 극단적 전진배치처럼 군사적 합리성과는 거리가 먼 전력운용을 도그마화하고 있는지, 예상되는 안보적 이익이 전혀 없음에도 연평도 포격 같은 국지도발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이러한 관점이 보다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더욱이 이러한 속성이 극대화된 일련의 과정에는 두 차례에 걸친 권력승계와 이른바 ‘위업승계’라는 메커니즘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추적할 수 있다. 평양의 전략문화적 논리구조 안에서 후계자는 국가적 의지와 이데올로기의 ‘총합’이므로, 후계자의 정통성 강화 노력이 이러한 관념적 속성을 보다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고, 그 흐름이 도발적 군사행태에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뜻이다.
북한은 과연 ‘미친 국가’인가. 그간 수많은 선행연구가 핵 개발부터 2010년 연평도 포격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도발적 군사행태가 지닌 고유한 패턴을 추적하기 위해 적잖은 공을 들여왔지만, 주로 물질적인 이익이나 동기, 목적이라는 잣대에서 출발한 이들 연구는 그 설명력이 상당부분 제한돼 있었다. 북한의 도발적 정책결정 가운데 상당수가 이러한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많은 관찰자들은 북한은 합리적 결정모델이나 비용-편익 최적화 같은 종래의 틀로는 해석할 수 없는, 불합리하고 예측 불가능한 국가라고 섣불리 결론짓기도 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난점을 넘어서기 위한 대안적 방법론으로 전략문화 이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1970년대 처음 등장한 전략문화 이론은 그간 학계에서 그 이론적 정교화와 정책적 적용을 둘러싸고 많은 논쟁을 거듭하며 진화해온 바 있다. 이 이론의 기본적인 주장은 “특정국가의 군사정책 결정은 해당 국가가 갖고 있는 문화적?역사적 배경 같은 관념적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체성이나 위협인식, 규범 같은 관념적 요인에 의해 구성된 ‘구성된 이익’을 물리적인 이익이나 안보상의 이점보다 오히려 우선시하는 경향마저 나타난다는 것이다. 전략문화 이론의 방법론적 논의를 참고해, 본 연구는 북한의 전략문화 인식틀을 추적하기 위해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키텍스트로 삼았다. 항일무장투쟁 시기를 주로 다룬 이 8권짜리 저작은 김일성이 군사분야에서 구체적인 정책적 선택을 다룬 사실상 유일한 텍스트다. 이를 통해 군사전략과 정책선택에 대한 그의 인식구조와 규범체계를 추출해내는 일이 가능한 이유다. 김일성이 북한 체제에서 갖는 위상은 부연할 필요가 없겠지만, ‘세기와 더불어’ 또한 발간 이후 광범위하게 인용되며 그의 사후에도 다양한 군사문헌에서 압도적인 규정력을 행사해온 ‘체제의 저작’에 해당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세기와 더불어’의 전체 텍스트 가운데 군사전략이나 전술, 독트린, 군사력의 건설과 활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총 390개의 단락을 추출해낸 뒤, 여기서 총 11개의 메시지를 골라내어 전략문화적 속성의 주요 메시지로 변별해냈다(정체성 및 위협인식에 대한 메시지 3개, 규범에 해당하는 메시지 4개, 정책선호에 해당하는 메시지 4개). 또한 네트워크 분석기법을 통해 이들 메시지 사이의 관계망을 도식화함으로써 북한의 전략문화적 인식틀 전체를 구조화?시각화하는 작업도 시도했다. 그 결과 도출된 주요 논리적 흐름은 다음과 같다. *미국과 일본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위협은 압도적이며, 북한은 이러한 위협에 상시적으로 포위된 국가다. 국제기구들 또한 이들 제국주의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존재일 뿐이므로 신뢰할 수 없다. *따라서 외교적 수단으로는 평화와 자주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며, 오로지 무장투쟁만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투쟁의 과정에서는 낙관적 의지나 견고한 사상 같은 관념적 자산이 물리적 능력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상대의 사기를 꺾고 아측의 의지를 강화해줄 수 있는 전략?전술?무기체계를 선호한다. 즉 상대의 핵심과 후방을 타격해 심리적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전략과 능력을 선호한다. *또한 객관적 상황이 불리할수록 예상치 못한 공세적 태도를 과시함으로써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 전략문화의 이러한 기본구조는 이들의 도발적 군사행태에 대해 그 의도나 목적을 분석하는 작업보다 훨씬 일관성 있는 설명을 제공해준다는 것이 본 연구의 주장이다. 달리 말해 냉전 이후 북한이 보인 공세적 군사행태는 물리적 이익이나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이처럼 자신들의 의지나 위상, 자존감 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봐야 옳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양이 왜 실제로는 실현 불가능에 가까운 미국과의 상호 핵 억제 같은 목표에 집착하며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매진하는지, 장사정포의 극단적 전진배치처럼 군사적 합리성과는 거리가 먼 전력운용을 도그마화하고 있는지, 예상되는 안보적 이익이 전혀 없음에도 연평도 포격 같은 국지도발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이러한 관점이 보다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더욱이 이러한 속성이 극대화된 일련의 과정에는 두 차례에 걸친 권력승계와 이른바 ‘위업승계’라는 메커니즘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추적할 수 있다. 평양의 전략문화적 논리구조 안에서 후계자는 국가적 의지와 이데올로기의 ‘총합’이므로, 후계자의 정통성 강화 노력이 이러한 관념적 속성을 보다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고, 그 흐름이 도발적 군사행태에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뜻이다.
주제어
#전략문화 관념적 요인과 물리적 이익 인식틀 김일성 '세기와 더불어' 핵 억제 대륙간탄도탄 장사정포 연평도 포격 김정은 '최고존엄' 거부전략과 처벌전략 strategic culture identional factor vs. physical interest perception frame Kim Il-Sung With the Century nuclear deterrence ICBM long-range artillery shelling of Yeopyong island Kim Jung-Un 'Supreme-esteem' Denial vs. punishment in military strategy
학위논문 정보
저자
황일도
학위수여기관
연세대학교 대학원
학위구분
국내박사
학과
정치학과
지도교수
문정인
발행연도
2013
총페이지
v, 262 p.
키워드
전략문화 관념적 요인과 물리적 이익 인식틀 김일성 '세기와 더불어' 핵 억제 대륙간탄도탄 장사정포 연평도 포격 김정은 '최고존엄' 거부전략과 처벌전략 strategic culture identional factor vs. physical interest perception frame Kim Il-Sung With the Century nuclear deterrence ICBM long-range artillery shelling of Yeopyong island Kim Jung-Un 'Supreme-esteem' Denial vs. punishment in military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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