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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학문의 지나친 세분화를 극복하기 위해서 시행되고 있는 학제간 연구나 학부제와 같은 시도는 자주 그 효과가 의문에 처해지고 있다. 이런 시도를 올바로 평가하기 위해 이 논문에서는 대학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12-13세기의 학문 분류와 학문간의 연계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려고 시도한다.
먼저 고대로부터 전수 받은 대표적인 학문 분류들을 고찰한 후, 변화된 중세학문 세계가 이 분류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수용했는가를 다룬다. 이어서 중세 학문 분류의 가장 중요한 원천들(후고, 군디살리누스, 익명의 파리대학교수의 저작들)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학문 분류의 특징과 변화 이유 등을 비교 분석한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다양한 학문 분류와 중세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진 실제 교육 순서 사이의 관련성은 무엇이며 그 비교 안에서 드러나는 중세 대학 인문 학부가 지향하고자 했던 목표를 살펴본다. 이런 분석은 상위 학부의 기초 교육을 담당하면서도, 전체 학문 질서에 대해 비판적인 문제 제기를 그치지 않았던 중세 대학 인문 학부의 활발한 기능을 통해 현재 대학 교육의 문제점들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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