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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유학이라고 하면 무조건 외국을 떠올리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역발상적인 유학 풍토가 새로 생기고 있다. 도시 아이들이 시골의 작은 학교로 가서 공부하는 ‘산촌 유학’이 바로 그것.
부모가 아이들을 산촌으로 유학 보내는 이유는 다양하다. 매일 온라인 게임에만 매달리는 아이를 컴퓨터에서 떼어놓으려는 경우도 있고, 아토피나 알레르기 비염을 낫게 하려는 경우도 있다. 또 학원을 전전하는 것보다 어릴 때는 자연 속에서 뛰어 노는 게 더 좋다는 교육 철학 때문인 경우도 있다.
시골의 대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성장할 경우 감성과 창의력이 풍부해질 뿐더러 학습능력도 더 좋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세이그 대학 연구진은 그 원인으로 천연의 흙 속에 존재하는 ‘마이코박테리움 백케이’라는 박테리아를 지목한 바 있다.
흙에서 친구들과 뒹굴며 뛰어놀 때 바람이나 호흡을 통해 인체 내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이 박테리아가 학습능력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이 실험에서 증명됐기 때문. 세이그 대학 연구진은 M. 백케이 박테리아를 먹인 쥐들에게 미로 통과 실험을 한 결과, 일반 쥐들보다 미로 통과 속도가 2배 정도 빠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일본 국립청소년교육진흥기구가 20~60대의 네티즌 5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어린 시절 시골에서 다양한 체험을 한 사람일수록 성장 후 고학력자 및 고수입자의 비율이 높다는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
그런데 부모들이 아이를 산촌으로 유학 보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기오염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뇌에서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 학습능력 및 기억력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해마의 물리적 구조 변형시켜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진은 도시 지역에서 인간에게 노출되는 수준의 오염 공기를 쥐에게 매주 5일간 하루 6시간씩 10개월 동안 노출시켰다. 그런 다음 쥐에게 탈출구의 위치를 찾게끔 학습시킨 결과 정화된 공기를 흡입한 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으며, 탈출구를 기억하는 데 있어서도 수행력이 낮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뿐 아니라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우울증 행동 양식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이 학습 및 기억력, 감정 등에서 이러한 변화를 유발하는 이유도 함께 발표했다. 해답은 바로 학습 및 기억력, 우울증 등과 관련 있는 뇌 부위인 해마에 숨어 있었다. 연구진은 오염된 대기에 노출된 쥐의 해마에서는 신경세포에서 자라는 수상돌기의 수가 적을 뿐더러 길이도 더 짧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대기오염이 해마의 세포 복잡성을 감소시켜 학습 및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셈이다. 연구진은 과거의 연구에서 이러한 유형의 변화가 학습 및 기억력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논문의 주저자인 라우라 폰켄은 해마의 경우 특히 염증으로 유발되는 손상에 민감한데, 오염된 공기를 흡입함으로써 유발되는 전신 염증이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대기 중에는 자동차 및 공장에서 배출되는 검댕 입자 및 꽃가루, 포자 등 식물에서 방출되는 미립자 같은 에어로졸 입자가 다양하게 부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물질이 인체의 폐 등에 유입될 경우 중대한 건강 피해를 유발시킨다.
그런데 최근 독일과 일본, 스위스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꽃가루 단백질은 대기오염 중에서 오존과 이산화질소 등과 반응하여 알러지성을 2~3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특히 온도 및 습도가 높은 여름철 도시의 오염된 대기에서 꽃가루 단백질이 화학적으로 변질되기 쉬워 그에 따른 알러지성이 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즉, 꽃가루 단백질은 도시의 대기오염에 의해 화학적으로 변질되어 인체에의 공격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당뇨병, 뇌졸중 발병 위험 증가
대기오염의 폐해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먼저 시골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 2009년 미국 연구진은 오염된 공기가 염증을 유발하고 체지방을 증가시키며, 실험 쥐의 인슐린 반응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오염된 대기 입자를 호흡하면서 고지방 먹이를 섭취한 모든 쥐들에게서 당뇨병 발병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진 것.
이 실험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도시화가 많이 이루어진 지역일수록 공기오염도가 심한데, 흥미롭게도 그런 지역일수록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오염이 노년층의 사망원인 가운데 빈도가 높은 뇌졸중의 발병 위험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이 거대 석유산업 시설이 있는 텍사스주 도시에서 대기오염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뇌졸중 사례의 대다수가 화학물질 공장과 정련소의 순풍 방향에 위치해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연구팀은 낮은 오염물질 수준이라도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의 대기오염은 사람뿐만 아니라 꽃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오염이 덜 된 시골에 서식하는 꽃에서 생산된 향기 분자는 약 1천~1천200m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도시의 오염된 대기 환경에서는 꽃 향기 분자가 단 200~300m만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이는 오염된 대기 중의 오존과 수산기, 질산염 라디칼 등의 물질이 휘발성이 큰 꽃 향기 분자와 신속히 결합해 향기를 파괴시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버지니아 대학 연구진은 오염된 도시의 경우 수분 매개자인 벌과 나비 등이 꽃이 핀 곳을 찾기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는 도시의 대기오염이 아스팔트로 인해 더욱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아스팔트 같은 포장도로의 경우 열을 흡수해 밤 동안 따뜻하게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 바람을 감소시킨다. 또 도시의 건축물도 바람을 방해해 대기오염을 정체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것.
따라서 공원을 확장해 연못과 호수를 만들고 도시의 녹지 지역을 늘려야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자 |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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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957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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