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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IS 바로가기노어노문학 = Korean journal of Russian language and literature, v.21 no.2, 2009년, pp.425 - 458
홍대화
러시아 문화 속에 나타난 악마와 악마성의 문제를 연구하기 위한 초석으로 고대 루시의 문헌 문학 중 성자 문학에 나타난 악마의 형상을 연구한 논문이다. 고대 루시의 성자문학 속의 악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대 교회 교부들에 의해 정리된 악마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고대 루시의 성자문학은 비잔틴으로부터 이식된 장르이므로, 비잔틴 성자전과 고대 루시의 성자문학의 모델이 된 《성 안토니의 생애》에 나타난 악마의 형상을 살펴보는 것 또한 필수적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초대 교부들의 악마론과 《성 안토니의 생애》를 살펴보고, 러시아 정교 신학에서의 악마론을 은둔자 페오판을 통해 정리한 뒤, 고대루시의 대표적인 성자문학 《보리스와 글렙에 대한 이야기》, 《동굴 수도원의 페오도시 성자전》, 《끼예프 동굴 수도원의 성자전 모음집》, 《세르게이 라도네쥬스끼 성자전》, 《아바꿈 성자전》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초대 교회의 교부들에 따르면, 악마는 교만함의 죄로 인해 천상에서 추락하여 지상의 세계를 지배하며 인간의 자유의지에 근거해 악을 퍼뜨리는 존재이다. 이 악마는 성자의 거룩함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과 인간의 악덕을 드러내어 정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하나님의 허락 하에 인간을 유혹하고 공격하지만, 그 본질상으로는 아무 힘이 없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악마는 인간에게 위협을 가할 능력 밖에 없는데, 그 위협의 수단으로 악마는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커다란 소음과 굉음을 내며 육체적으로 성자를 공격하지만, 성자를 근본적으로 파멸시키지는 못한다. 《성 안토니의 생애》에서 악마는 보이지 않는 존재로 교부들의 악마론에 맞추어 성 안토니를 공격한다. 이때 성자와 악마의 형상은 일상성과 구체적인 삶, 그리고 인간관계와는 동떨어진 추상성과 교조성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끼예프 루시의 성자전들에서는 악마의 형상에 민속적인 요소들이 부가되면서 악마들이 다양한 양상으로 활동하게 된다. 동시에 악마의 작용을 인간의 성격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끼예프 동굴 수도원의 성자전 모음집》에 나타난 종복으로서의 악마의 모티브는 근대 러시아 문학의 악마들의 형상에 면면히 계승되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성자들의 모습 또한 감정과 심리의 변화를 전달하는 단계부터 시작하여 그보다 더 나아가 인간적인 개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간다. 이러한 전통은 고대 루시 중반부에는 두드러지지 않다가, 《아바꿈 성자전》에 와서 더욱 발전된다. 악마의 모습 또한 구체적인 일상에 개입하기는 하지만, 환상과 환영 등 추상적 틀을 벗어나지 못하던 것에서 《아바꿈 성자전》에 와서는 구체적인 인간을 통해 역사하는 악마의 개입으로 그 양상이 변화를 겪게 된다. 고대 루시의 성자문학은 다른 무엇보다도 악마의 작용을 받는 인간의 감정과 심리의 변화에 초점을 둠으로써 근대 러시아 문학의 주된 자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리주의에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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