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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2000년대 후반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의 구조조정은 일상화되고 외주화, 비정규직 고용은 전략의 주류가 되었으며, 최근의 4차 산업혁명과 COVID-19에 따른 일자리 변화 대응까지 노동 유연성의 확보는 중요한 과제로 화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동 유연성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들은 기업의 활용 측면 보다는 주로 거시경제적 관점과 미시 개별근로자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을 통하여 사실 파악과 정책 제시에만 주안점을 두었다. 따라서 기업 수준에서의 노동 유연성 도입과 그 효과에 대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구체적인 연구대상과 범위를 개별 기업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 차원에서 노동 유연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요인과 이에 따라 확보된 노동 유연성이 기업 경쟁우위를 위한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업체패널조사(...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2000년대 후반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의 구조조정은 일상화되고 외주화, 비정규직 고용은 전략의 주류가 되었으며, 최근의 4차 산업혁명과 COVID-19에 따른 일자리 변화 대응까지 노동 유연성의 확보는 중요한 과제로 화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동 유연성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들은 기업의 활용 측면 보다는 주로 거시경제적 관점과 미시 개별근로자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을 통하여 사실 파악과 정책 제시에만 주안점을 두었다. 따라서 기업 수준에서의 노동 유연성 도입과 그 효과에 대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구체적인 연구대상과 범위를 개별 기업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 차원에서 노동 유연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요인과 이에 따라 확보된 노동 유연성이 기업 경쟁우위를 위한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업체패널조사(WPS)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기존 연구와는 달리 이론적 차원에서는 기업 수준의 노동 유연성 연구를 통해 조직행태 관점에서의 이론적 기여, 고용 유연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 유연성의 유형별 분석과 상호 작용까지 살펴본다는 점, 일반적인 재무성과가 아닌 다면적 관점에서의 혁신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두고 있다. 그리고 방법론적 차원에서는 종단연구를 실시한다는 점, 정책적 차원에서는 내부 인사관리 시스템의 진화를 가로막고 있는 제도의 개혁, 정부 지원에 대한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는 점에서 차별성을 두고 있다.
먼저 이론적 배경 연구를 통해 노동 유연성의 선행요인과 활용으로 구분하여 선행요인 측면에서의 대표적인 이론인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론, 자원의존(Resource Dependency)이론, 제도적 동형화(Institutional Isomorphism)을 검토하였고, 활용 측면에서의 이론으로 인적자본(Human Capital)이론, 이중/분절노동시장(Dual/Segmented Labor Market)이론, 사회적교환(Social Exchange)이론, 핵심-주변모형(Core-Periphery)에 대해 검토하였다. 또한 기업의 혁신은 다면적 관점에서 혁신의 주체, 혁신의 형태, 혁신기업의 유형으로 구분하여 기제별로 검토하였다. 그리고 노동 유연성의 선행요인, 노동 유연성이 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증 연구들을 검토하여 기업이 합리성 추구와 정당성 확보 노력 측면에서 노동 유연성을 제고하려는 가설과 기업의 노동 유연성이 혁신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수립하였다.
검증 결과, 비정규직 활용의 고용 유연성은 기업이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확보한 가치와 규범에 의해 제고된다고 할 수 있으며, 근로자 고용조정의 고용 유연성은 제품수요 변화에 따른 대응, 외부의 규범적 압력과 모방에 대한 노력에 의해 확보된다. 임금 유연성과 기능적 유연성은 인건비 절감이라는 기업의 합리적 선택과 더불어 제도적 환경의 변화와 사회적 관계의 특성이 부여하는 가치와 규범에 따른 정당성 요인이 함께 제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 유연성이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근로자 고용조정의 고용 유연성이 높을수록 근로자 주도 혁신활동 수준이 동종업계 평균보다 하회할 확률이 높아지며, 비정규직 활용의 고용 유연성이 높을수록 모방 수준의 사업장 혁신에 머무를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기업의 임금 유연성과 기능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근로자 주도 혁신활동 수준과 제품·서비스 혁신 수준이 동종업계 평균보다 상회할 확률이 높아지며, 사업장 혁신 수준이 강화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노동 유연성이 기업의 합리성 추구 및 정당성 확보의 노력과 혁신성과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지 검증한 결과, 임금 유연성과 기능적 유연성은 비급여 인건비 비율이 근로자 주도 혁신활동과 제품·서비스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매개하였고, 사업장 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부분매개하였다. 추가적으로 고용 유연성과 임금 유연성, 기능적 유연성과의 상호작용에 따른 완충효과를 분석한 결과, 임금 유연성, 기능적 유연성은 비정규직 활용의 고용 유연성이 사업장 혁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충시키거나 긍정적인 영향으로 변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시사점으로 첫째, 노동 유연성의 선행요인 측면과 활용 측면에서 기업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들에 대해 정리함으로써 기업의 노동 유연성과 혁신 연구에 대한 충분한 논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기업의 노동 유연성 제고요인과 혁신성과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업 입장에서 노동 유연성의 도입과 활용에 있어서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설명하였다. 셋째, 고용 유연성에 대한 분석 결과, 기업이 정당성 확보 측면에서 고용 유연성을 제고한다는 결과를 통해 비정규직 활용과 고용조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다. 넷째 임금, 기능적 유연성은 기업의 합리성 추구와 정당성 확보 행위의 통합된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 임금 유연성과 기능적 유연성과는 달리, 고용 유연성은 혁신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매우 합리적인 이유가 수반되지 않는 한 고용 유연성의 활용에 있어서는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노동 유연성의 패러독스 관점에서 근로자 고용조정의 고용 유연화 전략만을 추진하기보다는 혁신과 같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혼합형 유연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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