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성들은 예나 지금이나 뱃속의 아기가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다. 대부분의 아기들이 부모들의 정성과 보살핌 속에 건강하게 세상에 나오지만 간혹 선천성 기형과 같은 심각한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기들도 있다.
이런 선천성 기형 가운데 척추가 둘로 갈라지거나 뇌가 없는 상태로 태어나는 신경관 결손증은 산모가 임신 전부터 엽산(folic acid)을 꾸준히 복용하면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임신이 가능한 연령의 여성은 매일 0.4mg의 엽산을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 신경관 결손증 태아를 임신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초기까지 4mg의 엽산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신경관결손증은 선천성 심장기형 다음으로 흔한 태아기형으로 임신초기(3∼4주)에 태아의 신경 축이 닫히지 않아 발생한다. 증상은 뇌가 없는 무뇌증과 척추가 둘로 갈라져 운동신경장애를 초래하는 이분척추증 등으로 나타난다.
이 질환은 몇 개의 유전자가 환경적 요인과 결합해 다음 세대에 유전되며 부모가 유전적 소인이 있으면 유전율이 정상인에 비해 10배나 높다. 발병률은 보통 백인에서 1,000명 당 1명꼴로 매우 높은 편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1,000명 당 7명까지도 보고되기도 했다. 동양인은 그보다는 적은 1,000명 당 0.9명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동물의 간과 채소에 많은 엽산…심장병-대장암 등 예방 효과

을지대학병원에 따르면 비타민의 일종인 엽산은 아미노산과 핵산의 합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주로 닭의 간, 소간 등의 동물간을 비롯해 가다랭이, 브로콜리, 시금치, 사탕무우, 녹색 양배추, 상추, 파슬리, 콩과 같은 채소류 등에 풍부하다.
엽산은 특히 세포분열 과정에 관여해 태아의 발생-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하면 조산, 사산, 저체중아 출산과 함께 기형아를 낳을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적절한 양의 칼로리와 단백질이 들어 있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대부분 충분히 보충될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물론 장기간 계속되는 임신구토, 용혈성 빈혈 등이 있는 산모에게는 별도의 보충이 필요하다.
의료계에 따르면 엽산은 신경관결손 이외에도 언청이 등 다른 선천성 기형의 위험률을 감소시키고, 매일 0.4mg의 엽산을 섭취하면 허혈성 심장병의 발생률을 10% 가량 줄이고 대장암의 위험률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엽산 풍부한 식품 조리, 어떻게 하나

식품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엽산은 그 형태가 매우 불안정하다. 때문에 실내 온도에서 저장된 신선한 채소는 3일만 지나도 엽산 함량이 70%까지 떨어진다. 또한 식품을 조리, 가공하는 과정에서 50∼90%까지 파괴되며 열에 의해서도 쉽게 손실된다.
특히 엽산은 채소나 과일의 바깥층에 많이 들어 있어 깎거나 다듬는 동안에도 많은 양이 손실된다. 따라서 식품을 조리할 때는 너무 잘거나 썰거나 세게 씻지 않는 것이 좋다.
식품 구입과 보관 및 조리시 주의사항으로 △야채나 과일은 싱싱한 것을 사서 날로 먹거나 열처리를 적게 해서 먹는다. △바로 조리하지 않는 식품은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보관하고 오래 두지 않는다.
또한 △식품을 물에 담그지 말고 빨리 씻도록 하며 가능한 한 자르지 않고 다듬어 바로 요리하도록 한다. △식품은 뚜껑이 잘 맞는 냄비에 짧은 시간동안 약한 불에서 요리하고 물은 최소량만 사용한다. △채소에 들어있는 엽산은 조리할 때 물에 의해 절반가량이 손실되므로 찌거나 볶거나 전자레인지로 요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