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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과학계에서는 ‘앱타머’라는 물질이 최초로 발견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속속 보고됐다. 앱타머란 특정 물질에 대해 높은 특이성과 친화도를 갖는 단일가닥 핵산(DNA 또는 RNA)으로 기존 항체 등의 분자인식 물질보다 열안정성이 우수하며 생체외 합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동안 앱타머에 대한 연구는 앱타머를 개발하는 새로운 방법과 이를 활용한 바이오센서 개발 혹은 이미 개발된 앱타머의 성능 개선과 향상 연구 등으로 진행돼 왔다. 이 중에서도 앱타머의 성능을 개선하고 향상시키는 연구는 그 속도가 매우 더디고 큰 진전이 없는 상태였는데 그나마 보고된 결과 역시 우연에 기댄 성과가 전부였다.
연구 진행이 더딘 이유는 앱타머 성능에 대한 연구가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앱타머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앱타머와 타깃의 결합 메커니즘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염기서열 8개로 구성된 핵산 앱타머
해당 연구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생명화학분야의 국제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판에 게재되기도 했다.
“우리 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앱타머의 길이를 줄이면서 성능을 개선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탐구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으면서 성능은 향상된 새로운 앱타머를 발표했죠. 앱타머와 항생제의 결합 메커니즘도 밝힐 수 있게 됐고 성능개선 연구의 기준이 되는 많은 중요한 정보를 축적할 수 있게 됐어요.”
앱타머는 양 끝에 증폭과정에 필요한 PCR primer(약 염기서열 36개) 사이에 불특정 염기서열(random region) 30~40개 정도가 존재한다. 이러한 염기서열은 앱타머의 특이성을 결정짓는 부분으로 추정되는데, 과학자들은 이러한 앱타머의 특이성을 결정짓는 염기서열을 찾아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이 해당 연구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바이오센터의 민감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앱타머와 타깃 간 실제 상호작용에 참여하지 않는 서열을 제거함으로써 앱타머의 친화도를 향상시킬 수 있고 앱타머를 활용한 바이오센서의 민감도 역시 향상될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앱타머와 타깃 분자 간의 상호작용을 밝혀주는 메커니즘 규명 연구를 구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링 절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습니다.”
구 교수팀이 개발한 앱타머는 항생제, 그중에서도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화학물질만 특이적으로 인식해 결합하는 물질이다. 해당 앱타머가 타깃과 결합하면 색깔이 변하면서 신호를 내보내는데 이를 이용해 바이오센서를 만들 수 있다.
“앱타머는 열 안정성이 우수하고 생체 외부에서 화학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손쉽게 제작이 가능합니다. 기존에 이용되던 항체와 리셉터 등의 분자인식 물질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죠. 거의 모든 물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앱타머 개발이 가능하므로 단백질과 아미노산 같은 생분자나 환경호르몬이나 항생제 같은 작은 유기화학 물질,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등 다양한 타깃에 대해 개발이 가능한 차세대 분자인식 물질인 셈이죠.”
그동안 국내 앱타머 분야의 연구속도는 매우 더뎠다. 구 교수는 “실제로 앱타머 개발에 참여하는 연구그룹은 손을 꼽을 정도”라며 “특히 이번에 발표한 앱타머 성능개선 분야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연구결과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구 교수팀은 이미 그래핀을 이용한 비고정화 방식의 앱타머 스크리닝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또한 바이러스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2종의 앱타머를 개발해 샌드위치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보여줬다. 이처럼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앱타머 쌍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로, 세계에서도 이에 대한 보고는 손에 꼽는다.
구 교수는 “미국과 중국, 스페인 등 전 세계에서 해당 연구분야에 대해 문의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 특히 항생제나 의약품 같은 저분자물질에 결합하는 앱타머 개발 분야에서는 우리 연구팀이 선두그룹이라는 것을 실감한다”고 언급했다.
한계를 극복한 연구의 쾌거
“통상 염기서열 70개 이상으로 구성된 DNA 앱타머의 길이 때문에 표적물질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생산단가가 높아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를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염기서열 8개의 가장 작은 앱타머를 개발했어요. 결합에 불필요한 서열을 제거하고 결합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서열을 도출한 데 따른 것이죠.
우리 연구결과는 앱타머의 길이를 열 배 가까이 줄인 것으로 향후 약물개발과 약물전달시스템, 바이오센서, 정제시스템 등에 쓰이는 분자인식물질로 개발될 경우 비용절감과 성능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구 교수팀은 옥시테트라사이클린에만 결합하는 염기서열 76개로 구성된 앱타머 5종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염기서열을 추출하는 한편 불필요한 서열을 제거해 앱타머의 길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앱타머와 표적항생제가 결합하면 금나노입자가 뭉치면서 원래의 빨간색이 보라색으로 바뀌는데, 이를 통해 특이적 결합을 확인한 것이다.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연구 과정 가운데 어려움도 있던 게 사실입니다. 사실 이번 연구는 가장 짧은 앱타머를 개발했기 때문에 ‘앱타머-항생제’ 복합체의 결정 구조 분석을 하고자 했음에도 복합체 결정이 쉽게 생기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동력학 분자모델링 분석법을 도입했죠. 이는 컴퓨터를 이용해 두 분자 간의 상호작용을 밝히는 방법으로 실제 분자 간 상호작용 분석방법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가 사용한 동력학 분자모델 시뮬레이션은 2013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연구 분야이기도 하고요.”
연구결과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염기서열 8개로 구성된 앱타머를 개발‧발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가장 작은 앱타머는 12염기로 구성된 것으로 구 교수팀은 이보다 작은 염기서열의 앱타머를 실현시켰다.
또한 항생제와 앱타머가 어떻게 결합하는지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서열을 찾아내 어떻게 결합하는지 예측하고 실험적으로 증명, 이를 통해 앱타머와 저분자물질 간의 결합 메커니즘을 밝힌 것 역시 이번 연구성과로 언급되는 부분이다.
“앱타머 8개 염기서열 분석과 항생제 타깃, 앱타머 결합에 참여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각각 염기서열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의약품 개발 시 연구디자인과 방향설정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항생제를 매우 민감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해 실제 이 진단이 필요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 역시 이번 연구의 성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만복 교수팀의 연구를 통해 국내 과학계는 앱타머-타깃 결합메커니즘 정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앱타머를 단순히 병을 진단하고 오염물질을 파악하는 바이오 센서 분야뿐 아니라 드럭 스크리닝(Drug Screening), 약물개발 등에 응용할 수 있으므로 향후 BT 사업과 연계해 큰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앱타머가 필요한 많은 타깃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 새로운 물질에 대해 앱타머를 개발하고 진단 등에 활용하는 연구를 지속하면서 가장 작은 앱타머 연구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신약설계와 스크리닝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주제를 연구할 예정입니다.”
저자 | 황정은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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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198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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