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의 마찰음에 대한 음향학적 특성 비교

이경희

문제 정의

결국 마찰음 /ㅅ/와 /ㅆ/의 길이는 선행하는 모음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지만 후행하는 모음에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3)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의 후행모음에 따른 마찰음의 길이 차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 도록 하자.
본 연구는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의 마찰음 /ㅅ/와 /ㅆ/의 길이를 중심으로 한 음향적 특성을 비교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부산 방언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ㅅ/와 /ㅆ/의 비변별성, 경음화의 비생산성, 유성화의 쟁산성에 대한 객관적인 해석을 내릴 수 있는 음성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영남 방언에서는 유성화가 실현되지 않는 경우에도 경음화는 비생산적이기 때문에 이 방언에서 경음화의 비생산성과 유성화의 생산 성은 다른 어떠한 원인으로 동일하게 파생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그 원인을 부산 방언과 서울 방언의 마찰음의 음향적 특성상의 차이점에서 찾고자 한다.

제안 방법

다음으로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간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두 방언의 마찰구 간의 길이와 기식구간의 길이의 평균값을 표 1로 나타내었다.
후행 모음은 스펙트로그램 상 제1 포먼트가 나타나는 지점을 시작점으로 하였다. 마찰구간은 마찰 에너지의 중심 부분과 유사한 대역에 소음 에너지가 넓게 분포(3, 000 Hz 이상)할 때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기식구간은 마찰구간과 후행모음의 시작점 사이로 정하였다.
실험자료에서는 비음 /I-/과 /口/ 뒤, 유음 I리 뒤 환경의 길이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서로 유사한 경향을 보이므로 지면관계상 본고에서는 비음 /I-/ 뒤 환경만을 제시하겠다.
음향적 특성을 위한 실험 자료는 다양한 환경에서 실현되는 마찰음의 음향적인 특성을 고 찰하기 위해 어두 환경, 모음간 환경, 비 . 유음 뒤 환경, 장애음 뒤 환경으로 나누었다. 선행 자음이 개재한 경우 선행 모음은 / 卜/로 고정하였으며, 선행 음절의 초성은 /r/으로 고정하였다.
유음 뒤 환경, 장애음 뒤 환경의 다양한 환경에서 실현되는 서울 방언 화자의 마찰음을 대상으로 하여 마찰구간, 기식구간, 선행자음, 선 . 후행모음의 길이를 측정하여 환경에 따른 각각의 길이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어두 환경에서는 기식구간의 길이, 어중 환경에서는 마 찰구간의 길이에서 /ㅅ/와 /ㅆ/간의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대상 데이터

이봉원(1999)에서는 어두 환경, 모음간 환경, 비 . 유음 뒤 환경, 장애음 뒤 환경의 다양한 환경에서 실현되는 서울 방언 화자의 마찰음을 대상으로 하여 마찰구간, 기식구간, 선행자음, 선 . 후행모음의 길이를 측정하여 환경에 따른 각각의 길이 변화를 분석하였다.
음향적 특성을 위한 실험에 참가한 대상은 20 대 중반에서 30 대 초반의 서울 출신과 부산 출신의 남자 8 명과 여자 6 명이었으며, 녹음은 고려대학교와 부경대학교 방송국 녹음실에서 디지털 녹음기(SONY TCD-D8)와 마이크(SHURE SM-48)를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녹음 방법은 196 개의 자료를 '내가 라고 한다'의 틀문장에 넣은 카드를 임의의 순서로 제시하 면서 보통 속도로 두 번씩 읽게 하였다.
녹음 방법은 196 개의 자료를 '내가 라고 한다'의 틀문장에 넣은 카드를 임의의 순서로 제시하 면서 보통 속도로 두 번씩 읽게 하였다. 총 5, 448 개(196 개* 2 회* 14 명)의 자료를 PCquirer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데이터처리

실험 결과는 각 방언의 피험자 7 명 중 다른 화자에 비해 특별히 길이가 길거나 짧은 화 자 2 명을 제외한 나머지 5 명의 평균값을 제시하였으며, 음향적인 길이 차이가 발견될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지를 검증하기 위해 95% 신뢰 수준에서 T-TEST를 실시하였다.2) 각 환경별I길이를 살펴보도록 흐卜자.

성능/효과

그러나 반대로 선행하는 모음을 고정한 경우에는 /ㅅ/와 /ㅆ/ 모두 후행모음에 따른 마찰구간과 기식구간의 길이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결국 마찰음 /ㅅ/와 /ㅆ/의 길이는 선행하는 모음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지만 후행하는 모음에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3)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의 후행모음에 따른 마찰음의 길이 차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 도록 하자.
그림 15, 16을 보면, 부산 방언의 경우도 경음화 적용으로 /ㅅ/와 /ㅆ/는 표면음성형에서 는 모두 [s'i](또는 [si])로 실현되므로 마찰구간과 기식구간의 길이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장애음 뒤 환경에서 후행모음의 길이 차이, 마찰구간의 길이와 기식구간의 길이 차 이의 반비례관계는 앞에서 살펴보았던 어두 환경, 모음간 환경, 비음 뒤 환경과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간 마찰음의 길이의 평균값을 살펴보면 표 4와 같다.
후행모음의 길이를 측정하여 환경에 따른 각각의 길이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어두 환경에서는 기식구간의 길이, 어중 환경에서는 마 찰구간의 길이에서 /ㅅ/와 /ㅆ/간의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마찰구간의 길이는 /入/가 어 두 환경어】서, /ㅆ/가 모음간 환경에서 가장 길게 나타났으며, 후행모음이 고모음일 때 더 길게 나타나지만 선행모음에 따른 길이 차이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차이가 부산 방언보다는 오히려 서울 방언에서 더 크다는 점이 어두 환경, 모음간 환경과 다른 점이다. 또한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간의 길이 차이를 보면, 서울 방언보다 부산 방언에서 마찰구간과 기식구간의 길이가 더 짧게 나타나는데, 후행모음이 고모음일 때보다는 비고모음일 때, /ㅆ/보다는 /ㅅ/일 때 그 차이가 훨씬 크다는 점은 어두 환경, 모음간 환경과 일치하는 점이다.
또한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간의 길이 차이를 비교해 보면, 서울 방언에 비해 부산 방언 의 마찰구간의 길이와 기식구간의 길이가 상당히 짧게 나타나는데, 후행모음이 고모음일 때 보다는 비고모음일 때, /ㅆ/일 때보다는 /ㅅ/일 때 그 차이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실험결과를 종합해 보면, 부산 방언의 경우 모든 환경에서 서울 방언에 비해 마 찰구간과 기식구간의 길이가 짧아 부산 방언의 마찰음의 길이가 서울 방언의 마찰음의 길이 보다 짧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특히 /ㅆ/보다는 /入/일 때, 후행모음이 고모음일 때보다는 비고모음일 때 그 차이는 훨씬 더 크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경희 (2000, 2001, 2002)에서는 국어 /ㅅ/와 I씨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국어 마찰음 /ㅅ/도 유 성음 사이에서 유성음으로 실현되는데 유성음간의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유성음 실현 은 생산적이라는 것을 밝혔다. 즉 유성화 규칙은 유성음 사이에서 필수적으로 실현되는 음운 론적인 규칙도 아니며, 또한 일정한 운율 환경에 민감한 음성 규칙도 아니며, 유성음간의 간 격, 발화 속도나 발화 유형 및 화자적 특성과 같은 음성적인 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음성수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므로 오종갑(1999)에서 언급한 경음화의 비생산성이 유 성화가 생산적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 모두 후행모음의 길이, 마찰구간과 기식구간의 길이는 어두 환경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즉 후행모음의 길이는 고모음일 때가 비고모음일 때보다 짧으 며, 후행모음이 고모음일 때 마찰구간의 길이는 긴 반면 기식구간의 길이는 짧으며, 후행모음 이 비고모음일 때 마찰구간의 길이는 짧은 반면 기식구간의 길이는 길게 나타났다.
표 1에서 /入/와 /ㅆ/의 마찰구간의 길이와 기식구간의 길이는 비교해 보면,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 모두 후행하는 모음이 고모음일 때보다는 비고모음일 때 그 차이는 훨씬 크게 나 타나는데 서울 방언보다는 부산 방언이 더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표 2에서 /ㅅ/와 I씨으' 마찰구간의 길이와 기식구간의 길이를 비교해 보면,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 모두 후행하는 모음이 고모음일 때보다는 비고모음이때 그 차이는 훨씬 크게 나 타나는데 서울 방언보다는 부산 방언이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특징은 어두 환경과 일 치한다.
결국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 모두 어두 환경에서 후행모음의 길이는 고모음일 때가 비고 모음일 때보다 짧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모음의 길이는 개구도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마찰구간의 길이와 기식구간의 길이는 서로 반비례관계를 보였는데, 후행하는 모음 의 길이가 짧은 고모음일 때 마찰구간의 길이는 긴 반면 기식구간의 길이는 짧게 나타났으며, 후행하는 모음의 길이가 긴 비고모음일 때 마찰구간의 길이는 짧은 반면 기식구간의 길 이는 길게 나타났다.
모음간 환경에서 선 . 후행하는 모음을 각각 /卜/로 고정하였을 때 /ㅅ/와 I씨으、마찰구간 과 기식구간의 길이에 차이를 보이는지를 살펴보았는데, 후행하는 모음을 고정한 경우 선행 하는 모음에 따른 마찰구간과 기식구간의 길이는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반대로 선행하는 모음을 고정한 경우에는 /ㅅ/와 /ㅆ/ 모두 후행모음에 따른 마찰구간과 기식구간의 길이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후속연구

본 연구는 서울 방언과 부산 방언의 마찰음 /ㅅ/와 /ㅆ/의 길이를 중심으로 한 음향적 특성을 비교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부산 방언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ㅅ/와 /ㅆ/의 비변별성, 경음화의 비생산성, 유성화의 쟁산성에 대한 객관적인 해석을 내릴 수 있는 음성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본다.1)
그러므로 오종갑(1999)에서 언급한 경음화의 비생산성이 유 성화가 생산적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영남 방언에서는 유성화가 실현되지 않는 경우에도 경음화는 비생산적이기 때문에 이 방언에서 경음화의 비생산성과 유성화의 생산 성은 다른 어떠한 원인으로 동일하게 파생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그 원인을 부산 방언과 서울 방언의 마찰음의 음향적 특성상의 차이점에서 찾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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