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청강의감』의 구성과 내용

오준호

doi:10.15521/jkmh.2014.27.2.063

문제 정의

본고에서는 학계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최근에도 임상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청강의감(晴崗醫鑑)』의 구성과 내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구한말에서 해방이후 격동기를 살아간 청강 김영훈의 의학사상을 제자인 송재 이종형이 정리하여 1984년 펴낸 책으로, 간행 시기는 비교적 최근이지만 20세기 한의학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임상서이자 사료이기 때문이다.
『청강의감』은 송재가 그의 스승 청강의 의학을 정리한 서적이지만, 구성이나 내용 선별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송재의 의학관이 반영되어 있다. 어디까지가 청강의 견해이고, 어디까지가 송재의 견해인지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청강의감』이라는 서적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청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선행연구가 있고⁵⁾, 송재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⁶⁾ 본고에서는 선행연구의 결과들을 바탕으로 이들의 생애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가설 설정

”고 한다.²⁹⁾ 처방 명칭은 단순히 처방을 지칭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동일한 처방을 다르게 명명하였다는 것은 해당 처방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하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청강의감』에 수록된 대표방 149개 및 응용방 1402개을 바탕으로 여기에 포함된 251개 본초에 대한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같은 처방에 포함된 본초들은 연관성이 있다는 가정 하에 본초 네트워크를 형성하였으며, VOSviewer를 이용하여 시각화 하였다.²⁵⁾ 네트워크의 밀도(density)를 표현한 <그림 1>을 보면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생강(生薑), 감초(甘草) 이외에 송재의 지적처럼 반하(半夏), 복령(茯苓), 향부자(香附子)가 많이 사용되었으며, 당귀(當歸)ㆍ천궁(川芎)ㆍ작약(芍藥) 역시 많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제안 방법

“婦人科疾患”에는 ‘帶下’, ‘月經痛･月經異常･經閉’, ‘血崩･血漏(子宮出血)’, ‘下腹痛･厥陰腹痛･衝任氣痛･子宮痛’, ‘癥瘕･痃癖’, ‘不姙症’, ‘姙娠惡阻’, ‘胎漏･胎動･流産前兆症’, ‘保胎 및 姙娠雜病’, ‘臨産證’, ‘兒枕痛･産後陣痛’, ‘乳少症’, ‘産後雜病’ 등 경대태산(經帶胎産)과 관련된 주요 질환이 설명되어 있으며, “小兒疾患”에는 ‘胎熱･胎毒’, ‘乳食傷･泄瀉･驚風･慢驚･腸癖’, ‘癖瘧･肝脾腫大’, ‘感冒･肺熱･咳嗽･百日咳’, ‘㿀疹･癮疹･發頤･瘡瘍’, ‘麻疹･腫毒’, ‘遺尿･囊腫’, ‘疳病’, ‘虛弱･不思食･盜汗･痿躄･五軟’ 등 소아에게 호발하는 질환에 대해 다루었다.
“疼痛･痺風疾患”에는‘頭痛･偏頭痛･頭風･眉稜骨痛’, ‘頭眩･眩暈’, ‘項强’, ‘肩臂風 (痛)’, ‘胸脇痛･肋間痛’, ‘腰痛’, ‘下肢痛･脚氣･脚腫･脚痿’, ‘痛風･歷節風･痺風’을 다루었고, “五官系疾患”에는 ‘眼病’, ‘耳病’, ‘鼻病’, ‘口腔 및 舌病’, ‘牙風･頰車風･面風･面腫’을, “皮膚 및 外科疾患”에는 ‘皮膚病’, ‘癰疽･瘡瘍･瘰癧’, ‘外傷･瘀血’을 수록하였다.
“肝系疾患”에서는 ‘腹脹･鼓脹･脹滿’, ‘黃疸’을 다루었고, “心系疾患”에서는 ‘中風’, ‘怔忡･心悸･不眠･健忘･脫營･失志’, ‘精神病･癲疾･癎疾’의 내용을, 그리고 “腎系疾患”에서는 ‘浮腫’, ‘小便不利･尿澁･淋瀝･白濁･尿血’, ‘遺精･陽痿’의 내용을 다루었다.
‘治未病’, ‘治病必求於本’, ‘治法’, ‘方藥’, ‘過失治’, ‘藥性歌’로 구성된“治法”에서는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제한다음, 병의 근본을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치료 원칙에 해당하는 의론들을 서술하였다.
‘爲醫’, ‘大醫精誠’, ‘論醫’, ‘習醫規格’, ‘不失人情論’, ‘醫家病家要知’로 구성된“醫道”에서는 의학을 공부하는 자세와 의사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다루었다.
10) 어린시절 훈장이었던 조부에게서 한학을 배웠으며, 1949년 청강 김영훈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한의학을 수학하였다. 스승의 권유로 동양의약대학에 입학하였으며, 1955년에는 한의사 국가고시를 수석 합격하면서 한의사로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게 된다.
구한말에서 해방이후 격동기를 살아간 청강 김영훈의 의학사상을 제자인 송재 이종형이 정리하여 1984년 펴낸 책으로, 간행 시기는 비교적 최근이지만 20세기 한의학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임상서이자 사료이기 때문이다. 『청강의감』에 대해서는 이미 몇몇 주제에 대한 연구⁴⁾가 수행된 바 있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청강의감』 내용 자체에 한정하여 논의를 전개하도록 하겠다.
각각의 병증(病症) 아래에는 의학적 설명을 통해 치료의 대강을 피력하였고, 이에 적합한 1~4가지 대표 치료 처방을 제시하였다. 각각의 대표 치방에는 처방의 의미 혹은 특징을 약술하고 ‘加減法’을 두어 환자들의 다양한 호소 증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고가의 약재를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사용해야할 경우에는 값이 저렴한 약재나 국산 약재로 대용하였다. 녹용(鹿茸)은 녹각(鹿角)이나 구판(龜板), 우경골(牛脛骨)로 대신 사용하였고, 우황(牛黃)은 우담(牛膽)으로, 황련(黃連)은 고삼(苦蔘)으로, 산조인(酸棗仁)은 나복자(蘿葍子)로 대체하여 사용하였다.³⁴⁾ 한의약 잡지 『동양의약(東洋醫藥)』에 실린 청강의 휘호(<그림 3>, <그림 4>)에는, 한편으로는 이치를 궁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중의 건강을 염려했던 그의 행보가 잘 드러나 있다.
『청강의감』에는 동서의학 개념이 큰 이질감 없이 혼재되어 있다. 대인(大人), 부인(婦人), 소아(小兒)의 구성을 갖추고 있어 거시적으로 특기할 것이 없지만, 청강과 송재의 주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는 『의학입문』이나 『동의보감』과 달리, 오장(五臟)이라는 한의학적 생리 개념을 기준으로 질병을 대분류 하였다. 이런 분류는 과거 『천금요방(千金要方)』이나 『의학강목(醫學綱目)』 등의 의서에서 시도되었던 전통적인 병증 분류 방법 가운데 하나로, 병증을 직접 찾아가는 데에 어려움을 주지만 한의학 이론의 근간인 오행(五行)의 개념을 전면에 내세워 병증에 대한 시각을 직관적으로 드러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서도순이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면서 한의학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그는, 한의학을 학문적 대안으로 느끼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서도순 문하에서 3년간 한의학을 수학하였고, 이어 강화(江華) 낙가산(洛迦山) 보문사(普門寺)에서 3년간 스스로 각종 의서를 탐독하였다.
‘治未病’, ‘治病必求於本’, ‘治法’, ‘方藥’, ‘過失治’, ‘藥性歌’로 구성된“治法”에서는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제한다음, 병의 근본을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치료 원칙에 해당하는 의론들을 서술하였다. 이어 방제의 구성원리를 설명하고 『방약합편(方藥合編)』의 약성가를 인용하여 239종 본초에 대한 약성을 기술하였다. ‘爲醫’, ‘大醫精誠’, ‘論醫’, ‘習醫規格’, ‘不失人情論’, ‘醫家病家要知’로 구성된“醫道”에서는 의학을 공부하는 자세와 의사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다루었다.
이어 실제 임상에서 어떤 환자들에게 어떤 처방을 투여하였는지 10여개의 ‘應用方例’를 제시하여 청강의 임상경험을 독자들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四診’, ‘六辨’, ‘標本論’, ‘病機十九條’, ‘雜病提綱’으로 구성된 “診病”에서는 망문문절(望聞問切)을 통해 질병의 본질을 파악하는 방법을 『의학입문』의 내용을 요약하여 제시하였고, 장개빈(張介賓)의 육경(六辨) 논설을 통해 진단에서 표리(表裏), 한열(寒熱), 허실(虛實)의 구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특히 임상에서 한열의 증상이 빈발하기 때문에 따로 『상한명리론(傷寒明理論)』의 내용을 들어 발열(發熱), 오한(惡寒), 한열(寒熱), 조열(潮熱), 자한(自汗), 무한(無汗) 등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논하였다. ‘治未病’, ‘治病必求於本’, ‘治法’, ‘方藥’, ‘過失治’, ‘藥性歌’로 구성된“治法”에서는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제한다음, 병의 근본을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치료 원칙에 해당하는 의론들을 서술하였다.

대상 데이터

이 외에 송재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청강의감』에는 사물탕(四物湯), 사군자탕(四君子湯)을 기본방으로 한 처방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청강의감』에 수록된 대표방 149개 및 응용방 1402개을 바탕으로 여기에 포함된 251개 본초에 대한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같은 처방에 포함된 본초들은 연관성이 있다는 가정 하에 본초 네트워크를 형성하였으며, VOSviewer를 이용하여 시각화 하였다.
이어“表鬱無汗에는 加麻黃一錢” 등 12개의 ‘加減法’을 상술하였고, “感冒傷風, 鼻嚔, 惡寒, 頭身痛, 女三十八歲.
책의 저자 김영훈은 1882년 4월 25일 강화도(江華島) 온수리(溫水里) 출생으로 호는 정암(定庵), 청강(晴崗)이며, 본관은 광산(光山)이다.⁷⁾ 그는 유년 시절 과거 급제를 목표로 고향에서 권긍재(權兢齋), 심소암(沈素庵) 등 한학자들로부터 한학을 수학하였다.
책의 편자 이종형은 황해도(黃海道) 평산(平山) 출생으로 호가 송재(松齋)이다.¹⁰⁾ 어린시절 훈장이었던 조부에게서 한학을 배웠으며, 1949년 청강 김영훈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한의학을 수학하였다.
‘후박전 송’과 같이 청강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효과가 좋은 처방을 선호하였다. 특히 고가의 약재를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사용해야할 경우에는 값이 저렴한 약재나 국산 약재로 대용하였다. 녹용(鹿茸)은 녹각(鹿角)이나 구판(龜板), 우경골(牛脛骨)로 대신 사용하였고, 우황(牛黃)은 우담(牛膽)으로, 황련(黃連)은 고삼(苦蔘)으로, 산조인(酸棗仁)은 나복자(蘿葍子)로 대체하여 사용하였다.

이론/모형

하지만 장역(瘴疫)과 온역(溫疫)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설명에 얽매이지 않고 장역을 독감(毒感, Influenza)으로, 온역을 “티푸스系病菌에 依하여 發病流行한다”19)고 서양의학 개념을 통해 해설하였다.

성능/효과

21) 가감장원 탕(加減壯原湯)에 대해서도 “下焦가 虛冷”하다는 한의학적 원인을 지적 하고, “心臟機能의 衰弱으로 循環不全性慢性浮腫에 應用”된다는 임상 지침을 제시하였다.
25) 네트워크의 밀도(density)를 표현한 을 보면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생강(生薑), 감초(甘草) 이외에 송재의 지적처럼 반하(半夏), 복령(茯苓), 향부자(香附子)가 많이 사용되었으며, 당귀(當歸)ㆍ천궁(川芎)ㆍ작약(芍藥) 역시 많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각각의 대표 치방에는 처방의 의미 혹은 특징을 약술하고 ‘加減法’을 두어 환자들의 다양한 호소 증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네트워크의 군집(cluster)을 표현한 를 보면 붉은색 영역으로 사물탕(四物湯)을 의미하는 본초 그룹이 명확하게 드러나며, 초록색 영역으로 반하, 복령, 향부자 그룹이, 푸른색 영역으로 숙지황(熟地黃)을 중심으로 한 그룹과 맥문동(麥門冬)과 인삼(人蔘)을 중심으로 한 그룹이 함께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청강의감』은 구한말에서 해방이후 격동기를 살아간 청강 김영훈의 의학사상을 제자인 송재 이종형이 정리하여 1984년 펴낸 책으로, 훌륭한 임상서일 뿐만 아니라 현대한의학 형성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료이다. 이 책의 병증 분류와 설명 방식에서 동서의학이라는 시대적 화두에 대답해야 했던 선지자들의 노고를 읽을 수 있었으며, 효과가 좋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처방을 모색했다는 부분에서 일재의 억압 속에서도 한의학이 존립할 수 있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또 기존의 처방들을 변형하거나 새롭게 창방한 처방들을 통해 조선 후기 임상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 “醫者, 意也”라는 한의학의 오랜 격언처럼 『의학입문』과 『동의보감』을 중시하면서도 여기에 얽매이지 않고 처방을 사용되고 있었다. 이들 처방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간단한 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 인삼･맥문동 등의 기약(氣藥), 당귀･천궁･작약 등의 혈약(血藥), 향부자･반하･복령 등의 담울약(痰鬱藥)들이 주요하게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청강의감』이 기혈담울(氣血痰鬱)의 의학관을 내포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후속연구

『청강의감』에 실려 있는 다양한 가감법들을 깊이 있게 분석하거나 청강이 남긴 진료기록과 『청강의감』의 내용을 비교하는 것은 본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추후의 과제들이다. 아울러 청강과 관련해서 그의 스승이었던 서도순,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전광옥 등에 대한 인물 탐구도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청강의감』에 실려 있는 다양한 가감법들을 깊이 있게 분석하거나 청강이 남긴 진료기록과 『청강의감』의 내용을 비교하는 것은 본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추후의 과제들이다. 아울러 청강과 관련해서 그의 스승이었던 서도순,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전광옥 등에 대한 인물 탐구도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핵심어	질문	논문에서 추출한 답변
	청강기록부 자료의 종류와 수량은?	그의 처방전과 진료부는 오늘날까지 전해져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청강이 남긴 ‘청강기록부’(1914년~1974년)는 진료부 405점, 처방전 530점 등 총 935점이며, 분량은 약 12만장, 연인원 10여만 건에 해당한다.8)
	서양의학이 전해지면서 전통의학자는 어떤 방식으로 서양의학을 받아들였는가?	서양의학이 전해지면서 전통의학자들은 크게 3가지 다른 방식으로 서양의학을 받아들였다. 한의학을 부정하고 서양의학을 받드는 태도, 서양의학을 멸시하고 전통의학을 고수 하는 태도, 동의학과 서의학을 비교 연구하면서 두 의학을 취사 선택하려는 태도가 그것이다.14) 『청강의감』은 이 가운데에서 3번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청강의감은 어떤 책인가?	본고에서는 학계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최근에도 임상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청강의감(晴崗醫鑑)』의 구성과 내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구한말에서 해방이후 격동기를 살아간 청강 김영훈의 의학사상을 제자인 송재 이종형이 정리하여 1984년 펴낸 책으로, 간행 시기는 비교적 최근이지만 20세기 한의학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임상서이자 사료이기 때문이다. 『청강의감』에 대해서는 이미 몇몇 주제에 대한 연구4)가 수행된 바 있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청강의감』 내용 자체에 한정하여 논의를 전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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