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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커다란 경향이라 할 향수영화와 실화영화에서 역사적 시간성이 소거되는 양상을 진단하고자 한다. 한국영화에 대한 연구에서 2000년이라는 시기는 향수영화와 실화영화가 부상한 분기점으로 흔히 거론되고는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연구는 왜 하필이면 2000년대인지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보통의 경우 신자유주의적 전환에 따라 나타난 이러저러한 사회학적 사실에 힘입어 이러한 영화들이 출현하게 되었다고 간주된다. 그러나 사회학적 사실에 따른 결과를 영화 분석에 곧바로 대입시키는 방식은 다소 조야한 반영론에 그칠 위험이 있다. 본 논문은 이를 피하기 위해선 이 영화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필연성을 헤아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2000년대 이후의 향수영화와 실화영화는 1990년대의 ‘감각적 전환’에 따른 효과라는 것이다. 물론 이때 오해해선 안 되는 것은 감각적 전환이라는 표현이 가리키는 것은 사실 감각이 정치로부터 해방되며 자율화되기 시작한 시기라는 점이다. 90년대를 통과하면서 우리는 역사를 특정한 방식으로 재현해야 할 어떤 의무나 무게감 없이도 역사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수없이 다양한 개성과 ...

본 논문은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커다란 경향이라 할 향수영화와 실화영화에서 역사적 시간성이 소거되는 양상을 진단하고자 한다. 한국영화에 대한 연구에서 2000년이라는 시기는 향수영화와 실화영화가 부상한 분기점으로 흔히 거론되고는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연구는 왜 하필이면 2000년대인지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보통의 경우 신자유주의적 전환에 따라 나타난 이러저러한 사회학적 사실에 힘입어 이러한 영화들이 출현하게 되었다고 간주된다. 그러나 사회학적 사실에 따른 결과를 영화 분석에 곧바로 대입시키는 방식은 다소 조야한 반영론에 그칠 위험이 있다. 본 논문은 이를 피하기 위해선 이 영화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필연성을 헤아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2000년대 이후의 향수영화와 실화영화는 1990년대의 ‘감각적 전환’에 따른 효과라는 것이다. 물론 이때 오해해선 안 되는 것은 감각적 전환이라는 표현이 가리키는 것은 사실 감각이 정치로부터 해방되며 자율화되기 시작한 시기라는 점이다. 90년대를 통과하면서 우리는 역사를 특정한 방식으로 재현해야 할 어떤 의무나 무게감 없이도 역사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수없이 다양한 개성과 자기표현을 강조한 90년대와 함께 우리는 그 어떤 역사적 시기를 재현하더라도 그처럼 시대의 개성이 각인되어 있는 특정한 지표만 있다면 그를 역사적 리얼리티라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당대의 유행가를 비롯한 최신 트렌드 및 그 시대를 회고할 수 있는 각종 자질구레한 사건 등은 모두 동일한 무게를 지닌 채 시대에 대한 표상의 역할을 떠맡게 된다. ‘대상화된 정신’이라 부를 수 있는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들이 모두 고정된 이미지로 굳어져 표현된 향수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나아가 실화영화라는 새로운 범주의 영화들이 부상했다는 것은 이러한 ‘사실’ 자체가 일종의 장르로 물화되어 역사적 무게를 벗어던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본 논문은 <써니>(2011)와 <한공주>(2013)를 향수영화와 실화영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분석하며 각각의 영화에서 시간성이 어떻게 초역사화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써니>는 역사적인 사실들의 디테일이 필요이상으로 삽입되어 있으며, 반대로 <한공주>에서는 역사와는 다소 무관해 보이는 개인의 주관적인 충격과 트라우마에 집중하느라 이 사건이 어떠한 역사적 시기에 벌어진 것인지에 있어 다소 둔감해 보인다. 그러나 두 영화는 역사를 현재라는 시간성으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때 이 영화들이 다루는 시간은 거듭 반복되는 ‘지금, 여기’라는 현재적인 시간성뿐이다. 모더니즘 시대에 이와 같은 현재성은 분명 미증유의 미래라는 유토피아적 시간성을 향해 열려있었다면 여기서 현재성은 그러한 유토피아적 시간성이 사라진 후 그 자리를 대체하는 폐쇄적인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현재적 시간성을 ‘단독성’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는 프레드릭 제임슨의 논의를 참조하여 전 지구적으로 시간성이 소멸하는 사태를 살펴볼 것이다. 또한 그를 통해 단독성이란 곧 주관성의 위기이기도 하다는 것, 다시 말해 객관적인 역사가 사라진 듯한 작금의 향수영화와 실화영화에서 동시에 위기에 처하는 것은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물론 이처럼 위기에 처한 역사의식을 돌파하기 위해 다시금 대문자 역사를 강조할 수만은 없다. 객관적 세계가 우리의 눈앞에서 자취를 감춘 듯 보이는 오늘날의 영화 이미지에서 직접적으로 역사를 찾는 일이란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향수영화와 실화영화에서 빈번하게 언급되는 개인, 기억, 주관성과 같은 물화된 무언가로부터 다시금 역사를 길어 올릴 수 있는 방도를 생각해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물화된 것은 물론 이데올로기적이지만 그런 만큼 그 이데올로기가 봉쇄하고자 한 유토피아적 측면이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Abstract ▼ AI-Helper

This paper aims to diagnose the way that historical temporality is eliminated in both the nostalgic films and the films based on a true story, which have been a prominent trend in Korean films since the 2000s. In studies on the Korean films, the year 2000 has been often mentioned as a turning point ...

This paper aims to diagnose the way that historical temporality is eliminated in both the nostalgic films and the films based on a true story, which have been a prominent trend in Korean films since the 2000s. In studies on the Korean films, the year 2000 has been often mentioned as a turning point when nostalgic films and films based on a true story began to rise. However, the majority of those studies do not fully explain why that happened in the 2000s. The sudden emergence of these films is, usually, attributed to the various sociological facts that emerged during the neoliberal transition. But It risks ending in a rather crude reflection theory to directly incorporate the results of sociological facts into film analyses. This paper argues that in order to avoid this, it is necessary to understand the historical inevitability that these films had to appear. In short, the nostalgic films and the films based on a true story since the 2000s could be explained by the effects of 'the sensory turn' made in the 1990s. Of course, what should not be misunderstood here is that the expression 'sensory turn' refers to a period when senses began to become autonomous away from politics. Through the 1990s, we were free to display history, without any obligation or weight to represent it in a limited way. Along with the 1990s, which emphasized countless different personalities and self-expression, we could take something as a historical reality as long as it has certain indicators engraved with the characteristics of the times. As a resul, almost everything that reminds us of specific eras, from popular songs to various trivial events, serves as a symbol of the times with the same weight. This things which might be called the 'objective spirits' are most prominently seen in nostalgia films, where all historical facts are solidified into fixed images. And the rise of a new category of films, called films based on a true story, means that these 'facts' themselves have become a kind of genre, allowing them to cast away their historical weight.
This paper analyzes Sunny(2011) and Han Gong-ju(2013) as the representative example of nostalgic film and film based on a true story respectively, and examines how temporality is being de-historized in each film. Sunny contains more details of historical facts than is necessary. On the other hand, Han Gong-ju seems somewhat insensitive to the historical time the incident took place, because it focuses on a subjective shock and individual trauma which seem to be irrelevant to history. However, the two films are common in that they reduce history to the present time. In this regard, the only time they deal with is the present time of 'Now, Here' which repeats repeatedly. In the modernist era, the present was clearly open to the utopian time as the unprecedented future. But these days, the present is a closed time to replace such a utopian time which disappears. This paper will looking at the global disappearance of temporality, refering to Frederick Jameson's discussion which analyses any ontology of the present in the term 'singulararity'. Through this, it will be emphasized that the situation dominated by singularity is also a crisis of subjectivity. In other words, it is the personal and the subjective to be in crisis in these current films missing objective history.
Of course, it would not be appropriate to emphasize again 'History' in order to overcome the crisis in historical consciousness. This is because it is impossible to directly find history in today's film images where objective world seems to be disappeared. Perhaps it would be better for us to consider ways to rescue history through something reified, such as individuals, memories, and subjectivities which was frequently mentioned in nostalgic films and films based on a true story. The reified, of course, are ideological, but as such, there still remains any utopian aspects that the ideology seek to b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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