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약 50여 개국에서는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마리화나를 합법화시켰다. 이외에도 다수의 나라들이 현재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며 마리화나를 의료용으로 합법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담배나 술과 마찬가지로 합법화 되었다고 해서 마리화나가 몸에 해롭지 않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다. 마리화나의 합법화는 마리화나가 파킨슨 병등에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료 용도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마초에 든 카나비노이드 성분이 뇌에 있는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자극해 파킨슨병 환자가 겪을 수 있는 떨림 등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통 파킨슨병 환자는 뇌에 카나비노이드 수용체가 적은데, 카나비노이드 성분을 흡입하여 체내에 들어오면 수용체를 자극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파킨슨 병 증상에 완화에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물론 모든 파킨슨병 환자가 효과를 겪을 수 있는것은 아니며, 의학적인 사용 가이드 라인이 없기 때문에 실제 치료에도 그다지 활발하게 쓰이지는 않는다. 처음에 마리화나를 처방했던 의사들도 1~2년 후에는 처방률이 급격히 하락하는것을 보면 의약적인 효과도 아직은 미지수 단계이다. 단적인 예로 대마초는 미국 FDA 승인을 받지 못했으며 효능을 인정받은 의약품이 아니다.


마리화나란?

마리화나(대마초)는 정신 활성 화학 물질인 델타-9-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delta-9-tetrahydrocannabinol)을 함유하고 있는 말린 식물 Cannabis sativa(혹은 Cannabis indica)의 줄기 및 잎 그리고 꽃이 피는 머리 부분을 통해서 만든 약물을 뜻한다.
보통 담배 형태로 사용되는 마리화나는 사용 시 몽환적인 상태를 유도하고 왜곡된 지각 및 감정 상태를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마리화나는 사용 후 24시간 정도는 반응 시간 및 지각력 그리고 집중력 등이 쉽게 저하된다. 심박수와 식욕은 증가하며 구강은 매우 건조한 상태로 변하게 된다. 마리화나는 사용 후 수 주까지도 소변에서 검출될 수 있다.
마리화나는 장기간 남용 시 의존효과가 매우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관지염, 가래 증가 등 여러 악영향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정신병이 있는 사람들은 상황이 매우 악화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마리화나를 피우는 여성의 임신율은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마리화나를 사용하면 인지 능력 저하가 유발되며 뇌의 변화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마리화나는 전 세계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50만 명 이상의 청소년이 대마초를 일상적으로 남용하고 있으며, 청소년의 대마초 사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증가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여러 주도 대마초를 합법화시킴에 따라 특히 청소년의 잠재적인 건강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기는 일생일대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의학 전문가들조차도 청소년기가 언제 끝나는지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청소년기에는 뇌의 변화를 포함하여 많은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임이 분명하다. 특히 미국 국립 정신 건강 연구소에 따르면 청소년기부터 대략 20대 중반까지도 뇌가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는 감정 처리, 스트레스 대처, 보상 및 동기 부여, 의사 결정, 충동 조절 및 추론 등과 관련된 뇌 영역이 크게 발달하고 매우 세심하게 조절된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뇌의 백질은 증가하는 반면 회백질이 감소하여 서로 다른 뇌 영역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청소년기에 신체의 급격한 변화뿐 아니라 사회의 급변과 가정불화 등으로 인해서 여러 스트레스 등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뇌의 발달 시기에 뇌는 알코올, 담배, 마리화나 및 기타 약물 등에 매우 취약해진다. 미국 아동 및 청소년 정신의학 아카데미에 따르면 이러한 담배, 알코올, 마약 등은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에 일어나야 하는 신체적인 발달을 변화시키거나 지연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많은 과학자들은 대마초 사용과 청소년기의 우울증의 연관관계에 대해서 파헤치려 노력하고 있다. 사실 청소년의 대마초 사용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의학적인 증거는 오래전부터 늘어나고 있다. 대마초가 청소년의 뇌를 다른 약물보다 더 쉽게 변화시킨다는 증거 역시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마리화나 사용은 일반 사람들에게도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기억력, 학습 능력, 그리고 집중력 등의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마초 사용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 사이의 연관성도 밝혀졌는데, 대마초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신 병리적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학협회 저널인 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정신의학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지난 12개월 동안 대마초를 가끔 사용한 70,0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를 분석하며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연구결과 마리화나를 사용했지만 중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청소년은 비사용자에 비해 우울증, 자살 충동, 사고력 및 집중력 저하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최소 2배에서 4배까지 더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 결과는 마리화나 사용과 정신 건강 문제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마리화나의 사용이 정신 건강 문제를 직접 유발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JAMA 정신의학에 발표된 또 다른 최근 연구에서도 10대의 마리화나 사용은 향후 성인이 된 후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일으킬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22년 정신약리학 저널에 발표된 대마초를 사용한 청소년이 대마초를 사용한 성인에 비해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던 연구와 상반되는 결과이다. 하지만 위 연구에서도 대마초 중독이 있는 청소년은 성인보다 정신 건강이 더 나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닭과 달걀의 경우와 비슷하다. 둘의 인과 관계는 분명해 보이지만, 청소년의 대마초 사용이 우울증 및 기타 정신 건강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문제가 있는 청소년이 대마초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지 인과 관계의 구분과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2020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와 청소년의 뇌에 관한 여러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현재 연구 방법의 한계점 때문에 대마초 사용과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한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는 횡단 연구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종단 연구는 일정 기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연구인 반면, 횡단 연구는 특정 기간에 어떤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횡단 연구의 목적은 다양한 개인 그룹으로부터 데이터를 한꺼번에 수집하여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며, 연구자들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이나 관계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특정 기간에만 집중하기에 원인과 결과를 규명하기가 매우 힘들다. 원인과 결과의 인과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간의 회귀분석을 통한 인과 관계의 방향 등을 파악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