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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사회적 경제가 시민사회의 조직적 실천을 기반으로 시작되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주도의 제도적 지원과 결부되면서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서구의 사회적 경제는 빈곤과 실업극복을 위한 실천적 사례로서 1990년대 후반 한국이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고,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의 개념과 가치가 축소된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으며, 자생력의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수준의 양적 증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적 특성에 맞는 사회적 기업의 토대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 전망에 의거해 시민사회와 정부가 함께 ...

서구의 사회적 경제가 시민사회의 조직적 실천을 기반으로 시작되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주도의 제도적 지원과 결부되면서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서구의 사회적 경제는 빈곤과 실업극복을 위한 실천적 사례로서 1990년대 후반 한국이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고,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의 개념과 가치가 축소된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으며, 자생력의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수준의 양적 증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적 특성에 맞는 사회적 기업의 토대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 전망에 의거해 시민사회와 정부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의 역량을 강화해나가는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사회적 기업의 실제 사례를 분석하여 지속가능성 요인들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사례분석의 대상은 ‘구례 우리밀가공공장 영농법인’이다. 구례 우리밀공장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된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25년의 장기간 동안 경영활동을 유지해오고 있는 광의적 개념의 사회적 기업으로서 사례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구례 우리밀공장은 ‘우리밀’의 공익적 가치를 공유한 농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영농법인을 만들고 주주가 되어 생산, 가공, 판매(유통)의 구조를 통해 식량자급이라는 사회적 목표를 추구하고 더불어 농촌 지역경제의 활성화라는 경제적 성과를 실현하고 있다.
본 연구는 구례 우리밀공장의 지속 가능성을 사회적 성과, 경제적 성과, 참여 거버넌스로 보고, 참여 거버넌스를 리더십, 참여구조, 연계성의 세 항목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를 정리해보면 구례 우리밀공장은 첫째, 수년 간 지역에 뿌리내린 농민운동이 사회적 자본으로 축적이 되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역 네트워크로 발전함으로써 공동체의 가치를 우선하는 지역사회의 문화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둘째, 우리밀공장의 리더는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혁신적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사업을 구상하고 정부의 지원정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경영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구성원들간의 신뢰를 구축하여 조직의 지속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리더십의 발휘는 조직의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셋째 농민이 생산자이자 주주로서 공장운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자주관리의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참여구조는 ‘나’보다는 ‘우리’라는 의식이 강하여 공장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조직의 성과로 이어졌다. 넷째, 구례 우리밀공장의 연계성이다. 구례 우리밀공장은 농민운동을 통해 신뢰로 결속된 강한 조직력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높은 자기자본율을 달성함으로써 재정기반을 확보하였다. 뿐만 아니라 공장 운영을 위한 원곡의 확보와 이를 가공하기 위한 시설기반을 현대화함으로써 생산, 가공, 판매의 구조를 통해 지역순환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구례 우리밀공장의 지속 가능성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성과이며, 그 시작은 지역사회의 사회적 자본의 구축이 토대가 되었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먼저 지역에 기반한 시민사회의 공통된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실현하기 위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한다. 사회적 경제가 지향하는 가치는 결국 다 함께 잘 사는 민주주의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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