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용어보기논문에서 용어와 풀이말을 자동 추출한 결과로, 시범 서비스 중입니다. AI-Helper

신경림(申庚林, 1935~ ) 시인은 1956년 《문학예술》에 이한직 시인의 추천으로 시 ｢낮달｣ ｢갈대｣ ｢석상｣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11권의 시집과 다수의 평론집 및 산문집을 상재했다. 일제 강점기, 해방 공간 시기, 6.25전쟁, 1960년대의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 1970년대의 유신정권, 1980년대의 신군부정권과 민주화운동, 1990년대의 탈이념과 포스트모더니즘 사회, 2016~2017년의 촛불혁명 등 시대와 역사를 시로 육화해온 한국 리얼리즘 시단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그동안 신경림의 시에 대해서는 초기 시, 중기 시, 후기 시 등 세 시기로 구분되어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그 결과 초기 시는 실존적 서정시로, 1970∼80년대의 중기 시는 민족ㆍ민중적 리얼리즘 시로,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후기 시는 서정주의로의 전환으로 평가되고 규정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신경림의 후기 시를 ‘서정주의로의 전환’으로 규명한 기존의 연구와 관점을 달리하고자 한다. 기존의 평가로는 신경림의 후기 시 세계를 규명하는 데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 목적은 신경림의 후기 시의 변화 양상을 고찰하여 문학적 의미를 새롭게 규명하고, 이 과정을 통해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 리얼리즘 시의 한 흐름을 조망하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있다.
신경림의 후기 시를 고찰하기 위한 연구 방법으로는 역사ㆍ전기적 비평을 선택해 응용하고자 한다. 이 연구 방법은 문학 작품이란 작가가 살았던 시대 상황과 무관하지 않으며, 역사적 환경과 특정 집단의 정신사적 성향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사회학적 비평가인 루시앙 골드만(Lucien Goldman)이 “문학 세계의 구조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구조 사이에 일정한 대응관계가 있음”에 주목했고, ...

신경림(申庚林, 1935~ ) 시인은 1956년 《문학예술》에 이한직 시인의 추천으로 시 ｢낮달｣ ｢갈대｣ ｢석상｣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11권의 시집과 다수의 평론집 및 산문집을 상재했다. 일제 강점기, 해방 공간 시기, 6.25전쟁, 1960년대의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 1970년대의 유신정권, 1980년대의 신군부정권과 민주화운동, 1990년대의 탈이념과 포스트모더니즘 사회, 2016~2017년의 촛불혁명 등 시대와 역사를 시로 육화해온 한국 리얼리즘 시단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그동안 신경림의 시에 대해서는 초기 시, 중기 시, 후기 시 등 세 시기로 구분되어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그 결과 초기 시는 실존적 서정시로, 1970∼80년대의 중기 시는 민족ㆍ민중적 리얼리즘 시로,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후기 시는 서정주의로의 전환으로 평가되고 규정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신경림의 후기 시를 ‘서정주의로의 전환’으로 규명한 기존의 연구와 관점을 달리하고자 한다. 기존의 평가로는 신경림의 후기 시 세계를 규명하는 데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 목적은 신경림의 후기 시의 변화 양상을 고찰하여 문학적 의미를 새롭게 규명하고, 이 과정을 통해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 리얼리즘 시의 한 흐름을 조망하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있다.
신경림의 후기 시를 고찰하기 위한 연구 방법으로는 역사ㆍ전기적 비평을 선택해 응용하고자 한다. 이 연구 방법은 문학 작품이란 작가가 살았던 시대 상황과 무관하지 않으며, 역사적 환경과 특정 집단의 정신사적 성향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사회학적 비평가인 루시앙 골드만(Lucien Goldman)이 “문학 세계의 구조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구조 사이에 일정한 대응관계가 있음”에 주목했고, 마르크스주의 비평가이자 철학자인 게오르크 루카치(Georg Lukacs)는 문학 세계가 사회 현실과 이데올로기가 밀접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의 변화와 문학 작품이 긴밀한 영향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역사ㆍ전기적 비평 방법론은 신경림의 후기 시를 탐구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Ⅱ장에서는 신경림의 생애와 문학적 행보, 사회적 상황의 변화를 통해 후기 시의 환경을 고찰했다. 또한 시인의 후기 시를 주제의식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연구의 텍스트로 삼았다. 1990년대 이후에 간행한 시집 『쓰러진 자의 꿈』(1993),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1998), 『뿔』(2002), 『낙타』(2008), 『사진관집 이층』(2014) 등 5권에 실린 시작품 287편과 이후에 발표된 시 몇 편의 변화 양상을 살펴본 것이다.
신경림은 1960년대 중반 이후 1970, 80년대 시에는 삶의 현장에서 만났던 인물이나 사건을 반영하여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함으로써 농민, 도시 빈민의 문제 영역을 넘어 정치, 사회, 민족, 분단 문제 등에 이르는 거시 담론을 형성하며 한국 리얼리즘 시의 흐름을 주도했다. 그렇지만 1990년대 이후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과 신자본주의의 지배로 인해 한국 사회가 엄청난 지각변동을 겪게 되면서 그의 시 세계 역시 변화한다. 거시 담론 대신 소소하고 파편화된 일상을 담는 미시 담론이 주도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 논문은 신경림 시인의 이런 변화를 후기 시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역사ㆍ전기적 비평의 방법으로 고찰했다.
Ⅲ장에서는 이념이 사라진 시대에 바뀐 현실 인식에 따라 거시 담론을 배경으로 창작된 작품들이 어떤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지 고찰했다. 1절에서는 여전히 1970, 80년대의 시적 정서가 남은 민중 ․ 민족 ․ 통일 ․ 노동 ․ 농촌 ․ 도시빈민 계열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진보적인 이상이 변화된 시대에,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회한의 심정으로 이전의 삶을 돌아보는 시를 살폈다. 2절에서는 왜곡된 현실에 대한 저항과 비판이 두드러진 작품들을 분석했다. 이 시들은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왜소화 되어가는 개인의 문제와 결부되는데, 시인의 시적 관심이나 시선이 여전히 나와 가족, 혹은 작은 이웃을 향하는 특징을 보였다. 시인은 세계 곳곳을 기행하면서 시의 소재를 넓혀 자신 혹은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거나,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신자유주가 득세한 현 세태를 비판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Ⅳ장에서는 일상에 대한 사유, 자연과의 소통 등으로 서정의 세계를 심화시킨 미시 담론과 관련된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1절에서는 시인이 자신은 물론 가족, 작은 이웃 등을 인식하는 시적 태도에 주목했는데, 깊은 사유를 통해 삶의 유한성과 근원의 세계를 지향하는 양상을 볼 수 있었다. 2절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이야기를 모색하여 현실적 서정의 지평을 넓혀가는 시들을 고찰했다. 거시 담론에 묻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자연과 주변의 작고 일상적인 것들의 존재 가치를 들려주고 있는데, 이 논문에서는 이와 같은 세계를 ‘서정적 현실주의’로 명명했다. 곧 신경림은 후기 시에서도 여전히 현실에 대한 모순과 삶의 그늘에 주목하여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웃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주는 깊은 서정 세계를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신경림은 사람과 자연의 문제를 깊은 명상과 사유 과정을 통해 돌아보고 자신의 과거와 현실, 삶과 죽음, 이상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심화된 시 세계로 확장했다.
신경림 시인은 다섯 권의 후기 시집 이후, 2014년 1월부터 6월까지 일본의 국민 시인으로 알려진 다니카와 슌타로(谷川俊太郎)와 24편의 대시(對詩)를 주고받았다. 여전히 왜곡된 현실에 대한 비판과 소소한 일상을 탐구하는 서정적 현실주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6년과 2018년에 발표된 같은 제목의 시 「새떼」2편도 여전히 시적 대상과 현실을 거리 두고 바라보며, 깊은 사색으로 심화된 서정의 시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이상으로, 이념이 사라진 1990년대 이후에도 신경림 시인의 시적 관심은 여전히 사회적 문제와 왜곡된 현실, 소외된 작은 이웃을 향하는 시적 성향을 살폈다. 이를 통해 신경림의 후기 시는 초기 ․ 중기 시와 일정 정도 맥을 같이 하면서도 차별성을 드러내는데, 이를 ‘서정적 현실주의’라는 고유한 리얼리즘의 시적 특성으로 설명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신경림 시인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한복판을 온몸으로 통과했고, 격동의 시대적 삶을 시로 육화해왔다. 후기 시에서 신경림은 투철한 자기반성과 내면 성찰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여 의미 있는 변화를 실천했고, 이를 통해 고유의 리얼리즘 시 세계를 구축하여 한국시의 지평을 넓혀온, 리얼리즘적 시계(詩界)를 선도해온 시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A poet Shin, Gyeong-Rim(申庚林, 1935~ ) made his debut as a writer after releasing several poems including 「Reed(갈대)」 in 《Literary Arts(문학예술)》 of 1956. In 1970 at the end of his long break for about ten years right after starting his literary career, he fully started his work activities by releasing his poetry such as 「End of Market(파장)」 in 《Creation and Criticism(창작과비평)》 of 1970, and so far, he has published 11 collections of creative poems, many essay books, and review books for about 65 years. The poet has experienced the mad years in the late period of Japanese colonialism, the days of chaos after liberation, the Korean War, April 19 Revolution, May 16 Military Coup, developmental dictatorship and repressive ruling of the military regime, the fascist regime of new army group in the 1980s, the age of post-ideology in the 1990s, the black list regime in the 2000s, and the recent candlelight revolution. As a representative poet of Korean realism poetical circles, he has incarnated the lives of difficult times into poetry.
So far, Shin, Gyeong-Rim’s poetry has been researched by dividing it into three periods such as the early stage, middle stage, and late stage. The evaluation has been settled down like the early poetry as ‘existential lyric poetry’ and the middle poetry in the 1970s & 1980s as ‘national and popular realism poetry’. Regarding the late poetry from the 1990s when the ideological confrontation between the East and the West disappeared, to the present, it was evaluated as ‘change to lyricism’. This thesis paid attention to Shin, Gyeong-Rim’s late poetry after the 1990s because the judgmental interpretation like ‘change to lyricism’ seems to be insufficient to examine his late poetry. This thesis aims to establish a chance to prospect a flow of Korean realism poetry of the 2000s after the 1990s, by newly examining the literary meanings based on the aspect of transfiguration in Shin, Gyeong-Rim’s late poetry.
To consider the process of transfiguration in Shin, Gyeong-Rim’s late poetry, this study selected the historical․biographical methodology belonging to the traditional literary research methodology. As a theory of causation, this research method starts from a premise in which a literary work is not unrelated to the state of the time when the author was living, and it is also closely related to the historical environment and the intellectual tendency of a specific group. A sociological critic Lucien Goldman paid attention to “a certain corresponding relation between structure of literary world and social, economic, and political structure”. A Marxist critic and philosopher Georg Lukacs submitted “his opinion about the literary world would have close correlations with reality of society and ideology, and through this, the social change and literary works would be in the close influence relation”. For this reason, it would be valid to examine Shin, Gyeong-Rim’s poetry based on the historical․biographical criticism methodology.
Examining Shin, Gyeong-Rim’s past in the aspect of literary history based on his lifetime history, when he was a boy, he witnessed the absurd reality around liberation and the Korean War. When he became a young man, he became a poet by publishing several poems in 1956 filled with ontological sorrows that could not get an answer to the dark reality. However, he stopped writing poetry immediately, retired to the country, and had difficult days by “doing all sorts of tough works”. At the end of a long break for about ten years, he started writing poetry again by representing his own pain into poetry. He revealed or disclosed the absurd reality by representing characters or events in the field of life, and he was evaluated as the best realism poet of the 1970s~1980s. After taking a folk song journey, he had his heyday as a representative poet of progressive literary camp by pursuing the values like people, labor, and unification.
In the 1990s~2000s, the Korean society went through a huge upheaval. The ideologies disappeared and the macroscopic discourses such as history, age, and society were declining. Instead, the microscopic discourses such as individuals’ ‘daily life’ and ‘fragmented reality’ grabbed attention. Thus, Shin, Gyeong-Rim’s late poetry was changed from works with background of macroscopic discourse to microscopic discourse. This study paid attention to the process of transfiguration in his late poetry.
Shin, Gyeong-Rim’s late poetry had to cope with a monster called ‘neo-liberalism’ ruled by huge capital which was rising as a core problem of the society after the 1990s, by using a new method as a shrunk individual. In other words, his poetry was transfigured from the method of bluntly revealing the problems of history and reality to the tone of retrospective and reflective monologue, inquiry of personal problems such as small daily lives of ordinary citizens, or introspection. After defining total 287 works contained in five books such as 『A Fallen Man’s Dream, 쓰러진 자의 꿈』(1993), 『Silhouettes of Mother and Grandmother,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1998), 『Horn, 뿔』(2002), 『Camel, 낙타』(2008), and 『The Second Floor of Photo Studio, 사진관집 이층』(2014) as his late poetry, this thesis divided the aspect into four types for the analysis.
Chapter Ⅲ examined the aspect of transfiguration shown in the works created in the background of collective and macroscopic discourse. Section 1 examined the works with still-lingering poetic sentiment of the 1970s~1980s such as popular, people, unification, and labor. Section 2 examined the poems with remarkable resistance and criticism to the distorted reality. This poetry was related to the problems of shrunk individuals in the society ruled by huge capital, and the poetic interest or gaze was still heading toward himself and family, or ‘small neighbors’. The poet was criticizing the current social condition of neo-liberalism and huge capital by expanding the domain of poetic materials while wandering around various places in the world just like a wind.
Chapter Ⅳ handles the deep world of lyricism through the meditation and insight of people’s daily lives and nature as the works related to microscopic discourse. Section 1 paid attention to his attitude to look around himself, family, and small neighbors. These materials are transfigured through the process of deep thinking, and eventually, the poetry is heading toward the finitude of life or the world of source. Section 2 is the type of poetry that broadens the prospect of lyricism through the issues of nature and reality. The works in this type of poetry calmly show the preciousness of beings or value by seeing through the small and daily stuffs of nature and surroundings that could not be recognized under the macroscopic discourse. This poetic change was set up as ‘lyrical realism’, which broadens the width to the deep world of lyricism through stories of reality. The poet exceeds the boundary between life and death, and the past and reality by expanding the territory of poetry through the process of deep meditation and thinking of issues of nature and human, which is expanded to the world of fantasy or the world of Taoistic poetry.
Like this, this study classified and analyzed total 287 poems contained in five books of late poetry into four types. As a result, there were 191 poems(67%) classified into realistic poetry while there were 96 poems(33%) classified into dialectic of nature and reality.
From January to June 2014, Shin, Gyeong~Rim exchanged 24 poems with Shuntaro Tanikawa(谷川俊太郎) known as a national poet of Japan, and Shin, Gyeong~Rim’s poetry was still the poetry of lyrical realism exploring the issues of small daily life and resistance to the distorted reality. And the two poems like 「A Flock of Birds, 새떼」 published in 2016 and 2018 that could be relatively recent were the same type of poetry.
This study examined the process in which the poet Shin, Gyeong~Rim’s poetic interest was still heading toward the age of problems, distorted reality, and alienated lives of small neighbors even after the 1990s when the ideologies disappeared, harmonizes this with the reality of society and history, and establishes the poetic world of characteristic realism according to changes of the time based on thorough introspection and meditation.
The poet Shin, Gyeong~Rim penetrated the heart of turbulent modern history with his whole body, and incarnated the life of the age into poetry. Thus, this study verified that Shin, Gyeong~Rim is a poet who has led the world of realistic poetry in Korean literature.

주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