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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도는 조선건국 이래로 국가의 서관(西關)으로 불리면서 서북방의 중요한 곳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평안도보다 함경도지역에 여진의 위협이 강하게 작용하게 되고, 남방지역에 왜변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왜란이라는 큰 전쟁이 일어나면서 평안도에 대한 방어정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게 되었다.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 무렵 평안도가 국방의 요충지로서 더욱 중요시되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관찰사(監司)와 병마절도사(兵使)보다 낮았던 의주부윤(義州府尹)의 품계를 같은 2품직으로 격상시킨 것이었다. 평시에 관찰사와 병마절도사의 역할은 분담되어 있었다. 관찰사가 평안도 내 제반업무를 맡고 병마사가 외부의 정황이나 병력 관련 일들을 총괄하고 있었다. 왜란과 같은 특수한 상황일 때는 둘의 업무가 ...

평안도는 조선건국 이래로 국가의 서관(西關)으로 불리면서 서북방의 중요한 곳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평안도보다 함경도지역에 여진의 위협이 강하게 작용하게 되고, 남방지역에 왜변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왜란이라는 큰 전쟁이 일어나면서 평안도에 대한 방어정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게 되었다.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 무렵 평안도가 국방의 요충지로서 더욱 중요시되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관찰사(監司)와 병마절도사(兵使)보다 낮았던 의주부윤(義州府尹)의 품계를 같은 2품직으로 격상시킨 것이었다. 평시에 관찰사와 병마절도사의 역할은 분담되어 있었다. 관찰사가 평안도 내 제반업무를 맡고 병마사가 외부의 정황이나 병력 관련 일들을 총괄하고 있었다. 왜란과 같은 특수한 상황일 때는 둘의 업무가 겹치기도 했는데, 둘 중 한 사람이 남방의 일을 처리하러 내려가 본영이 비었을 경우에는 나머지 한 사람이 업무를 겸하기도 하였다. 관찰사와 병마사의 상위에 해당되는 관직이 이 시기에 설치되었는데, 바로 도체찰사(都體察使)를 가리킨다. 이러한 특수한 성격을 가지는 관직은 호란이 있었을 때까지 운용되었다.
심하전투로 인해 조․ 명 연합군이 패하게 되면서 조선은 그로 인한 적지 않은 피해를 겪게 되었다. 특히나 가장 많은 군병을 차출하였고 병력이 지나는 길에 위치하였던 평안도의 인적․물적 피해는 매우 심각하였다. 조정에서는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평안도의 하위 관직에 대해 문인출신을 뽑도록 하는 한편, 모자라는 군병들을 뽑기 위해 별도로 무과를 실시하도록 하였다. 이 시기에 평안도의 주요 직책인 관찰사, 병마사, 의주부윤들의 중요성은 매우 높았던 것으로 보여 진다. 대간 등을 비롯한 기관들에서 해당 인물들에 대한 탄핵이 계속해서 일어났는데도 광해군은 끝내 이들을 유임시켰던 사실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인조반정으로 인조가 즉위하고 정국 주도 세력 또한 바뀌었지만, 국방정책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광해군 대 후반기 계속해서 문제시되었던 평안도관찰사나 의주부윤 등은 처벌되었으나, 그들을 제외하고 이전에 관련 직책을 지낸 적이 있었던 인물들은 여전히 중용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괄의 난이 일어나면서 평안도의 군병부족 문제가 다시 제기되자 조정에서는 남방지역에서 부방군(赴防軍)을 뽑아 보내는 한편, 무과를 별도로 실시하여 무자라는 병력을 보충하고자 하였다. 이 시기 평안도의 병영이 옮겨지게 되었는데 기존의 영변이 이괄의 난으로 인해 피폐해졌다는 이유로 안주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이는 평안도 방어 전체로 본다면 변방보다 내지방어를 더 중시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평안도의 관찰사, 병마사, 의주부윤과 같은 관직들은 모문룡과의 알력 등으로 인해 몇몇 인물들이 체직되기도 하였다. 이는 조정에서 평안도에 대해 시행하는 방어정책에도 어려움을 주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정묘호란이 끝난 후 후금이 추가적으로 개입하게 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발생하게 되었다.
정묘호란이 끝난 이후 주요 세 관직에 공석이 발생하자 조정에서는 신속하게 후임자를 임명하는 한편, 부족한 군병을 보충하여 방어의 공백이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금에 맞설 전력을 완비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병자호란으로 인해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병자호란 이전까지 충당했던 평안도의 군병들이나 병자호란 당시 평안도 내 주요 관직을 맡았던 인물들은 가도정벌에 동원되는 역할을 맡기에 이르렀으며, 평안도에 대한 방어정책은 17세기 후반이 되기 전까지 중단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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