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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잠을 자는 건, 후손에 유전자를 전달한다는 ‘진화적 이익’에 배치된다.
원시시대 자연 생태계에선 포식자에 잡아먹힐 위험이 깨어 있을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잠을 자야 살 수 있다. 이 또한 진화의 결과다.
인간은 잠이 부족하면 인지 기능 저하, 면역력 약화 등 여러 가지 신체 이상이 따른다. 계속 잠을 자지 않으면 결국 목숨까지 잃을지 모른다. 하지만 잠을 자야 하는 생물학적 이유는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바-일란 대학의 과학자들이 동물실험을 통해 그 비밀의 실마리를 풀었다. 수면이, 손상된 뇌 신경세포(뉴런)의 DNA 복구와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유력 일간지 ‘하레츠(Haaretz)’에 따르면 이 연구를 수행한 건, 바-일란 대학의 리오르 아펠바움 교수팀이다.
연구팀이 고른 실험 대상은 제브라피시다. 이 물고기는 치어일 때 뼛속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하고, 잠도 인간처럼 밤에 잔다.
인간과 일부 동물의 적혈구는 예외지만 그 밖의 모든 세포에는 DNA가 있다.
DNA는 생기는 시점부터 바로 손상되기 시작한다. 손상의 원인은 각종 산화물, 태양광 등 부지기수며 심지어 뉴런의 활동도 그중 하나다. 이론상 손상된 DNA는 그런 기능을 가진 효소에 의해 복구돼야 한다.
연구팀은 뉴런의 DNA 염색체를 염색하고, 3D 저속촬영으로 움직임을 추적했다. 그랬더니 물고기가 깨어 있을 때 세포 핵의 염색체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DNA 손상이 증가하는 게 관찰됐다. 수면 부족이 장기화하면 뉴런은 사멸할 수 있다.
하지만 잠 잘 땐 염색체 움직임이 다시 빨라졌다. 이는 손상 부위가 잘 수리되고 있다는 뜻이다. 개별 뉴런의 단위에서 DNA가 정상상태를 유지하려면 충분한 수면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활발하진 않지만, 낮에도 염색체는 활동하고, 부분적이나마 손상 부위의 복구도 분명히 이뤄진다. 하지만 균형추가 복구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건 제브라피시가 잠을 잘 때였다.
아펠바움 교수는 이를 도로 곳곳에 포트홀이 생긴 것에 비유했다. 그는 “특히 주간의 러시아워에 도로의 파손이 늘어나도, 교통량이 줄어드는 야간이 돼야 도로 복구가 가장 편하고 효율적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뉴런 말고 다른 세포의 DNA 복구도 잠잘 때 이뤄지는지는 일단 회의적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보기 위해 혈관 내벽 세포와 신경아교세포 두 종을 추가로 실험했다. 하지만 주야 사이에 염색체 움직임이나 DNA 손상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아펠바움 교수는 “일단 이런 메커니즘은 특별히 뉴런에만 작동하는 것 같다”면서 “향후 과제는 근육과 같은 다른 형태의 세포를 시험해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단계로 연구팀은 뇌의 구석구석을 뒤져 특히 잠잘 때 활성화하는 뉴런을 찾아낼 계획이다. 잠잘 때 작동하는 DNA 복구 시스템이 꿈을 꾸면 어떻게 되는지도 관심거리다. 지난해엔 동물도 꿈을 꿀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당연히 이번 연구결과는 퇴행성 신경질환의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만성 수면 부족은 DNA 손상으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의 위험을 높인다. 멀리 갈 거 없이, 많은 뇌 질환 증후 가운데 하나가 불면증이다.
저자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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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885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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