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사에서 1930년대는 다양한 유파가 나타난 시기이다. 백석은 이 시기에 개성적인 작품을 보여준 주요 시인으로 평가된다. 일제 강점기와 근대의 도래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당대 시인들이 서구 문예사조를 무분별하게 수용할 때, 우리의 전통적인 세계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시로 표현하려 했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내재적 원리로 삼으면서 전통적 가락을 새롭게 수용하려고 노력한 그의 작품들은 역으로 당대의 식민지 근대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백석 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의의를 전통성을 시 속에서 재현한 것이라 보고, 그의 시에 나타나는 주제의식과 언술 방식을 전통적인 문학 양식인 판소리와의 관계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조명해보았다. 판소리와 백석의 삶과의 관련성을 통해 이러한 판소리의 특징이 그의 시에 연결되어 독특한 개성으로 발전했음을 밝히려 했다. 또한 당대의 현실과 관련지어 백석 시가 가지는 가치를 보다 뚜렷하게 규명하고자 하였다.
먼저 백석 시에 나타난 판소리의 언술방식을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보면 첫째, 백석 시의 독특한 표현 기법인 나열과 반복은 판소리의 ‘엮음’ 기법과 매우 유사하다. 백석 시에서는 이 기법이 시의 내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용되어 사용된다. 정서의 극대화를 위해 사용하거나 시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상황에 사실감을 부여하고 흥미와 친밀감을 일으키기 위해 쓰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나열과 반복을 통해 운율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둘째, 백석의 시는 운문과 산문이 일정한 간격을 주기로 교차․반복되어 진행되고, 운문과 산문의 진술에 일정한 규칙이 발견된다. 이러한 구조는 판소리의 가창이 지닌 전개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판소리에서는 운문으로 불리는 ‘창’과 산문으로 요약․서술되는 ‘아니리’가 교차되어 나타난다. 백석 시에서도 장면의 상황설정 부분에서 산문으로 요약․진술되고, 이어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부분에서는 운문으로 표출된다. 백석 시에서 산문으로 표현된 부분은 판소리의 ‘아니리’에, 운문으로 표현된 부분은 판소리의 ‘창’에 거의 대응되는 것이다. 운문과 산문이 교차되는 특징으로 백석 시는 판소리에서처럼 산문의 진술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이어 운문의 리듬을 완급의 조정으로 작용시키는 등 리듬의 이완과 리듬의 작용을 적절히 교차시키는 구조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독특한 율격체계를 통해 시의 의미와 정서를 생생히 환기시키고 있다. 셋째, 백석의 시는 구어(口語)의 형태와 지역어를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판소리는 개방된 판에서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는 것이다. 청자를 대상으로 과거의 기억을 풀어내고,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엮음의 기법으로, 화자와 청자는 친밀하게 생생한 의사소통 관계에 놓이게 된다. 또한 그 지역어를 바탕으로 노래함으로써 인간끼리의 따뜻한 공동체 모습을 드러내며, 오래된 우리 민족의 생활 모습을 구술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백석 시 역시 구어와 지역어를 엮음의 기법으로 제시하면서 작품 속에서 실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을 재현함으로써, 독자가 그 이야기를 마치 가까이에서 ...
한국 현대시사에서 1930년대는 다양한 유파가 나타난 시기이다. 백석은 이 시기에 개성적인 작품을 보여준 주요 시인으로 평가된다. 일제 강점기와 근대의 도래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당대 시인들이 서구 문예사조를 무분별하게 수용할 때, 우리의 전통적인 세계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시로 표현하려 했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내재적 원리로 삼으면서 전통적 가락을 새롭게 수용하려고 노력한 그의 작품들은 역으로 당대의 식민지 근대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백석 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의의를 전통성을 시 속에서 재현한 것이라 보고, 그의 시에 나타나는 주제의식과 언술 방식을 전통적인 문학 양식인 판소리와의 관계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조명해보았다. 판소리와 백석의 삶과의 관련성을 통해 이러한 판소리의 특징이 그의 시에 연결되어 독특한 개성으로 발전했음을 밝히려 했다. 또한 당대의 현실과 관련지어 백석 시가 가지는 가치를 보다 뚜렷하게 규명하고자 하였다.
먼저 백석 시에 나타난 판소리의 언술방식을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보면 첫째, 백석 시의 독특한 표현 기법인 나열과 반복은 판소리의 ‘엮음’ 기법과 매우 유사하다. 백석 시에서는 이 기법이 시의 내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용되어 사용된다. 정서의 극대화를 위해 사용하거나 시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상황에 사실감을 부여하고 흥미와 친밀감을 일으키기 위해 쓰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나열과 반복을 통해 운율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둘째, 백석의 시는 운문과 산문이 일정한 간격을 주기로 교차․반복되어 진행되고, 운문과 산문의 진술에 일정한 규칙이 발견된다. 이러한 구조는 판소리의 가창이 지닌 전개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판소리에서는 운문으로 불리는 ‘창’과 산문으로 요약․서술되는 ‘아니리’가 교차되어 나타난다. 백석 시에서도 장면의 상황설정 부분에서 산문으로 요약․진술되고, 이어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부분에서는 운문으로 표출된다. 백석 시에서 산문으로 표현된 부분은 판소리의 ‘아니리’에, 운문으로 표현된 부분은 판소리의 ‘창’에 거의 대응되는 것이다. 운문과 산문이 교차되는 특징으로 백석 시는 판소리에서처럼 산문의 진술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이어 운문의 리듬을 완급의 조정으로 작용시키는 등 리듬의 이완과 리듬의 작용을 적절히 교차시키는 구조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독특한 율격체계를 통해 시의 의미와 정서를 생생히 환기시키고 있다. 셋째, 백석의 시는 구어(口語)의 형태와 지역어를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판소리는 개방된 판에서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는 것이다. 청자를 대상으로 과거의 기억을 풀어내고,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엮음의 기법으로, 화자와 청자는 친밀하게 생생한 의사소통 관계에 놓이게 된다. 또한 그 지역어를 바탕으로 노래함으로써 인간끼리의 따뜻한 공동체 모습을 드러내며, 오래된 우리 민족의 생활 모습을 구술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백석 시 역시 구어와 지역어를 엮음의 기법으로 제시하면서 작품 속에서 실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을 재현함으로써, 독자가 그 이야기를 마치 가까이에서 전해 듣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의 내용은 생동감으로 가득 차 있고, 그 지방의 특색과 민중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전달되게 하고 있다. 결국 백석의 시에서 구어와 지역어의 사용은 민족어로서의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고, 이는 부정적 현실에 대항하고 인간의 진정한 삶을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처럼 백석은 시에서 구어와 방언을 사용함으로써 일제강점기 하에 우리 고유의 토속어를 지키는 방편일 뿐만 아니라 당시 부정적인 현실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석 시는 주제적 측면에서도 판소리와의 유사성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그의 시는 샤머니즘을 반영하고 있다. 샤머니즘의 경우 한국의 민속신앙 속에 포괄되어 여러 가지 제의적 의식과 교류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특징을 전제하고, 판소리와 백석 시에 나타난 민간신앙의 양상을 각각 살펴보려 한다. 각각에 반영된 샤머니즘적 요소는 토속성을 잘 드러내주는 한편, 전통적인 관습 속에서 살아가는 정감있는 민중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백석 시에 등장하는 민속신앙에는 이러한 민중적 생명력이 함께 하고 있다. 둘째, 백석의 시는 유년의 평화로웠던 공동체 삶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백석은 민속신앙, 방언과 같은 주변의 풍속이나 문화에 천착한다. 그의 시에는 우리 민족의 삶의 체취와 끈끈한 유대감이 우리 고유의 풍속과 결부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더욱 분명히 확인되며, 우리 모두에게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일제 식민지 상황에서 백석의 과거 공동체의 복원은 민족 정서를 복원하여 상실된 민족 공동체의 운명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동체적 의식은 판소리에서 그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다. 셋째, 백석 시에서 드러난 마지막 주제의식은 생명 중시 사상이다. 그의 시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은 자연 친화 사상과 인간 중심 사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백석의 자연 친화 사상은 자연과 인간의 친화감이나 통합된 모습인 물아일체 의식 등을 시로 표현한다. 백석은 ‘차이’를 지닌 다양한 존재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판소리에는 순응과 원융을 중시하는 동양의 사상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엮음의 구조와 같은 언술 방식이나 공동체 의식, 생명 존중 사상과 같은 전통적 가치관은 판소리가 지니는 특징이다. 이러한 영향은 현대 시인에까지 내려오고 있는데, 대표적인 작가로 박용래와 안도현을 들 수 있다. 그들의 시에서 우리는 판소리와 유사한 면모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백석은 전통의 문학형식인 판소리의 언술방식과 주제의식을 훌륭하게 재현하여 그것을 후대로 연결해주는 선구자적 역할을 해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백석 시에 나타나 있는 판소리의 수용은 한국 현대 서정시의 새로운 양상으로 후대의 시인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전통을 지향했던 백석은 우리 민족의 삶의 역사 위에서 단절이 아닌 지속과 발전의 입장에서 시화함으로써 한국 문학사에 있어서 전통성이 새로운 토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통을 지향하여 전통적 형식과 정서를 문학적으로 반영하여 계승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당시 서구의 근대성과 식민지 근대성으로 지속적으로 억압되어 왔던 한국 문학이 이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이전의 시기와 후대의 문화적 연결을 만들어 줌으로써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 전통의 연속성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우리 민족적 정서를 연결하고, 이를 민족의 전통적 문학 형식인 판소리를 활용하여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즉 한국적인 것 혹은 전통적인 것을 통해 근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 것이다. 판소리와의 유사성은 그런 의미에서 의의를 지닐 수 있다.
한국 현대시사에서 1930년대는 다양한 유파가 나타난 시기이다. 백석은 이 시기에 개성적인 작품을 보여준 주요 시인으로 평가된다. 일제 강점기와 근대의 도래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당대 시인들이 서구 문예사조를 무분별하게 수용할 때, 우리의 전통적인 세계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시로 표현하려 했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내재적 원리로 삼으면서 전통적 가락을 새롭게 수용하려고 노력한 그의 작품들은 역으로 당대의 식민지 근대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백석 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의의를 전통성을 시 속에서 재현한 것이라 보고, 그의 시에 나타나는 주제의식과 언술 방식을 전통적인 문학 양식인 판소리와의 관계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조명해보았다. 판소리와 백석의 삶과의 관련성을 통해 이러한 판소리의 특징이 그의 시에 연결되어 독특한 개성으로 발전했음을 밝히려 했다. 또한 당대의 현실과 관련지어 백석 시가 가지는 가치를 보다 뚜렷하게 규명하고자 하였다.
먼저 백석 시에 나타난 판소리의 언술방식을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보면 첫째, 백석 시의 독특한 표현 기법인 나열과 반복은 판소리의 ‘엮음’ 기법과 매우 유사하다. 백석 시에서는 이 기법이 시의 내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용되어 사용된다. 정서의 극대화를 위해 사용하거나 시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상황에 사실감을 부여하고 흥미와 친밀감을 일으키기 위해 쓰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나열과 반복을 통해 운율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둘째, 백석의 시는 운문과 산문이 일정한 간격을 주기로 교차․반복되어 진행되고, 운문과 산문의 진술에 일정한 규칙이 발견된다. 이러한 구조는 판소리의 가창이 지닌 전개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판소리에서는 운문으로 불리는 ‘창’과 산문으로 요약․서술되는 ‘아니리’가 교차되어 나타난다. 백석 시에서도 장면의 상황설정 부분에서 산문으로 요약․진술되고, 이어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부분에서는 운문으로 표출된다. 백석 시에서 산문으로 표현된 부분은 판소리의 ‘아니리’에, 운문으로 표현된 부분은 판소리의 ‘창’에 거의 대응되는 것이다. 운문과 산문이 교차되는 특징으로 백석 시는 판소리에서처럼 산문의 진술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이어 운문의 리듬을 완급의 조정으로 작용시키는 등 리듬의 이완과 리듬의 작용을 적절히 교차시키는 구조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독특한 율격체계를 통해 시의 의미와 정서를 생생히 환기시키고 있다. 셋째, 백석의 시는 구어(口語)의 형태와 지역어를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판소리는 개방된 판에서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는 것이다. 청자를 대상으로 과거의 기억을 풀어내고,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엮음의 기법으로, 화자와 청자는 친밀하게 생생한 의사소통 관계에 놓이게 된다. 또한 그 지역어를 바탕으로 노래함으로써 인간끼리의 따뜻한 공동체 모습을 드러내며, 오래된 우리 민족의 생활 모습을 구술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백석 시 역시 구어와 지역어를 엮음의 기법으로 제시하면서 작품 속에서 실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을 재현함으로써, 독자가 그 이야기를 마치 가까이에서 전해 듣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의 내용은 생동감으로 가득 차 있고, 그 지방의 특색과 민중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전달되게 하고 있다. 결국 백석의 시에서 구어와 지역어의 사용은 민족어로서의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고, 이는 부정적 현실에 대항하고 인간의 진정한 삶을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처럼 백석은 시에서 구어와 방언을 사용함으로써 일제강점기 하에 우리 고유의 토속어를 지키는 방편일 뿐만 아니라 당시 부정적인 현실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석 시는 주제적 측면에서도 판소리와의 유사성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그의 시는 샤머니즘을 반영하고 있다. 샤머니즘의 경우 한국의 민속신앙 속에 포괄되어 여러 가지 제의적 의식과 교류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특징을 전제하고, 판소리와 백석 시에 나타난 민간신앙의 양상을 각각 살펴보려 한다. 각각에 반영된 샤머니즘적 요소는 토속성을 잘 드러내주는 한편, 전통적인 관습 속에서 살아가는 정감있는 민중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백석 시에 등장하는 민속신앙에는 이러한 민중적 생명력이 함께 하고 있다. 둘째, 백석의 시는 유년의 평화로웠던 공동체 삶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백석은 민속신앙, 방언과 같은 주변의 풍속이나 문화에 천착한다. 그의 시에는 우리 민족의 삶의 체취와 끈끈한 유대감이 우리 고유의 풍속과 결부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더욱 분명히 확인되며, 우리 모두에게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일제 식민지 상황에서 백석의 과거 공동체의 복원은 민족 정서를 복원하여 상실된 민족 공동체의 운명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동체적 의식은 판소리에서 그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다. 셋째, 백석 시에서 드러난 마지막 주제의식은 생명 중시 사상이다. 그의 시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은 자연 친화 사상과 인간 중심 사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백석의 자연 친화 사상은 자연과 인간의 친화감이나 통합된 모습인 물아일체 의식 등을 시로 표현한다. 백석은 ‘차이’를 지닌 다양한 존재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판소리에는 순응과 원융을 중시하는 동양의 사상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엮음의 구조와 같은 언술 방식이나 공동체 의식, 생명 존중 사상과 같은 전통적 가치관은 판소리가 지니는 특징이다. 이러한 영향은 현대 시인에까지 내려오고 있는데, 대표적인 작가로 박용래와 안도현을 들 수 있다. 그들의 시에서 우리는 판소리와 유사한 면모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백석은 전통의 문학형식인 판소리의 언술방식과 주제의식을 훌륭하게 재현하여 그것을 후대로 연결해주는 선구자적 역할을 해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백석 시에 나타나 있는 판소리의 수용은 한국 현대 서정시의 새로운 양상으로 후대의 시인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전통을 지향했던 백석은 우리 민족의 삶의 역사 위에서 단절이 아닌 지속과 발전의 입장에서 시화함으로써 한국 문학사에 있어서 전통성이 새로운 토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통을 지향하여 전통적 형식과 정서를 문학적으로 반영하여 계승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당시 서구의 근대성과 식민지 근대성으로 지속적으로 억압되어 왔던 한국 문학이 이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이전의 시기와 후대의 문화적 연결을 만들어 줌으로써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 전통의 연속성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우리 민족적 정서를 연결하고, 이를 민족의 전통적 문학 형식인 판소리를 활용하여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즉 한국적인 것 혹은 전통적인 것을 통해 근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 것이다. 판소리와의 유사성은 그런 의미에서 의의를 지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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