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quire{mediawiki-texvc}$

연합인증

연합인증 가입 기관의 연구자들은 소속기관의 인증정보(ID와 암호)를 이용해 다른 대학, 연구기관, 서비스 공급자의 다양한 온라인 자원과 연구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행자가 자국에서 발행 받은 여권으로 세계 각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연합인증으로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는 NTIS, DataON, Edison, Kafe, Webinar 등이 있습니다.

한번의 인증절차만으로 연합인증 가입 서비스에 추가 로그인 없이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연합인증을 위해서는 최초 1회만 인증 절차가 필요합니다. (회원이 아닐 경우 회원 가입이 필요합니다.)

연합인증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초이용시에는
ScienceON에 로그인 → 연합인증 서비스 접속 → 로그인 (본인 확인 또는 회원가입) → 서비스 이용

그 이후에는
ScienceON 로그인 → 연합인증 서비스 접속 → 서비스 이용

연합인증을 활용하시면 KISTI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노벨상과 창의성

2008-10-02

2008 노벨상 아시아인으로 유일하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사람은 일본인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이다. 그는 2002년 도쿄에서 열린 노벨상 100주년 기념 국제 포럼 중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로 열린 토론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과학자도 이제까지 창의성에 대해 생리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현재도 창의성에 대한 과학적 성과는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매년 10월 노벨상 시즌이 되면, 언제쯤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배출될지를 두고 창의성을 길러주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교육과 환경 문제가 대두되곤 한다. 노벨상에는 창의성이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기 마련이다.


노벨 그 자신이 창의적 인물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노벨상이란 게 인류 복지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과학 분야의 경우 수상자들은 이전에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풀거나 새로운 장치를 발명함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그러므로 노벨상은 그 자체가 창의성의 잣대이며 노벨상 수상자는 곧 창의성의 화신인 셈이다.
사실 노벨상은 그 탄생부터 창의성이 돋보인다.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 그 자신이 창의적인 인간이었으니 말이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창조해낸 발명가이자 과학자, 그리고 비지니스맨이었다. 그가 다이너마이트라는 하나의 발명을 통해 대단한 부를 이루어내긴 했지만, 그의 머릿속은 언제나 수많은 아이디어로 가득했다. 그가 낸 특허 건수만도 300건이 넘었다.
그 누구보다 창의적인 업적을 이룩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알기에 노벨은 인간의 창의적인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노벨은 자신과 달리 인간의 창의성이 좋은 일을 이끌어내길 희망하며 죽기 전에 빛나는 유언을 남겼던 것이다.
그렇다면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은 어떤 창의적인 특성을 보여주는 것일까? 창의성이란 걸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이들을 통해 우리는 창의성이란 게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일찍부터 많은 논문 써



실제로 이를 확인하기 위해 1970년대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미국인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 미 컬럼비아 대학 교수인 해리엇 주커먼 박사가 그 주인공으로, 그녀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1977년에 『과학 엘리트: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들(Scientific elite: Nobel Laureates in the United States)』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했다. 지금까지도 이 책은 창의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되고 있다. 그만큼 노벨 과학상 수상자에 대해 광범위하게 연구된 바가 아직까지도 없다는 얘기이다.
이 책에는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이 보통의 과학자들과 다른 점을 양적인 측면에서 조사한 내용이 있다. 그 예가 바로 논문 편수이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은 평생 동안 내는 논문의 수가 많았다. 보통 과학자들은 1년에 평균 1.48편을 쓰지만, 노벨상 수상자들은 3.24편을 발표했다. 보통 과학자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은 일찍부터 논문을 많이 펴냈다. 30살이 되기 전에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은 평균 12편 이상의 논문을 썼다. 이는 일반 과학자들보다 2배나 많은 수치이다.
이처럼 논문을 많이 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양이 중요한 건 아니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하지만 양과 질이 서로 무관하지 않다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딘 케이스 시몬톤 교수는 해석했다.
시몬톤 교수는 그의 저서 『천재, 창의성, 그리고 리더십(Genius, Creativity, and Leadership)』에서 양과 질은 서로 관련이 있으며, 천재들의 많은 논문 편수는 창의적인 생산성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즉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은 창의적인 생산성이 높아 보통 과학자들보다 일찍부터 많은 논문을 쓴다는 것이다.


절반 이상은 스승이 노벨상 수상자




한편 주커먼의 조사에 따르면 역할모델도 노벨상 수상자에 큰 영향을 주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을 보면 절반 이상이 이전에 노벨상을 수상한 스승 밑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를 두고 시몬톤 교수는 천재성을 발휘하는 데 있어 창의적인 역할 모델이 필수적이라고 해석했다.
흥미롭게도 주커먼은 더 나아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나이 차에도 주목했다. 그의 조사 결과, 약 42퍼센트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나이 차가 16-25세로, 평균 20세의 나이 차가 났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약 25살쯤에 박사학위를 받는 것을 고려했을 때 그들의 스승은 제자를 키우기 시작하는 나이인 마흔살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를 보면 노벨상을 타고 싶다면 젊고 의욕에 찬 교수 밑에서 공부하는 게 낫다는 얘기일 수 있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20년의 기간이 있듯이 노벨상의 수상에도 20년 주기의 세대가 존재한다고 시몬톤 교수는 얘기한다. 19세기 말에 등장한 양자이론이나 20세기 초 상대성이론은 당시 혁신적인 물리학이론이었다. 이렇게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이론이 과학계에 받아들여지는 데는 구세대가 지나고 신세대가 들어서야 가능하다.
예를 들어 1897년 양자이론에 관한 논문을 쓴 막스 플랑크는 노벨상을 수상하기까지 20년의 세월을 기다려 1918년에야 수상했다. 아인슈타인의 경우에도 노벨상을 받는 데 17년이 필요했다. 상대성이론이 아니라 광전효과로 받긴 했지만 말이다.


나이 저주한 폴 디랙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은 언제 가장 창의성을 높이 발휘했을까? 흔히들 젊을 때 성과를 내지 않으면 노벨상을 타기 힘들다고 한다. 193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폴 디랙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저주하며 이런 시를 지었다. “나이는, 모든 물리학자들이 두려워해야 할, 오한과도 같다. 30대가 지났다면 물리학자는 여전히 살아 있기보다 죽는 게 낫다.”
실제로 디랙은 자신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다준 상대론적 파동 방정식을 25살의 젊은 나이에 세웠다. 그 결과, 31살의 젊은 나이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아인슈타인의 경우도 26살에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정말 디랙 말대로 30대가 지나면 더 이상 창의성은 발휘되지 않는 걸까?
하지만 주커먼의 조사에 따르면 얘기는 달랐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상을 수상하게 된 업적을 이룬 시기는 평균 39세였다. 즉 그렇게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에 창의성이 최고조를 이루었다는 얘기이다. 이때는 논문 편수 면에서도 정점에 다다른 시기이다. 아주 이른 나이부터 창의성을 발휘하는 논문을 쓰기란 쉽지 않으며 숙련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천재 중 천재로 인식되는 아인슈타인의 경우에도, 최초의 논문은 특별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이 처음 발표한 논문들은 당시 주요 물리학 저널에 게재되긴 했지만, 수준이 특별히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그리 창의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창의성은 꾸준한 노력과 자신의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200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일본인 료지 노요리 교수도 이런 말을 했다. “과학자들은 충분히 숙련되어야 기회가 왔을 때 행운을 잡을 수 있다”.
10월 6일을 시작으로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시작된다. 자신이 노벨상을 받을 만한 업적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은 한 통의 전화를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노벨재단은 발표하기 단 몇 분 전에 마치 마술처럼 전화를 걸어 수상자에게 소식을 알리니 말이다. 올해는 어떤 창의적인 과학자가 이 영광을 누리게 될지 기대된다.

AI-Helper ※ AI-Helper는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합니다.

AI-Helper 아이콘
AI-Helper
안녕하세요, AI-Helper입니다. 좌측 "선택된 텍스트"에서 텍스트를 선택하여 요약, 번역, 용어설명을 실행하세요.
※ AI-Helper는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선택된 텍스트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