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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북벌 담론의 전개 양상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토대로 북벌 담론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의 의미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北伐’이라는 단어에 집약된 文意는 ‘北’으로 표상된 淸을 ‘伐’하자는 것을 의미하는 바, 청에 대한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시선이 오롯이 반영되어 있다.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논의를 전개해왔다.
그러나 북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효종의 북벌은 실제로는 방어적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이는 여러 애로사항을 딛고 실행되었지만 효종이 急逝하면서 추진력을 잃었다. 그 빈자리는 송시열의 북벌 담론으로 메워졌다. 송시열은 ...

이 논문은 북벌 담론의 전개 양상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토대로 북벌 담론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의 의미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北伐’이라는 단어에 집약된 文意는 ‘北’으로 표상된 淸을 ‘伐’하자는 것을 의미하는 바, 청에 대한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시선이 오롯이 반영되어 있다.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논의를 전개해왔다.
그러나 북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효종의 북벌은 실제로는 방어적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이는 여러 애로사항을 딛고 실행되었지만 효종이 急逝하면서 추진력을 잃었다. 그 빈자리는 송시열의 북벌 담론으로 메워졌다. 송시열은 주희의 화이관을 차용하여 ‘對明義理’의 守護라는 旗幟와 ‘內修外攘’이라는 관념적 口號를 전면에 내세워 반박 불가능한 담론을 제시했다. ｢三學士傳｣을 위시한 세 편의 ‘傳’은 이러한 송시열의 의도를 대변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긴밀하게 관계 맺는다는 데에 있다. 송시열의 북벌 담론은 반박 불가능한 정치 이데올로기이자, 청을 일방적으로 적대시하는 강고한 화이관으로서, 조선 사족들의 사유를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였다.
이에 대한 반발은 다양한 문학 장르를 통해 드러났다. 野談에서 보여준 효종과 송시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북벌 담론이 敎祖化된 현실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燕行錄에서는 대청인식을 객관화하고 헛된 명분인 對明義理를 신랄하게 야유하는 데 이르기까지, 사족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仙遊洞記｣에서는 북벌을 주도했던 이들의 증언을 통해 더 이상 時宜性이 유효하지 않은 북벌의 허구성을 폭로했다. ｢許生傳｣ 소재 ‘北伐 三對策’에서는 북벌에 대한 사족사회의 이중적․모순적 태도를 예리하게 지적했다.
북벌 담론에 대한 비판적 형상화에 담긴 문제의식은 북벌이 불가능하고 허구적이라 지적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본질에서 벗어난 북벌 담론의 모순을 들춰내는 데까지 나아간다. 북벌 담론의 변질은 사족들의 현실 감각은 물론 역사적 감각마저 마비시키면서, 조선이 대륙과의 소통 창구를 스스로 닫아버리는 ‘자기폐색’이라는 결과로 귀결되었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의 비판적 형상화를 통해 북벌 담론에 내재된 모순을 지적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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