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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면 왜 염화칼슘을 뿌릴까

2010-01-05


4일에도 서울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자 서울시는 오전 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인력 1만명과 장비 1천200대를 투입해 무려 3천636t의 제설제를 살포했다.
그렇다면, 염화칼슘이 눈 덮인 도로에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
기본 원리는 고교 화학 시간에 나오는 `어는점 내림’ 효과다.
보통 조건에서 순수한 물의 어는점은 섭씨 0도인데 물에 불순물이 섞이면 어는점이 0도 밑으로 더 내려간다.
교과서에서는 “비휘발성인 용질이 녹아 있는 용액의 어는점은 순수한 용매보다 낮아진다”고 표현하지만, 간단하게 염화칼슘이 눈에 섞이면 영하에서도 잘 얼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도에 따라 어는점이 얼마나 내려가는지 정량적으로 계산하는 공식도 있으나, 일반인 입장에서는 “물에 염화칼슘을 충분히 섞으면 영하 50도에서도 얼지 않고 오히려 얼음을 녹일 수 있다”는 상식 정도면 충분하다.
그런데 “염화칼슘이 이미 언 상태인 물에 어떻게 녹느냐”는 의문이 또 생길 법하다.
염화칼슘이 제설 작업에 제격인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그 답이다.
염화칼슘은 고체 상태에서도 주변 공기가 머금은 습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는 `조해성(潮解性)’이 있기 때문이다.
즉 염화칼슘을 길 위에 뿌리면 일단 주변 공기에 있는 수증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으면서 `염화칼슘 수용액’이 된다.
이 염화칼슘 수용액이 얼음과 닿으면서 얼음을 녹이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면 염화칼슘 수용액과 합쳐져서 어는점 효과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웬만해서는 다시 얼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염화칼슘은 차량 부식을 심하게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는데다 영하 10도 이상 0도 미만에서는 되레 소금(염화나트륨)의 제설 효과가 큰 경우도 있고, 미끄럼 방지 효과도 필요해 실제 제설 작업 때는 소금과 모래를 함께 섞어 뿌리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이렇게 하면 도로에 쌓인 눈이 수시간 내에 녹지만, 100년에 한 차례 있을까 말까 한 `눈 폭탄’이 짧은 시간에 쏟아진 탓에 서울시와 방재 당국은 제설 작업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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