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미 실크 생산에 국내 연구진이 획기적 연구 성과를 이뤄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과 서울대 박영환 교수팀이 공동으로 ‘초고분자량의 거미 실크 단백질’을 생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교과부가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PNAS)’ 7월 2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거미 실크 섬유는 그 우수성 때문에 효모, 곤충, 동물세포, 형질전환식물, 대장균을 비롯한 여러 생체 시스템을 활용한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글리신 등 특정 아미노산이 반복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거미 실크 단백질의 특수성으로 인해 고분자량의 거미 실크를 인공적으로 생산할 수 없었다.

이상엽 교수 연구팀은 이런 거미실크 단백질을 생산하는 대장균을 대사공학적으로 새로이 개발하고, 이를 활용함으로써 고성능의 거미 실크 섬유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시스템 대사공학 기법으로 거미 실크 단백질 합성



연구팀은 우선 비교 단백체 분석 등의 시스템 대사공학 기법을 이용해 거미 실크 단백질을 생산할 때 대장균 내에 글리실-tRNA의 부족 현상이 일어남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관련 유전자들을 증폭 또는 제거 하는 등 대장균의 대사를 재구성함으로써 대장균으로부터 거미 실크 단백질을 성공적으로 합성해 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한 대장균에서 생산된 거미 실크 단백질을 분리·정제한 후에 생체 모방 기술을 이용해 실크 섬유 형태로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거미 실크 섬유의 물성을 측정한 결과 케블라 수준의 강도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써 고강도의 거미 실크 섬유 제작이 가능하게 됐다.
이상엽 교수는 “이번 연구로 기존 석유화학 제품을 대체 가능한 고성능의 섬유를 생산하는 기반기술을 확립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