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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거품 사건을 통해 본 18세기 초 영국의 사회문제 남해 거품 사건은 1720년에 발생한 초기의 주식 거품 붕괴 사건이다. 이제까지 남해 거품 사건을 다룬 두 부류의 연구서들은 기존의 정치경제사적 역사 서술의 전통에 충실하거나 경제학의 시각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시도들은 정치적인 배후나 경제적인 기제와 같은 남해 거품 사건의 원인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본고는 이러한 시각에서 조금 벗어나 이 사건이 18세기 초의 영국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사건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당대 영국인들의 남해 거품 사건에 대한 담론을 통해 18세기 초의 영국 사회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남해 거품 사건 자체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다양화하고자 한다. 남해 거품 사건은 재정 부담을 해결하고자 했던 정부와 무역 중단의 손해를 메우려고 했던 회사, 그리고 이익을 얻고자했던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다. 남해 회사는 국제 정치에서 우위를 꾀하고 심각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던 영국 정부의 작품이었다. 여기에 남아메리카 지역으로의 무역을 통하여 돈을 벌고자 했던 사람들과 금융업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넓히려던 ...

남해 거품 사건을 통해 본 18세기 초 영국의 사회문제 남해 거품 사건은 1720년에 발생한 초기의 주식 거품 붕괴 사건이다. 이제까지 남해 거품 사건을 다룬 두 부류의 연구서들은 기존의 정치경제사적 역사 서술의 전통에 충실하거나 경제학의 시각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시도들은 정치적인 배후나 경제적인 기제와 같은 남해 거품 사건의 원인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본고는 이러한 시각에서 조금 벗어나 이 사건이 18세기 초의 영국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사건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당대 영국인들의 남해 거품 사건에 대한 담론을 통해 18세기 초의 영국 사회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남해 거품 사건 자체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다양화하고자 한다. 남해 거품 사건은 재정 부담을 해결하고자 했던 정부와 무역 중단의 손해를 메우려고 했던 회사, 그리고 이익을 얻고자했던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다. 남해 회사는 국제 정치에서 우위를 꾀하고 심각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던 영국 정부의 작품이었다. 여기에 남아메리카 지역으로의 무역을 통하여 돈을 벌고자 했던 사람들과 금융업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넓히려던 토리의 열망이 합쳐져 남해 회사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 설립자들의 목적은 결국 달성되지 못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남해 회사 계획이 추진되어 남해 거품 사건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진 것이다. 남해 회사 계획의 몰락은 이 계획을 추진한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영국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당시 사회에서 문제시 되던 사안들에 대한 담론이 일시에 사회적 논의의 장으로 터져 나오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의 담론들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배금주의와 도덕성에 대한 담론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부의 추구를 금기시하고 노동에 기초하지 않은 수익은 부정한 것으로 보았던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은 주식과 같은 금융 행위를 사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게다가 금융 행위를 통해 부를 쌓아올린 금권세력들은 기존의 지배계층들이 보기에 신분질서를 위협하는 이들로 느껴졌다. 남해 거품 사건은 이 사람들에게 금융 행위와 금권세력을 도덕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것이다. 남해 거품 사건과 관련된 또 다른 담론은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에 대한 비판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부정부패를 저지른 남해 회사의 임원들과 정치인들을 비판했던 것이다. 또한 남해 거품 사건을 통해 막대한 손해를 보았던 피해자들에게도 계획 주동자들의 부정부패는 그들의 분노를 표출할 좋은 빌미가 되어주었다. 마지막으로 당시 사회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던 공적 신용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남해 거품 사건에 대한 담론 속에 담겨있다. 게다가 공적 신용은 여론에 기반하고 있기에 소문에 굉장히 민감한 특성을 갖고 있었다. 특히나 지배계층은 이러한 공적 신용의 특성을 염려하여 남해 회사 계획을 통해 이를 통제하고자 했다. 그러나 실패하여 공적 신용을 도리어 훼손하게 되자 여기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때 남해 거품 사건에 대한 담론들은 영국이 무역과 전쟁을 통하여 해외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달한 자본주의와 초기의 공적 신용 체제를 당시의 영국인들이 어떠한 논리를 통해 수용하고 배격하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모두가 공적 신용 체제라는 새로운 현상이 당시의 영국에 있어서 중요한 무언가가 되었다는 것을 서서히 인지해나가는 가운데, 혹자는 이러한 사회의 변화를 우려하는 한편 혹자는 이를 이용해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했다. 이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영국인들은 잉글랜드 은행 설립 이후 26년이 지난 1720년에 최초의 버블인 남해 거품 사건을 계기로 이 새로운 현상들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는 한편 체제를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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