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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불은 바위나 암벽에 새겨진 부처나 보살의 모습을 말한다. 인도나 중
국의 석굴사원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자연적인 특성을 살려 한국형 석
굴사원으로 마애불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마애불의 연구는 당시
사람들의 사회상과 신앙형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문화적 가치로도 큰 의미
를 가지고 있다. 본 고에서는 마애불이 조성되었을 당시의 사람들의 심성과
미의식이 담겨진 마애불의 도상적 특징을 시대별로 ...

마애불은 바위나 암벽에 새겨진 부처나 보살의 모습을 말한다. 인도나 중
국의 석굴사원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자연적인 특성을 살려 한국형 석
굴사원으로 마애불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마애불의 연구는 당시
사람들의 사회상과 신앙형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문화적 가치로도 큰 의미
를 가지고 있다. 본 고에서는 마애불이 조성되었을 당시의 사람들의 심성과
미의식이 담겨진 마애불의 도상적 특징을 시대별로 살펴보고 당대 유행하
였던 미륵신앙과 관련하여 조성된 마애불과의 연관성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하였다.
동시대에 마애불의 양식적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마애불에서 표현된
불상의 법의 의습형태와 수인, 대좌, 광배, 표현기법, 크기 등을 세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고구려는 금동불 몇 구를 제외하고 불상이나 마애불은 거의
전해지는 것이 없다. 백제의 마애불은 그 조성형태로 보아 중국의 남조시대
불상양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삼국 중에서 신라는 마애불이 가
장 많이 전해오고 있으며 명문이나 문헌 자료가 뒷받침되어 조성 시기 또
한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로 접어들면서 마애불은 중국
당나라 초기 양식의 영향을 받아 기법에 있어 커다란 발전을 가져오게 된
다. 형식에 있어서 백제 마애삼존불의 형식에 당시 당나라풍의 도톰한 양감이 가미된 조각미를 보여준다. 고려시대에 와서 거대한 마애불상의 유행과
더불어 미륵신앙의 성행과 함께 전성기를 이루며 가장 많이 조성이 된다. 곳곳에 미륵신앙의 사상을 표면적으로 들어내며 통일국가를 이룰 때까지
1~2m의 소규모부터 10m 이상의 거불까지 전국에 걸쳐 조성되었다. 고려
의 불교문화는 계급적 성격을 달리하면서 성장하였는데 마애불은 후기로
내려올수록 많은 대중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으로서 민중적 성향을 보여준
다. 고려 말 귀족적ž기복적인 신앙 경향은 조선 초까지 이어졌고 조선을 개
국한 신진사대부 세력은 새로운 국교로 유교를 받아들이고 정치이념으로
받아들이면서 조선시대 마애불 조성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지역이나 마
을 공동체의 민속신앙의 이 유행하게 되고 민불이나 장승, 남·여근석과 미
륵으로 불리던 선돌 등이 마애불의 기복적인 자리를 대신했던 것으로 보인
다.
마애불에 명문이 남아있는 경우는 극히 적어 마애불을 건립하기 위한 조
상세력과 목적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사료와 명문이 있는 불상을 활용하여
파악하였다. 삼국·통일신라·고려·조선시대의 마애불 조성 주체세력은 전반적
으로 왕실과 귀족이었다. 9세기에 들어와서야 지방호족이 주도하고 향도들
이 함께한 흔적을 보이고 있다. 1세기 이후부터는 일반 백성들에 의해 지
방 각지에 입석형 민불 형태의 미륵불이 마을 앞에 조성된다. 마애불은 미
륵사상과 결합되면서 혼란스러운 세상에 미륵불이 출현하여 새 세상이 열
린다는 민중의 염원 속에서 당시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있는 마애불은 종교적 대상이면서 동시에 예술적
가치를 담은 문화적 소산으로 당시의 한국인의 심상을 그대로 품고 있는
인류 최고의 불교 문화재이며, 마애불을 통하여 당시의 사람들이 꿈꾸었을
불국토를 볼 수 있는 사료로써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