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선진시대 유가사상에 정치권력 및 공동체를 정당화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적 시도가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유가의 정치적 정당성은 특히 맹자를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와 맹자는 정치권력 및 공동체를 주어진 것으로 인식하고, 좋은 정치의 탐구라는 규범적인 접근법을 취했다. 이들과 달리, 순자는 정치 이전의 자연상태를 상정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자연상태가 필연적인 혼돈과 갈등, 투쟁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정치사회를 수립해야만 인간의 생존과 번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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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선진시대 유가사상에 정치권력 및 공동체를 정당화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적 시도가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유가의 정치적 정당성은 특히 맹자를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와 맹자는 정치권력 및 공동체를 주어진 것으로 인식하고, 좋은 정치의 탐구라는 규범적인 접근법을 취했다. 이들과 달리, 순자는 정치 이전의 자연상태를 상정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자연상태가 필연적인 혼돈과 갈등, 투쟁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정치사회를 수립해야만 인간의 생존과 번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순자의 이러한 접근법은 공자를 비롯한 앞선 유가 사상가가 아니라, 묵가의 창시자인 묵자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순자와 묵자의 정치적 정당성 논의는 많은 부분에서 닮아있다. 두 사상가는 각각 유가와 묵가라는 매우 상이하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학파에 속하기 때문에, 이들은 직접 상대 학파의 주장을 비판하거나 상반된 개념어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와 표현을 걷어내고 내용만을 살펴본다면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정치권력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수단이다. 둘째, 정치권력 및 정치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정치 이전의 상태, 즉 자연상태라는 이론적 장치를 사용한다. 셋째,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자연상태는 끊임없는 분쟁으로 귀결된다. 넷째, 자연상태의 문제는 정치권력을 통한 자원의 권위적 배분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사상가의 주장이 유사하다는 사실만으로 이론적 영향력의 존재를 증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순자가 묵자의 논의를 수용한 배경과 순자의 정당성 논의가 공자를 비롯한 유가 사상가의 사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려고 했다. 순자와 묵자의 정치적 정당성 논의를 통해 묵자의 사상이 순자에게 이론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순자는 유가 사상의 논리성에 대한 묵자의 비판에 대한 공감했다. 둘째, 묵가의 논의 구조는 유가의 논리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용했다. 셋째, 정치적 정당성에 대한 순자의 문제 제기 및 자연상태를 활용한 설명 방식은 기존 유가 사상에 등장한 적이 없다. 넷째, 순자는 정치에 대한 근본적 탐색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시대적 배경 하에서 그동안 유가에서 다루지 않았던 문제에 대한 설명을 제시해야 했다.
본 논문은 정치사회와 정당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묵자와 순자의 개별 논의를 세밀하게 검토하는 한편, 두 사상가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어 선진시대 정치사상의 발전 과정의 한 가지 사례를 밝히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순자와 묵자 사상의 연관성 및 전국시대 정치사회론을 다룬 선행연구가 결여했던 점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논의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2장에서는 정치사회와 정치 권력의 정당성 개념 및 그 이론적 수단인 자연상태 이론의 내용을 검토하고, 전국시대에 정당성 논의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묵자의 정치사회론 및 정당성 이론을 설명한다. 묵자는 정치 이전의 상태가 반드시 분쟁으로 귀결되며,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 정치 권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장에서는 순자가 묵자의 주장을 수용하게 된 원인과 배경을 비롯하여, 묵자의 주장을 수용한 상세한 내용을 자세히 검토한다. 순자는 자연상태를 통한 정치사회의 정당화라는 묵자와 동일한 논의 구조를 채택했으며, 자연상태의 설정도 유사했기 때문에, 정치사회의 기본 구조도 묵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5장은 순자의 독자적인 이론적 발전을 살펴본다. 마지막 결론에서는 검토 결과를 종합하고 연구의 의의 및 한계를 살펴본다.
이 논문은 선진시대 유가사상에 정치권력 및 공동체를 정당화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적 시도가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유가의 정치적 정당성은 특히 맹자를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와 맹자는 정치권력 및 공동체를 주어진 것으로 인식하고, 좋은 정치의 탐구라는 규범적인 접근법을 취했다. 이들과 달리, 순자는 정치 이전의 자연상태를 상정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자연상태가 필연적인 혼돈과 갈등, 투쟁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정치사회를 수립해야만 인간의 생존과 번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순자의 이러한 접근법은 공자를 비롯한 앞선 유가 사상가가 아니라, 묵가의 창시자인 묵자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순자와 묵자의 정치적 정당성 논의는 많은 부분에서 닮아있다. 두 사상가는 각각 유가와 묵가라는 매우 상이하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학파에 속하기 때문에, 이들은 직접 상대 학파의 주장을 비판하거나 상반된 개념어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와 표현을 걷어내고 내용만을 살펴본다면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정치권력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수단이다. 둘째, 정치권력 및 정치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정치 이전의 상태, 즉 자연상태라는 이론적 장치를 사용한다. 셋째,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자연상태는 끊임없는 분쟁으로 귀결된다. 넷째, 자연상태의 문제는 정치권력을 통한 자원의 권위적 배분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사상가의 주장이 유사하다는 사실만으로 이론적 영향력의 존재를 증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순자가 묵자의 논의를 수용한 배경과 순자의 정당성 논의가 공자를 비롯한 유가 사상가의 사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려고 했다. 순자와 묵자의 정치적 정당성 논의를 통해 묵자의 사상이 순자에게 이론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순자는 유가 사상의 논리성에 대한 묵자의 비판에 대한 공감했다. 둘째, 묵가의 논의 구조는 유가의 논리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용했다. 셋째, 정치적 정당성에 대한 순자의 문제 제기 및 자연상태를 활용한 설명 방식은 기존 유가 사상에 등장한 적이 없다. 넷째, 순자는 정치에 대한 근본적 탐색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시대적 배경 하에서 그동안 유가에서 다루지 않았던 문제에 대한 설명을 제시해야 했다.
본 논문은 정치사회와 정당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묵자와 순자의 개별 논의를 세밀하게 검토하는 한편, 두 사상가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어 선진시대 정치사상의 발전 과정의 한 가지 사례를 밝히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순자와 묵자 사상의 연관성 및 전국시대 정치사회론을 다룬 선행연구가 결여했던 점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논의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2장에서는 정치사회와 정치 권력의 정당성 개념 및 그 이론적 수단인 자연상태 이론의 내용을 검토하고, 전국시대에 정당성 논의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묵자의 정치사회론 및 정당성 이론을 설명한다. 묵자는 정치 이전의 상태가 반드시 분쟁으로 귀결되며,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 정치 권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장에서는 순자가 묵자의 주장을 수용하게 된 원인과 배경을 비롯하여, 묵자의 주장을 수용한 상세한 내용을 자세히 검토한다. 순자는 자연상태를 통한 정치사회의 정당화라는 묵자와 동일한 논의 구조를 채택했으며, 자연상태의 설정도 유사했기 때문에, 정치사회의 기본 구조도 묵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5장은 순자의 독자적인 이론적 발전을 살펴본다. 마지막 결론에서는 검토 결과를 종합하고 연구의 의의 및 한계를 살펴본다.
This paper argues that, contrary to conventional wisdom, there were signs of an incipient non-normative political theory justifying political power in pre-Qin Confucianism, diverging from that of Confucius or Mencius. While both Confucius and Mencius took political power for granted, Xunzi questione...
This paper argues that, contrary to conventional wisdom, there were signs of an incipient non-normative political theory justifying political power in pre-Qin Confucianism, diverging from that of Confucius or Mencius. While both Confucius and Mencius took political power for granted, Xunzi questioned why people need politics in the first place. He started from exploring the state of nature and identifying the critical problem of the initial state and eventually proved that the transition to political society was inevitable for survival and prosperity, a similar approach to that of social contract theory.
However, Xunzi should not take all the credit for this groundbreaking idea. Xunzi was theoretically influenced by Mozi who predated Xunzi for nearly 200 years. Although Confucius and Mohist schools were in conflict, Xunzi thought highly of Mohist logic. Therefore, Xunzi adopted Mozi’s approach in order to respond to Mohist criticism on Confucianism lacking logical precision and to advance the theory of Confucianism.
This paper argues that, contrary to conventional wisdom, there were signs of an incipient non-normative political theory justifying political power in pre-Qin Confucianism, diverging from that of Confucius or Mencius. While both Confucius and Mencius took political power for granted, Xunzi questioned why people need politics in the first place. He started from exploring the state of nature and identifying the critical problem of the initial state and eventually proved that the transition to political society was inevitable for survival and prosperity, a similar approach to that of social contract theory.
However, Xunzi should not take all the credit for this groundbreaking idea. Xunzi was theoretically influenced by Mozi who predated Xunzi for nearly 200 years. Although Confucius and Mohist schools were in conflict, Xunzi thought highly of Mohist logic. Therefore, Xunzi adopted Mozi’s approach in order to respond to Mohist criticism on Confucianism lacking logical precision and to advance the theory of Confuci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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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정치적 정당성 자연상태 묵자 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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