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테로토피아로서의 이주 공간: 텔아비브 필리핀 노인돌봄노동자들의 '주말아파트'를 중심으로 Constructing a Heterotopia of Migrant Space: 'Weekend Flat' of Filipino Migrant Care-givers in Tel Aviv, Israel원문보기
본 논문은 초국적 이주노동자들이 거주국 내에서 수행하는 다층적인 사회적 관계와 공간적 실천을 살펴봄으로써 '차이의 공간'이 생산되는 과정을 고찰하고, 이러한 이질적인 공간을 단순히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되고 타자화된 공간이 아니라 이주자들의 일상적 경험이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와 질서가 재생산되는 헤테로토피아 공간으로 분석한다. 필자는 입주돌봄노동자로서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필리핀 이주자들의 일상 리듬이 주중-작업장, 주말-아파트로 패턴화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들이 주말마다 점유하는 텔아비브 네베셰아난의 '아파트'에 분석의 초점을 둔다. 이러한 주말아파트는 비록 주말에만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필리핀 이주민사회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단위인 동시에 경제, 사회, 종교적 활동의 핵심 장소로서 기능하며, '위험하고 적대적인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된 '안식처(shelter)'로 기능함으로써 거주국에서 배제되고 주변화된 이주노동자들이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이 논문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일상적 실천을 통해 유의미한 공간으로 전환되는 '주말아파트'는 이주노동자 삶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지배집단의 통제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공간을 전유하는 이주자들의 적극적인 행위성을 드러내는 데 유용한 통로로 분석된다. 주말아파트는 이주자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독특한 공간으로서 다른 공간들과 경계가 뚜렷하고 철저하게 분리된 공간으로 나타나지만, 그것을 둘러싼 외부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헤테로토피아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본 논문은 초국적 이주노동자들이 거주국 내에서 수행하는 다층적인 사회적 관계와 공간적 실천을 살펴봄으로써 '차이의 공간'이 생산되는 과정을 고찰하고, 이러한 이질적인 공간을 단순히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되고 타자화된 공간이 아니라 이주자들의 일상적 경험이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와 질서가 재생산되는 헤테로토피아 공간으로 분석한다. 필자는 입주돌봄노동자로서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필리핀 이주자들의 일상 리듬이 주중-작업장, 주말-아파트로 패턴화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들이 주말마다 점유하는 텔아비브 네베셰아난의 '아파트'에 분석의 초점을 둔다. 이러한 주말아파트는 비록 주말에만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필리핀 이주민사회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단위인 동시에 경제, 사회, 종교적 활동의 핵심 장소로서 기능하며, '위험하고 적대적인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된 '안식처(shelter)'로 기능함으로써 거주국에서 배제되고 주변화된 이주노동자들이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이 논문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일상적 실천을 통해 유의미한 공간으로 전환되는 '주말아파트'는 이주노동자 삶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지배집단의 통제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공간을 전유하는 이주자들의 적극적인 행위성을 드러내는 데 유용한 통로로 분석된다. 주말아파트는 이주자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독특한 공간으로서 다른 공간들과 경계가 뚜렷하고 철저하게 분리된 공간으로 나타나지만, 그것을 둘러싼 외부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헤테로토피아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This article aims to reveal the ways in which a "space of difference" is produced and interpret the space as a heterotopic space, drawing the case of Filipino elderly care-givers in Israel. The in-betweens and temporariness of the migrants'experiences in the Israeli society lead to the creation of a...
This article aims to reveal the ways in which a "space of difference" is produced and interpret the space as a heterotopic space, drawing the case of Filipino elderly care-givers in Israel. The in-betweens and temporariness of the migrants'experiences in the Israeli society lead to the creation of a heterotopic space. Paying attention to their particular life rhythm as live-in care-givers, namely weekdays-workplace and weekend-flat, this article explores how the migrant care-givers build their own society through a variety of spatial practices and multiple social relations based on the flat. In making the flat a perfect form of a lifestyle for their own, the migrants inscribe their presence in the flat in unique ways for different purposes, in a way different to that which surrounds it. However, the structure of flat not only signifies the migrants' marginality but also reflects the challenging position. The flat has functions in relation to all other space that remains, even if such connection often creates effects of contrast and difference. In this light, the flat is not merely an alienated and circumscibed exotic migrant enclave but a heterotopic space which is dynamically constructed in relation to other sites in the wider societal order.
This article aims to reveal the ways in which a "space of difference" is produced and interpret the space as a heterotopic space, drawing the case of Filipino elderly care-givers in Israel. The in-betweens and temporariness of the migrants'experiences in the Israeli society lead to the creation of a heterotopic space. Paying attention to their particular life rhythm as live-in care-givers, namely weekdays-workplace and weekend-flat, this article explores how the migrant care-givers build their own society through a variety of spatial practices and multiple social relations based on the flat. In making the flat a perfect form of a lifestyle for their own, the migrants inscribe their presence in the flat in unique ways for different purposes, in a way different to that which surrounds it. However, the structure of flat not only signifies the migrants' marginality but also reflects the challenging position. The flat has functions in relation to all other space that remains, even if such connection often creates effects of contrast and difference. In this light, the flat is not merely an alienated and circumscibed exotic migrant enclave but a heterotopic space which is dynamically constructed in relation to other sites in the wider societal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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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정의
고국과 가족에게서 분리되어 낯선 장소에 재배치된 이주자들은 노인돌봄노동자로서의 공통의 계급 정체성과 공간적 근접성(spatial proximity)을 바탕으로 특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그 과정에서 아파트를 기반으로 상호부조와 연대의 원리에 기반을 둔 결속력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한다. 따라서 ‘아파트 안’에 구축되는 폐쇄적인 공동체의 형성과 ‘아파트 밖’이라는 외부 환경에 대한 아파트 거주자들의 협동적인 대응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구분되는 안-밖 경계를 강화시키면서 아파트를 더욱 더 고립되고 독특한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듯 보인다.
본고에서는 우선 이스라엘에서 필리핀 이주자들이 입주돌봄노동자로서의 노동력을 담보로 한 단기계약에 기반을 두고 거주국 내에서 사회적으로 주변화되고 배제된 ‘타자’로서 존재하는 양상을 기술하고, 이들이 자신들의 주변적인 지위와 일시적인 체류조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라는 구체적인 장소를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안식처로 형성되는 아파트의 특성과 사회적 관계의 실천 방식을 분석함으로써, 주류 사회에서 배제와 일탈의 공간으로 간주되는 네베셰아난의 주말아파트를 단순히 분리된 이질적인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현실을 반영해주는 일종의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으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스라엘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채용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이스라엘 사회에 새로운 타자로 등장한 이주노동자들은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수용되지만 정착은 허용되지 않는 ‘미정착거주자’로 존재한다.
이 논문은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필리핀 노인돌봄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주변적인 지위와 취약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공간적 실천을 통해 독특한 이주공간을 형성하는 과정에 주목하고, 이러한 공간을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이주민 삶의 모습이 투영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공간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지구화의 영향으로 이주연구에서는 이주자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맺는 장소와 공간 개념을 재고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기해왔다(Rodman, 1992; Massey, 1994; Appadurai, 1996; Gupta and Ferguson, 1997; Olwig, 2009; Marcus, 1998; Smith, 2001; Low and Lawrence-Zuniga, 2003; Cresswell, 2004; Faist, 2000).
이러한 시각에서 본고에서는 이스라엘로 이주한 필리핀 입주노인돌봄노동자들(live-in elderly caregivers)이 별도의 숙소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거주국 내에서 집단적으로 임대하는 독특한 형태의 거주 공간인 ‘주말아파트(weekend flat)’에 주목하고, 이들이 다양한 공간적 실천을 통해 일반적 의미의 아파트를 새로운 의미와 맥락을 가진 공간으로 생산해내는 과정을 규명하고자 한다.
본고에서는 우선 이스라엘에서 필리핀 이주자들이 입주돌봄노동자로서의 노동력을 담보로 한 단기계약에 기반을 두고 거주국 내에서 사회적으로 주변화되고 배제된 ‘타자’로서 존재하는 양상을 기술하고, 이들이 자신들의 주변적인 지위와 일시적인 체류조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라는 구체적인 장소를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다. 이러한 자료를 기반으로 필리핀 노인돌봄노동자들이 공동으로 거주하는 텔아비브 네베셰아난의 아파트를 단순히 주류사회에서 분리된 이질적이고 타자화된 정태적인 공간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외부 세계와의 끊임없는 교류 속에서 역동적으로 형성되면서 새로운 존재 방식을 가능하도록 해 주는 공간임을 드러내고자 한다.
제안 방법
아파트의 구성원으로서 거주하면서 모든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사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이주자들의 주말 생활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으며, 네 군데의 아파트에 차례로 거주하면서 정보제공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조사는 주로 아파트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지만,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의 사회관계망 내에 위치한 네베셰아난의 여러 공공장소와 고용주의 집, 성당이나 교회, 그리고 고용주의 집 인근 공원에서도 이루어졌다. 정보제공자들은 대부분 1995년에서 2012년 사이 돌봄노동자로서 이스라엘에 입국한 3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에 이르는 기혼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8명의 미등록체류자를 포함한다.
필리핀 노인돌봄노동자들은 입주노동자로서 고용주의 집에 거주하기 때문에 아파트를 주말에만 간헐적으로 이용하는데다 높은 임대료를 충당할만한 경제적 자원이 부족하므로 대부분 소규모 그룹 단위(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25명)로 아파트를 임대한다. 필자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아파트에 구성원으로 입주하여 주로 참여관찰과 심층인터뷰, 비공식인터뷰를 통해 자료 수집을 하였다. 아파트의 구성원으로서 거주하면서 모든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사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이주자들의 주말 생활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으며, 네 군데의 아파트에 차례로 거주하면서 정보제공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대상 데이터
이 논문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26개월에 걸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네베셰아난(Neve Sha’anan neighborhood)에서 수행된 현지조사자료와 문헌자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논문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26개월에 걸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네베셰아난(Neve Sha’anan neighborhood)에서 수행된 현지조사자료와 문헌자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연구의 분석 대상인 주말아파트는 대부분 네베셰아난에 밀집되어 있으며, 전국에 분산되어 있던 이주자들이 돌아오는 주말이 되면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되는 이스라엘 최대의 이주민 집거지이다. 필리핀 노인돌봄노동자들은 입주노동자로서 고용주의 집에 거주하기 때문에 아파트를 주말에만 간헐적으로 이용하는데다 높은 임대료를 충당할만한 경제적 자원이 부족하므로 대부분 소규모 그룹 단위(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25명)로 아파트를 임대한다.
성능/효과
11) 특정한 시간대인 주말이 되면 전국에 분산되어 있던 필리핀 이주자들이 모여들어 ‘보는 눈’이 많아지는 네베셰아난에서 아파트는 혼외관계를 맺은 이들이 지배적인 사회질서와 윤리적인 시선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일탈’을 행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장소이다.
1967년 네베셰아난 입구에 새로운 버스터미널 공사가 시작되었지만 내수 경제 침체기를 맞아 1993년까지 공사 중단으로 긴 공백기를 거치게 되면서 이 지역은 심각한 물리적, 경제적 쇠퇴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임안나, 2015, 118). 그 결과, 거주지로서의 인프라를 잃은 네베셰아난에서 기존 거주자들이 유출되는 동시에 이 시기에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그 공백을 메우면서 네베셰아난은 이주민 집거지로 전환되었다. 또한 2002년과 2003년에 걸쳐 이 지역에서 수차례 발생한 팔레스타인 자살폭탄테러의 희생자가 대부분 이주노동자, 특히 미등록체류자라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네베셰아난은 ‘불법체류자들의 소굴’로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Willen, 2003; Hatuka, 2010).
셋째, 고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친인척이 부재한 이주자들에게 아파트는 공동체 연망을 형성시키는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가족과 고향의 부재를 보상해 주는 ‘귀속 공간’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서구문화에서 묘지는 종교의 권위나 전염병 발생에 따라 인식이 바뀌어 오면서도 그 역할은 지속된다. 셋째, 헤테로토피아에서는 한 공간 안에 양립할 수 없는 여러 공간들이 실제로 하나의 장소에 배치될 수 있다(1986, 25-26). 예를 들어, 페르시아 전통정원과 동물원은 세계의 가장 작은 단편인 동시에 세계의 전체성을 드러낸다.
필자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아파트에 구성원으로 입주하여 주로 참여관찰과 심층인터뷰, 비공식인터뷰를 통해 자료 수집을 하였다. 아파트의 구성원으로서 거주하면서 모든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사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이주자들의 주말 생활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으며, 네 군데의 아파트에 차례로 거주하면서 정보제공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조사는 주로 아파트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지만,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의 사회관계망 내에 위치한 네베셰아난의 여러 공공장소와 고용주의 집, 성당이나 교회, 그리고 고용주의 집 인근 공원에서도 이루어졌다.
첫째, 고용주의 집에 입주하여 24시간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있어 고용주로부터의 물리적 분리는 이들의 신체적, 심리적 휴식에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이주노동자들이 필요로 하는 장소는 일정한 거주공간이 아니라 ‘작업장(workplace)’ 혹은 ‘고용주의 집’에 대비되는 공간으로서 저렴한 비용으로 편안히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초국적 이주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삶의 영역을 아파트라는 특정 장소를 통해 분석하는 본 연구에서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특정한 시간적, 공간적 맥락에서 아파트가 반공간으로 기능하면서 어떻게 장소성(locality)을 생산해내는가에 대한 설명을 도우며, ‘주말 아파트’와 ‘주중 작업장’의 시공간적 패턴으로 재구성되는 필리핀 이주자들의 특수한 일상적 경험이 만들어내는 특수한 형태의 공간성과 그 문화적 의미를 분석하는데 유용하다고 판단된다.
후속연구
” 이러한 관점에서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시공간적으로 재배치된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의 역동적인 이주자 삶을 조명해 줄 뿐 아니라 지배집단의 통제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공간을 전유하는 이주민들의 행위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주는 통로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푸코가 제시한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체계적이지 않고 모호할 뿐만 아니라 구조주의적 환원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Saldanha, 2008; Johnson, 2006), “담론 공간의 성격이 강하여 사회적 실천을 담보하는데 미흡할 가능성이 크다”(장세룡, 2009, 316)는 문제가 적절히 지적된 바 있다. 필자는 비록 불완전한 개념인 헤테로토피아가 명확한 이론적 틀을 제공하지는 못하더라도 헤게모니적 공간 속에서 취약한 위치에 놓인 초국적 이주노동자의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삶의 경험과 사회적 관계를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시각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초국적 이주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삶의 영역을 아파트라는 특정 장소를 통해 분석하는 본 연구에서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특정한 시간적, 공간적 맥락에서 아파트가 반공간으로 기능하면서 어떻게 장소성(locality)을 생산해내는가에 대한 설명을 도우며, ‘주말 아파트’와 ‘주중 작업장’의 시공간적 패턴으로 재구성되는 필리핀 이주자들의 특수한 일상적 경험이 만들어내는 특수한 형태의 공간성과 그 문화적 의미를 분석하는데 유용하다고 판단된다.
질의응답
핵심어
질문
논문에서 추출한 답변
네베셰아난의 경우에 아파트 공간의 익명화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로 아파트 거주자들 사이에 이러한 상호의존적인 전략을 통한 아파트 공간의 익명화는 이주자들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건물에 누가 살고 있는지를 어렵게 만든다. 더욱이, 이주자들은 자신들이 소속된 아파트를 주말에만 방문하여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 머무르다 고용주의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웃들과 마주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말아파트의 역할은 무엇인가?
필자는 입주돌봄노동자로서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필리핀 이주자들의 일상 리듬이 주중-작업장, 주말-아파트로 패턴화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들이 주말마다 점유하는 텔아비브 네베셰아난의 '아파트'에 분석의 초점을 둔다. 이러한 주말아파트는 비록 주말에만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필리핀 이주민사회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단위인 동시에 경제, 사회, 종교적 활동의 핵심 장소로서 기능하며, '위험하고 적대적인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된 '안식처(shelter)'로 기능함으로써 거주국에서 배제되고 주변화된 이주노동자들이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이 논문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일상적 실천을 통해 유의미한 공간으로 전환되는 '주말아파트'는 이주노동자 삶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지배집단의 통제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공간을 전유하는 이주자들의 적극적인 행위성을 드러내는 데 유용한 통로로 분석된다. 주말아파트는 이주자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독특한 공간으로서 다른 공간들과 경계가 뚜렷하고 철저하게 분리된 공간으로 나타나지만, 그것을 둘러싼 외부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헤테로토피아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헤테로토피아의 문자적 의미는 무엇인가?
문자적 의미에서 헤테로토피아란 “원래 있어야 하는 곳이 아닌 다른 위치에서 발생되는 세포”를 가리키는 의학 용어로, 이러한 세포는 위험하지는 않지만 잘못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Johnson, 2006, 77). 기존의 인식론적 질서와 전혀 다른 불연속적이고 이질적인 사유체계를 통해 장소를 능동적으로 이해하고자 한 Michel Foucault(1986)는 이 개념을 ‘타자의 공간’으로 발전시키면서 “우리가 몇몇 사회적 공간들 안에서 발견하는 특이한 공간들”이며 “그 기능은 여타 공간들의 기능과는 다른 전혀 반대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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