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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IS 바로가기한국정치학회보= Korean political science review, v.31 no.2, 1997년, pp.173 - 201
유영옥
본 논문은 생활세계와 관련된 남북한의 인간적 조건들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양체제간의 이질성의 특성을 밝히고 그 동질화에로의 가능성을 살펴봄으로써 통일의 주제를 심리사회적 통합의 차원에서 논의하였다. 이러한 논의는 생활세계의 제반 양식에서의 남북한 주민들간의 차이를 좁히는 작업이 통일을 향한 주요 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심리사회적인 통합은 여타의 정치경제적인 제도적 통합에 비해서 장기간에 걸친 노력과 지속적인 인내를 필요로 하며, 정치, 경제적 정책만큼 그 효과가 단시일 내에 가시화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이유에서 남북간의 심리사회적 이질성을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긴 호흡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게 된다. 결국 심리사회적 통합은 인간차원에서의 융합을 이루어내기 위해 남북한 주민들이 일체감을 갖는데 저해가 되는 요인들을 해소시켜 나아가려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분단상태로부터의 통일’이라는 결과적 측면보다는 ‘분단상태의 극복적 해소’ 라는 과정적 측면에 초점을 두게 된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측면을 한국인의 심성특성과 관련시켜 ‘우리성’과 ‘정’의 개념적 확장을 통한 세계화를 제안하였다. 즉 우리 민족의 전형적인 내가족중심주의적인 ‘정’의 모습을 내이웃, 내민족, 나아가 나와 같은 인류라는 차원에 확대 적용시킴으로써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불의에 의해 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타인들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책임지는 세계 속의 ‘정’의 모습으로 승화시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라는 ‘자기성’과 ‘남’이라는 ‘타자성’은 ‘나와 남’이라 는 ‘우리성’으로 함께 어우러지게 된다.
심리사회적 통합이 남북한 주민들간의 이질성 극복을 통한 정신적ㆍ내면적 통합의 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동족으로서의 일체감 형성이야말로 통일문제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본고는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기초 작업의 하나로 심리사회적 조망틀에서 남북한의 현실을 몇 가지 차원에서 비교해 봄으로써 남북간 이질성의 실체적 내용을 밝히고 그 극복 가능성을 검토해보고자한논문인 동시에 통일의 모습은 종국적으로 세계가 추진하고 있는 전인류의 ‘인간화’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에 개인과 민족이 함께 동참해나가는 모습이라는 것을 연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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