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초록 : 한국 고소설의 공간배경으로 설정된 신성공간은 인간의 현실적이며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상공간인 동굴과 용궁, 그리고 직접적인 경험이 적은 하늘 위의 공간인 천상(天上)과 선계(仙界), 유명계(幽冥界) 등으로 묶을 수 있다. 유명계는 지옥과 명부(冥府), 그리고 지상 현실세계에 나타난 귀신의 공간인 유계(幽界) 등을 포함한다. 천상이나 선계, 유명계는 천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라면, 용궁과 동굴은 지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즉 땅을 토대로 하여 파 내려간 동굴이나, 땅 보다 아래의 수면을 지닌 공간이 용궁이 된다. 그렇기에 우물이나 소(沼)가 바다로 연결되고, 연못의 잉어가 용녀일 수 있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우주의 구조를 삶은 계란 같다는 혼천설(渾天設)과 하늘은 둥글고 땅은 정방형인 천원지방(天圓地方)이란 구조적 인식체계 속에서 이해했는데, 이는 천상을 중심으로 역시 신성공간들인 선계, 유명계, 용궁, 동굴 등이 서로 교통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특히 여인(주로 공주)을 구하고는 동굴에 갇힌 주인공이 용궁으로 이동한 뒤에 지상으로 나오는 독특한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래서, 본 연구는 이들 공간 중에서도 특히 동굴과 용궁 공간이 고소설에 나타나게 된 실마리를 설화와 서사무가 등에서 찾아봤으며, 특히 용궁에 대해서는 용궁 관념의 출발과, 용궁이 동굴 공간과 연결되는 양상과 그 서사적 의미에 대해서 살피고자 했다. 먼저, 용왕은 용궁 공간의 통치자로 그 공간의 성격을 좌우하기에 우리 민족의 용(용신, 용왕)에 대한 관념이나 용신 신앙의 특성을 통해서 용궁의 성격을 살피고는, 앞에서 살핀 용(왕)의 특성이 서사무가나 설화, 고소설 등의 서사작품에서는 어떻게 구현되었는가를 살폈다. ① 수신(水神)으로서의 용(용왕)은 비, 구름, 천둥, 번개 등 날씨와 강우(降雨)를 관장한다고 믿었으니, 《삼국사기》,《조선왕조실록》,《동국여지승람》 등의 관찬 문헌, 조선말까지의 개인문집 등에 나타나고, 신라에는 용왕제를 맡은 관직인 ‘龍王典’을 두기도 했으며,〈보양이목〉설화나, 전기(傳奇) 소설〈최고운전〉에서 보인다. 용왕이나 용족(龍族)은 천제의 명령에 따라 비를 내리는 것으로 설화나 소설에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천상과 용궁과의 수직적 상하관계가 드러나기도 하며, 〈최고운전〉에서 처럼 인물의 신성성(神聖性)을 드러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② 《三國遺事》 소재(所載) 용 출현 기사 23건 중 16건이 예지적 내용을 보이며, 한 예로 ‘사금갑(射琴匣)’설화에는 못 속에서 나온 용의 변신인 노옹의 예언이 보이는데, 〈심청전〉등의 고소설에서 지상의 인물들이 용궁에 들어가 용왕으로부터 자신이나 주변 인물의 앞일에 대한 예언을 듣고 지상으로 나오는 유형의 원형이라 볼 수 있다. ③ 용은 또 선인(善人)을 돕는 성향의 존재로 인식되어 용왕을 포함한 용족(龍族)이 지상인물의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타나 구원해 주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작제건 설화에서 그 예를 볼 수 있으며 고소설 작품으로는 용족의 도움을 통해 용궁으로 들어가는〈석화룡전〉,〈심청전〉,〈이윤구전〉과, 용족이 지상인물을 위기에서 구출해서는 물가나 섬으로 안내하는〈유충렬전〉,〈이대봉전〉 등이 있다.④ 용(왕)은 날씨와 강우를 관장하는 용신으로 숭앙받거나 예지적 능력을 통해 인간에게 미래사를 알려주기도 하며 인간을 구원하는 등의 초월적 능력을 지닌 존재로 인식되는 한편으로는 지상의 인물이 지닌 전쟁 수행능력이나 문재(文才) 등을 필요로 하여 지상의 인물을 용궁으로 초빙하기도 한다. 용궁 공간은 〈신중도풀이〉,〈명진국생불할망 본풀이〉,〈심청굿〉,〈군웅본풀이〉,〈세민황제본풀이〉,〈괴내깃당본풀이〉 등의 서사무가에서부터 볼 수 있으며, 설화로는 《삼국유사》소재(所載) “수로부인”조(條)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고소설에 설정된 용궁 공간은 가능적으로는 지상의 존재가 어떤 계기로 용궁에 들어가는가에 따라 인간이 용왕을 도와주는 경우와 인간이 용왕의 도움을 받는 경우로 상반되게 나타난다. 지상인물이 용왕의 초빙으로 용궁에 들어가는 작품으로는 〈김진옥전〉,〈반필석전〉,〈별주부전〉,〈숙향전〉,〈양주봉전〉,〈용궁부연록〉,〈최고운전〉 등이, 인간을 위기에서 구해 용궁으로 인도하는 작품으로 〈석화룡전〉,〈심청전〉,〈이윤구전〉등이 있으며, 동굴을 통해 용궁으로 들어가는 작품으론 〈김원전〉,〈운수전〉,〈이봉빈전〉,〈이수문전〉, 〈최생우진기〉등이 있는데, 특히 〈김원전〉,〈이수문전〉등은 동굴에 갇혀 묶여있던 용자를 구한 은공으로 용자와 함께 용궁에 들어가는 경우이며,〈운수전〉은 동굴에 갇혀 닷새를 우는 소리가 용궁에 들려 남해 수궁 ‘광니왕’이 보낸 일엽편주를 타고 용궁에 들게 된다. 〈최생우진기〉는 특이하게도 스스로 동굴을 통해서 용궁으로 찾아 들어간 작품이며,〈구운몽〉은 천상계에서 용궁으로 들어간 작품이고,〈양풍운전〉은 산속에서 석불에게서 받은 꽃을 통해 용궁에 든다. 이상의 동굴과 용궁 공간은 기본적으로 지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며 인간이 얼마간은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을 더한 공간이란 공통성을 지닌다. 또 이 두 공간은 사실 땅을 수직으로 파면 우물이 되고 이를 통해 물의 세계인 용궁으로 ...
한글초록 : 한국 고소설의 공간배경으로 설정된 신성공간은 인간의 현실적이며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상공간인 동굴과 용궁, 그리고 직접적인 경험이 적은 하늘 위의 공간인 천상(天上)과 선계(仙界), 유명계(幽冥界) 등으로 묶을 수 있다. 유명계는 지옥과 명부(冥府), 그리고 지상 현실세계에 나타난 귀신의 공간인 유계(幽界) 등을 포함한다. 천상이나 선계, 유명계는 천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라면, 용궁과 동굴은 지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즉 땅을 토대로 하여 파 내려간 동굴이나, 땅 보다 아래의 수면을 지닌 공간이 용궁이 된다. 그렇기에 우물이나 소(沼)가 바다로 연결되고, 연못의 잉어가 용녀일 수 있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우주의 구조를 삶은 계란 같다는 혼천설(渾天設)과 하늘은 둥글고 땅은 정방형인 천원지방(天圓地方)이란 구조적 인식체계 속에서 이해했는데, 이는 천상을 중심으로 역시 신성공간들인 선계, 유명계, 용궁, 동굴 등이 서로 교통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특히 여인(주로 공주)을 구하고는 동굴에 갇힌 주인공이 용궁으로 이동한 뒤에 지상으로 나오는 독특한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래서, 본 연구는 이들 공간 중에서도 특히 동굴과 용궁 공간이 고소설에 나타나게 된 실마리를 설화와 서사무가 등에서 찾아봤으며, 특히 용궁에 대해서는 용궁 관념의 출발과, 용궁이 동굴 공간과 연결되는 양상과 그 서사적 의미에 대해서 살피고자 했다. 먼저, 용왕은 용궁 공간의 통치자로 그 공간의 성격을 좌우하기에 우리 민족의 용(용신, 용왕)에 대한 관념이나 용신 신앙의 특성을 통해서 용궁의 성격을 살피고는, 앞에서 살핀 용(왕)의 특성이 서사무가나 설화, 고소설 등의 서사작품에서는 어떻게 구현되었는가를 살폈다. ① 수신(水神)으로서의 용(용왕)은 비, 구름, 천둥, 번개 등 날씨와 강우(降雨)를 관장한다고 믿었으니, 《삼국사기》,《조선왕조실록》,《동국여지승람》 등의 관찬 문헌, 조선말까지의 개인문집 등에 나타나고, 신라에는 용왕제를 맡은 관직인 ‘龍王典’을 두기도 했으며,〈보양이목〉설화나, 전기(傳奇) 소설〈최고운전〉에서 보인다. 용왕이나 용족(龍族)은 천제의 명령에 따라 비를 내리는 것으로 설화나 소설에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천상과 용궁과의 수직적 상하관계가 드러나기도 하며, 〈최고운전〉에서 처럼 인물의 신성성(神聖性)을 드러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② 《三國遺事》 소재(所載) 용 출현 기사 23건 중 16건이 예지적 내용을 보이며, 한 예로 ‘사금갑(射琴匣)’설화에는 못 속에서 나온 용의 변신인 노옹의 예언이 보이는데, 〈심청전〉등의 고소설에서 지상의 인물들이 용궁에 들어가 용왕으로부터 자신이나 주변 인물의 앞일에 대한 예언을 듣고 지상으로 나오는 유형의 원형이라 볼 수 있다. ③ 용은 또 선인(善人)을 돕는 성향의 존재로 인식되어 용왕을 포함한 용족(龍族)이 지상인물의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타나 구원해 주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작제건 설화에서 그 예를 볼 수 있으며 고소설 작품으로는 용족의 도움을 통해 용궁으로 들어가는〈석화룡전〉,〈심청전〉,〈이윤구전〉과, 용족이 지상인물을 위기에서 구출해서는 물가나 섬으로 안내하는〈유충렬전〉,〈이대봉전〉 등이 있다.④ 용(왕)은 날씨와 강우를 관장하는 용신으로 숭앙받거나 예지적 능력을 통해 인간에게 미래사를 알려주기도 하며 인간을 구원하는 등의 초월적 능력을 지닌 존재로 인식되는 한편으로는 지상의 인물이 지닌 전쟁 수행능력이나 문재(文才) 등을 필요로 하여 지상의 인물을 용궁으로 초빙하기도 한다. 용궁 공간은 〈신중도풀이〉,〈명진국생불할망 본풀이〉,〈심청굿〉,〈군웅본풀이〉,〈세민황제본풀이〉,〈괴내깃당본풀이〉 등의 서사무가에서부터 볼 수 있으며, 설화로는 《삼국유사》소재(所載) “수로부인”조(條)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고소설에 설정된 용궁 공간은 가능적으로는 지상의 존재가 어떤 계기로 용궁에 들어가는가에 따라 인간이 용왕을 도와주는 경우와 인간이 용왕의 도움을 받는 경우로 상반되게 나타난다. 지상인물이 용왕의 초빙으로 용궁에 들어가는 작품으로는 〈김진옥전〉,〈반필석전〉,〈별주부전〉,〈숙향전〉,〈양주봉전〉,〈용궁부연록〉,〈최고운전〉 등이, 인간을 위기에서 구해 용궁으로 인도하는 작품으로 〈석화룡전〉,〈심청전〉,〈이윤구전〉등이 있으며, 동굴을 통해 용궁으로 들어가는 작품으론 〈김원전〉,〈운수전〉,〈이봉빈전〉,〈이수문전〉, 〈최생우진기〉등이 있는데, 특히 〈김원전〉,〈이수문전〉등은 동굴에 갇혀 묶여있던 용자를 구한 은공으로 용자와 함께 용궁에 들어가는 경우이며,〈운수전〉은 동굴에 갇혀 닷새를 우는 소리가 용궁에 들려 남해 수궁 ‘광니왕’이 보낸 일엽편주를 타고 용궁에 들게 된다. 〈최생우진기〉는 특이하게도 스스로 동굴을 통해서 용궁으로 찾아 들어간 작품이며,〈구운몽〉은 천상계에서 용궁으로 들어간 작품이고,〈양풍운전〉은 산속에서 석불에게서 받은 꽃을 통해 용궁에 든다. 이상의 동굴과 용궁 공간은 기본적으로 지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며 인간이 얼마간은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을 더한 공간이란 공통성을 지닌다. 또 이 두 공간은 사실 땅을 수직으로 파면 우물이 되고 이를 통해 물의 세계인 용궁으로 갈 수 있다는 관념을 통해서 연결된 것이 아닌가 한다. 작제건 설화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동굴을 통해 용궁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의 구조는 고소설 이전의 서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구조로 고소설에 이르러 설화의 소설적 수용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용궁 공간의 서사적 의미로는 먼저, 존경과 숭모의 대상이 있는 공간이라 하겠다. 즉 용신 관념을 지닌 용왕이란 존재에 대한 존숭이라 하겠다. 이는 용궁의 모습이 화려하고 많은 보석을 지닌 공간으로 묘사되어 나타나는 것 등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선인(善人)을 도와주고 용궁으로 인도하고는 보석을 주는 점 등을 통해 선행에 대한 교훈적 가치의 소설적 수용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용궁 공간은 뛰어난 인물을 부각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뛰어난 인물의 출생에 태몽으로 용꿈을 표현한다든지, 한미한 무인(武人)이 용궁을 다녀온 뒤로는 출세와 영달이 이뤄지는 점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동굴 공간은 단군신화에서 그 출발을 볼 수 있으며, 수평동굴은 〈최고운전〉,〈금령전〉등에서 볼 수 있는데, 동굴 공간이 용궁 등의 다른 공간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요괴 퇴치의 공통성을 지닌다.수직 동굴로 나타난 작품으로는 〈김원전〉,〈이수문전〉,〈최생우진기〉,〈이봉빈전〉,〈운수전〉등이 있는데,〈김원전〉과〈이수문전〉은 ‘요괴처치와 공주구출 용자 구출 통해 용궁으로 이동’이 전개되는 반면, 〈최생우진기〉,〈운수전〉,〈이봉빈전〉은 산 속의 수직 동굴에서 용궁으로 들어간다. 특히 〈이봉빈전〉은 적이 파놓은 수직의 함정이 용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매개적 공간으로 표현되어 있다..
한글초록 : 한국 고소설의 공간배경으로 설정된 신성공간은 인간의 현실적이며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상공간인 동굴과 용궁, 그리고 직접적인 경험이 적은 하늘 위의 공간인 천상(天上)과 선계(仙界), 유명계(幽冥界) 등으로 묶을 수 있다. 유명계는 지옥과 명부(冥府), 그리고 지상 현실세계에 나타난 귀신의 공간인 유계(幽界) 등을 포함한다. 천상이나 선계, 유명계는 천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라면, 용궁과 동굴은 지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즉 땅을 토대로 하여 파 내려간 동굴이나, 땅 보다 아래의 수면을 지닌 공간이 용궁이 된다. 그렇기에 우물이나 소(沼)가 바다로 연결되고, 연못의 잉어가 용녀일 수 있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우주의 구조를 삶은 계란 같다는 혼천설(渾天設)과 하늘은 둥글고 땅은 정방형인 천원지방(天圓地方)이란 구조적 인식체계 속에서 이해했는데, 이는 천상을 중심으로 역시 신성공간들인 선계, 유명계, 용궁, 동굴 등이 서로 교통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특히 여인(주로 공주)을 구하고는 동굴에 갇힌 주인공이 용궁으로 이동한 뒤에 지상으로 나오는 독특한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래서, 본 연구는 이들 공간 중에서도 특히 동굴과 용궁 공간이 고소설에 나타나게 된 실마리를 설화와 서사무가 등에서 찾아봤으며, 특히 용궁에 대해서는 용궁 관념의 출발과, 용궁이 동굴 공간과 연결되는 양상과 그 서사적 의미에 대해서 살피고자 했다. 먼저, 용왕은 용궁 공간의 통치자로 그 공간의 성격을 좌우하기에 우리 민족의 용(용신, 용왕)에 대한 관념이나 용신 신앙의 특성을 통해서 용궁의 성격을 살피고는, 앞에서 살핀 용(왕)의 특성이 서사무가나 설화, 고소설 등의 서사작품에서는 어떻게 구현되었는가를 살폈다. ① 수신(水神)으로서의 용(용왕)은 비, 구름, 천둥, 번개 등 날씨와 강우(降雨)를 관장한다고 믿었으니, 《삼국사기》,《조선왕조실록》,《동국여지승람》 등의 관찬 문헌, 조선말까지의 개인문집 등에 나타나고, 신라에는 용왕제를 맡은 관직인 ‘龍王典’을 두기도 했으며,〈보양이목〉설화나, 전기(傳奇) 소설〈최고운전〉에서 보인다. 용왕이나 용족(龍族)은 천제의 명령에 따라 비를 내리는 것으로 설화나 소설에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천상과 용궁과의 수직적 상하관계가 드러나기도 하며, 〈최고운전〉에서 처럼 인물의 신성성(神聖性)을 드러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② 《三國遺事》 소재(所載) 용 출현 기사 23건 중 16건이 예지적 내용을 보이며, 한 예로 ‘사금갑(射琴匣)’설화에는 못 속에서 나온 용의 변신인 노옹의 예언이 보이는데, 〈심청전〉등의 고소설에서 지상의 인물들이 용궁에 들어가 용왕으로부터 자신이나 주변 인물의 앞일에 대한 예언을 듣고 지상으로 나오는 유형의 원형이라 볼 수 있다. ③ 용은 또 선인(善人)을 돕는 성향의 존재로 인식되어 용왕을 포함한 용족(龍族)이 지상인물의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타나 구원해 주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작제건 설화에서 그 예를 볼 수 있으며 고소설 작품으로는 용족의 도움을 통해 용궁으로 들어가는〈석화룡전〉,〈심청전〉,〈이윤구전〉과, 용족이 지상인물을 위기에서 구출해서는 물가나 섬으로 안내하는〈유충렬전〉,〈이대봉전〉 등이 있다.④ 용(왕)은 날씨와 강우를 관장하는 용신으로 숭앙받거나 예지적 능력을 통해 인간에게 미래사를 알려주기도 하며 인간을 구원하는 등의 초월적 능력을 지닌 존재로 인식되는 한편으로는 지상의 인물이 지닌 전쟁 수행능력이나 문재(文才) 등을 필요로 하여 지상의 인물을 용궁으로 초빙하기도 한다. 용궁 공간은 〈신중도풀이〉,〈명진국생불할망 본풀이〉,〈심청굿〉,〈군웅본풀이〉,〈세민황제본풀이〉,〈괴내깃당본풀이〉 등의 서사무가에서부터 볼 수 있으며, 설화로는 《삼국유사》소재(所載) “수로부인”조(條)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고소설에 설정된 용궁 공간은 가능적으로는 지상의 존재가 어떤 계기로 용궁에 들어가는가에 따라 인간이 용왕을 도와주는 경우와 인간이 용왕의 도움을 받는 경우로 상반되게 나타난다. 지상인물이 용왕의 초빙으로 용궁에 들어가는 작품으로는 〈김진옥전〉,〈반필석전〉,〈별주부전〉,〈숙향전〉,〈양주봉전〉,〈용궁부연록〉,〈최고운전〉 등이, 인간을 위기에서 구해 용궁으로 인도하는 작품으로 〈석화룡전〉,〈심청전〉,〈이윤구전〉등이 있으며, 동굴을 통해 용궁으로 들어가는 작품으론 〈김원전〉,〈운수전〉,〈이봉빈전〉,〈이수문전〉, 〈최생우진기〉등이 있는데, 특히 〈김원전〉,〈이수문전〉등은 동굴에 갇혀 묶여있던 용자를 구한 은공으로 용자와 함께 용궁에 들어가는 경우이며,〈운수전〉은 동굴에 갇혀 닷새를 우는 소리가 용궁에 들려 남해 수궁 ‘광니왕’이 보낸 일엽편주를 타고 용궁에 들게 된다. 〈최생우진기〉는 특이하게도 스스로 동굴을 통해서 용궁으로 찾아 들어간 작품이며,〈구운몽〉은 천상계에서 용궁으로 들어간 작품이고,〈양풍운전〉은 산속에서 석불에게서 받은 꽃을 통해 용궁에 든다. 이상의 동굴과 용궁 공간은 기본적으로 지상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며 인간이 얼마간은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을 더한 공간이란 공통성을 지닌다. 또 이 두 공간은 사실 땅을 수직으로 파면 우물이 되고 이를 통해 물의 세계인 용궁으로 갈 수 있다는 관념을 통해서 연결된 것이 아닌가 한다. 작제건 설화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동굴을 통해 용궁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의 구조는 고소설 이전의 서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구조로 고소설에 이르러 설화의 소설적 수용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용궁 공간의 서사적 의미로는 먼저, 존경과 숭모의 대상이 있는 공간이라 하겠다. 즉 용신 관념을 지닌 용왕이란 존재에 대한 존숭이라 하겠다. 이는 용궁의 모습이 화려하고 많은 보석을 지닌 공간으로 묘사되어 나타나는 것 등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선인(善人)을 도와주고 용궁으로 인도하고는 보석을 주는 점 등을 통해 선행에 대한 교훈적 가치의 소설적 수용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용궁 공간은 뛰어난 인물을 부각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뛰어난 인물의 출생에 태몽으로 용꿈을 표현한다든지, 한미한 무인(武人)이 용궁을 다녀온 뒤로는 출세와 영달이 이뤄지는 점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동굴 공간은 단군신화에서 그 출발을 볼 수 있으며, 수평동굴은 〈최고운전〉,〈금령전〉등에서 볼 수 있는데, 동굴 공간이 용궁 등의 다른 공간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요괴 퇴치의 공통성을 지닌다.수직 동굴로 나타난 작품으로는 〈김원전〉,〈이수문전〉,〈최생우진기〉,〈이봉빈전〉,〈운수전〉등이 있는데,〈김원전〉과〈이수문전〉은 ‘요괴처치와 공주구출 용자 구출 통해 용궁으로 이동’이 전개되는 반면, 〈최생우진기〉,〈운수전〉,〈이봉빈전〉은 산 속의 수직 동굴에서 용궁으로 들어간다. 특히 〈이봉빈전〉은 적이 파놓은 수직의 함정이 용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매개적 공간으로 표현되어 있다..
※ AI-Helper는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