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당시 최고의 비판적 지성이라 할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1435~1493)에 의해 수용이 이루어진 『금오신화』를 분석하여, 전기소설의 흐름위에서 『금오신화』가 소설 창작과 수용의 맥을 이어온 것을 가늠해보고, 작품의 가장 중요한 서사적 특징을 이전 전기 전통의 계승과 발전양상에서 살펴보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다. 『금오신화』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한 장르인 전기소설의 계보를 잇고 있는 작품이다. 전대 전기소설이 보여주었던 남녀의 이합이나 신이한 이야기 등의 기이한 일을 저술한 작품들에서 보여주는 특징적 면모에 해당하는 의인화 수법, 고독함 · 내면성 · 소극성 · 문예취향 등이 『금오신화』의 남녀주인공들에서 발견된다. 무엇보다도 서술시학의 초점이 서사세계의 갈등구조를 통하여 현실세계의 질곡을 문제 삼기도하며, 그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비현실적인 수법, 당대 지식인이 현실세계에서 느끼는 소외의식이나 비판적 세계관의 서사방식은 『금오신화』를 전기소설로 보는 결정적 증거역할을 하고 있다. 『금오신화』의 주인공들은 세계와 화합하지 못하고 현실세계의 경계선에 위치해있는 인물, 환경세계와의 화합을 동질적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구현한다. 결국 자아의 내면 정서와 의식의 ‘드러내기’를 통한 동질성의 확인을 목적으로 폐쇄적인 세계상을 지니며, 비현실적 세계를 매개로 간접화의 방식을 통한 자아와 환경세계의 갈등구조를 형상화 한 것이다. 전기소설에서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을 현실세계 안에서 긍정적으로 인정받거나 성취하지 못하는 불우한 존재로 등장한다. 「이생규장전」의 이생이나 최랑, 「만복사저포기」의 양생이나 귀녀, 「운영전」의 운영이나 김진사, 「주생전」의 주생 · 배도 · ...
본고는 당시 최고의 비판적 지성이라 할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1435~1493)에 의해 수용이 이루어진 『금오신화』를 분석하여, 전기소설의 흐름위에서 『금오신화』가 소설 창작과 수용의 맥을 이어온 것을 가늠해보고, 작품의 가장 중요한 서사적 특징을 이전 전기 전통의 계승과 발전양상에서 살펴보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다. 『금오신화』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한 장르인 전기소설의 계보를 잇고 있는 작품이다. 전대 전기소설이 보여주었던 남녀의 이합이나 신이한 이야기 등의 기이한 일을 저술한 작품들에서 보여주는 특징적 면모에 해당하는 의인화 수법, 고독함 · 내면성 · 소극성 · 문예취향 등이 『금오신화』의 남녀주인공들에서 발견된다. 무엇보다도 서술시학의 초점이 서사세계의 갈등구조를 통하여 현실세계의 질곡을 문제 삼기도하며, 그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비현실적인 수법, 당대 지식인이 현실세계에서 느끼는 소외의식이나 비판적 세계관의 서사방식은 『금오신화』를 전기소설로 보는 결정적 증거역할을 하고 있다. 『금오신화』의 주인공들은 세계와 화합하지 못하고 현실세계의 경계선에 위치해있는 인물, 환경세계와의 화합을 동질적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구현한다. 결국 자아의 내면 정서와 의식의 ‘드러내기’를 통한 동질성의 확인을 목적으로 폐쇄적인 세계상을 지니며, 비현실적 세계를 매개로 간접화의 방식을 통한 자아와 환경세계의 갈등구조를 형상화 한 것이다. 전기소설에서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을 현실세계 안에서 긍정적으로 인정받거나 성취하지 못하는 불우한 존재로 등장한다. 「이생규장전」의 이생이나 최랑, 「만복사저포기」의 양생이나 귀녀, 「운영전」의 운영이나 김진사, 「주생전」의 주생 · 배도 · 선화 모두 자신의 욕망을 이루지 못하는 인물들이다. 물론 욕망을 실현하려는 인물의 의지와 환경세계와의 갈등이 다른 소설 양식에서도 널리 나타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전기소설에서 인물들의 이러한 갈등 또는 불우는 서정성 짙은 삽입시로서 작품의 곳곳에서 표출되어, 불우한 인물의 심리나 정서 자체가 작품 감상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한편, 기이한 결연이야말로 전기소설과 다른 양식을 구분 짓는 중요한 특징이다. 원래 ‘전기’라는 명칭 자체가 ‘기이한 것을 전한다’는 뜻이므로 전기소설은 기이한 남녀의 결연을 담은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즉 남녀 간의 결연이 기이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전기소설만의 독특한 세계관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과연 무엇을 기이한 것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기이한 것은 일상적인 것을 바탕으로 전제한다는 점에서 볼 때 전기소설을 다른 소설양식과 구별 짓는 본질적인 특성임을 알 수 있다. 전기소설에서는 사건이 이원적 시공간의 고립된 공간에서 진행된다. 여기서 이원적 시공간은 단지 인물이나 사건이 존재하게 되는 전제나 조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기소설에서 이분된 공간은 기이한 결연과 깊은 연관을 맺기 때문이다. 『금오신화』에서 인귀교환이라는 남녀는, 상대가 존재차원을 달리하는 이질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결연을 이어가지 못하고 운명적으로 이별하고, 이것이 남자 주인공에게 현실사회의 일상적 욕망과 조건 · 규범으로부터 초월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즉 이원적 시공간으로 이야기 세계가 둘로 나뉘어졌다는 특징 자체가 인물이 마주친 현실세계의 장애를 공간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원적 시공간은 기이한 결연만큼이나 전기소설에서 중요한 서사방식이라 할 수 있다. 『금오신화』다섯 편중에서 꿈의 모티브를 통해 서사가 진행되는 것은 「남염부주지」와 「용궁부연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초대나 꿈이라는 방법을 통해 현실의 공간이 아닌 기이한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며, 현실의 암울함을 여전히 보유한 상태로 기이한 세계로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수동적 경이로움에만 머물지 않고 능동적 자아의 모습을 찾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계기를 통하여 주인공들의 급격한 반성을 이끌고 일단 반성에 회부된 현실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의미의 세계로 인식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주인공들이 비현실적 세계로부터 직접적, 간접적 초대에 응하거나 꿈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작품 전반의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 전기소설, 특히 애정을 주제로 한 전기소설에는 대부분 전란 모티브가 삽입되어 있다. 나말여초의「온달전」과「설씨녀」를 비롯하여 김시습의「만복사저포기」와「이생규장전」, 권필의 「주생전」과「위경천전」, 조위한의「최척전」등이 이에 해당한다. 「온달전」과「설씨녀」에는 고구려와 신라의 싸움이,「만복사저포기」와「이생규장전」에는 고려 말에 있었던 왜적과 홍건적의 침입이,「주생전」과「위경천전」에는 임진왜란이,「최척전」에는 정유재란이 각각 전란 모티브로 삽입되어 있다. 사실 전란이 단순히 시대적 · 사회적 배경으로서만 작용하고 있다면, 우리가 이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작품 가운데 상당수의 작품에서 전란이 주인공들의 삶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남녀 주인공의 애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결정적인 계기로 등장한다. 이런 점에서 전기소설에 나타난 전란 모티브의 성격을 『금오신화』의 서사방식으로서 검토하였다. 본고는 『금오신화』를 바탕으로 전기소설의 성립 배경과 서사적 특성을 알아보고, 그러한 전기의 서사특성이 『금오신화』속에 어떻게 변용되어 나타나는지 현실과 비현실의 관련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해 보았다. 전기소설에서 작품의 이야기세계 층위에서 취하는 특정한 서사형식이나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직접적으로는 이 논문에서 다루어야 할 구체적인 서사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논문에서는 전기 작품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관계는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가정 아래 『금오신화』를 이원적 등장인물의 제시, 이원적 시공간의 제시와 고립성, 현실질서를 이탈하는 기이한 결연, 꿈의 모티브, 전란의 모티브라는 측면에서 나누어 분석하였다. 이 논문에서 주목하는 서사방식이 주로, 인물, 기이한 결연, 이원적 공간, 꿈의 모티브, 전란의 모티브와 같은 이야기세계 층위의 것들이라는 점에서 논의의 결과가 갖는 한계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다.
본고는 당시 최고의 비판적 지성이라 할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1435~1493)에 의해 수용이 이루어진 『금오신화』를 분석하여, 전기소설의 흐름위에서 『금오신화』가 소설 창작과 수용의 맥을 이어온 것을 가늠해보고, 작품의 가장 중요한 서사적 특징을 이전 전기 전통의 계승과 발전양상에서 살펴보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다. 『금오신화』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한 장르인 전기소설의 계보를 잇고 있는 작품이다. 전대 전기소설이 보여주었던 남녀의 이합이나 신이한 이야기 등의 기이한 일을 저술한 작품들에서 보여주는 특징적 면모에 해당하는 의인화 수법, 고독함 · 내면성 · 소극성 · 문예취향 등이 『금오신화』의 남녀주인공들에서 발견된다. 무엇보다도 서술시학의 초점이 서사세계의 갈등구조를 통하여 현실세계의 질곡을 문제 삼기도하며, 그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비현실적인 수법, 당대 지식인이 현실세계에서 느끼는 소외의식이나 비판적 세계관의 서사방식은 『금오신화』를 전기소설로 보는 결정적 증거역할을 하고 있다. 『금오신화』의 주인공들은 세계와 화합하지 못하고 현실세계의 경계선에 위치해있는 인물, 환경세계와의 화합을 동질적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구현한다. 결국 자아의 내면 정서와 의식의 ‘드러내기’를 통한 동질성의 확인을 목적으로 폐쇄적인 세계상을 지니며, 비현실적 세계를 매개로 간접화의 방식을 통한 자아와 환경세계의 갈등구조를 형상화 한 것이다. 전기소설에서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을 현실세계 안에서 긍정적으로 인정받거나 성취하지 못하는 불우한 존재로 등장한다. 「이생규장전」의 이생이나 최랑, 「만복사저포기」의 양생이나 귀녀, 「운영전」의 운영이나 김진사, 「주생전」의 주생 · 배도 · 선화 모두 자신의 욕망을 이루지 못하는 인물들이다. 물론 욕망을 실현하려는 인물의 의지와 환경세계와의 갈등이 다른 소설 양식에서도 널리 나타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전기소설에서 인물들의 이러한 갈등 또는 불우는 서정성 짙은 삽입시로서 작품의 곳곳에서 표출되어, 불우한 인물의 심리나 정서 자체가 작품 감상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한편, 기이한 결연이야말로 전기소설과 다른 양식을 구분 짓는 중요한 특징이다. 원래 ‘전기’라는 명칭 자체가 ‘기이한 것을 전한다’는 뜻이므로 전기소설은 기이한 남녀의 결연을 담은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즉 남녀 간의 결연이 기이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전기소설만의 독특한 세계관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과연 무엇을 기이한 것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기이한 것은 일상적인 것을 바탕으로 전제한다는 점에서 볼 때 전기소설을 다른 소설양식과 구별 짓는 본질적인 특성임을 알 수 있다. 전기소설에서는 사건이 이원적 시공간의 고립된 공간에서 진행된다. 여기서 이원적 시공간은 단지 인물이나 사건이 존재하게 되는 전제나 조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기소설에서 이분된 공간은 기이한 결연과 깊은 연관을 맺기 때문이다. 『금오신화』에서 인귀교환이라는 남녀는, 상대가 존재차원을 달리하는 이질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결연을 이어가지 못하고 운명적으로 이별하고, 이것이 남자 주인공에게 현실사회의 일상적 욕망과 조건 · 규범으로부터 초월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즉 이원적 시공간으로 이야기 세계가 둘로 나뉘어졌다는 특징 자체가 인물이 마주친 현실세계의 장애를 공간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원적 시공간은 기이한 결연만큼이나 전기소설에서 중요한 서사방식이라 할 수 있다. 『금오신화』다섯 편중에서 꿈의 모티브를 통해 서사가 진행되는 것은 「남염부주지」와 「용궁부연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초대나 꿈이라는 방법을 통해 현실의 공간이 아닌 기이한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며, 현실의 암울함을 여전히 보유한 상태로 기이한 세계로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수동적 경이로움에만 머물지 않고 능동적 자아의 모습을 찾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계기를 통하여 주인공들의 급격한 반성을 이끌고 일단 반성에 회부된 현실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의미의 세계로 인식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주인공들이 비현실적 세계로부터 직접적, 간접적 초대에 응하거나 꿈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작품 전반의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 전기소설, 특히 애정을 주제로 한 전기소설에는 대부분 전란 모티브가 삽입되어 있다. 나말여초의「온달전」과「설씨녀」를 비롯하여 김시습의「만복사저포기」와「이생규장전」, 권필의 「주생전」과「위경천전」, 조위한의「최척전」등이 이에 해당한다. 「온달전」과「설씨녀」에는 고구려와 신라의 싸움이,「만복사저포기」와「이생규장전」에는 고려 말에 있었던 왜적과 홍건적의 침입이,「주생전」과「위경천전」에는 임진왜란이,「최척전」에는 정유재란이 각각 전란 모티브로 삽입되어 있다. 사실 전란이 단순히 시대적 · 사회적 배경으로서만 작용하고 있다면, 우리가 이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작품 가운데 상당수의 작품에서 전란이 주인공들의 삶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남녀 주인공의 애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결정적인 계기로 등장한다. 이런 점에서 전기소설에 나타난 전란 모티브의 성격을 『금오신화』의 서사방식으로서 검토하였다. 본고는 『금오신화』를 바탕으로 전기소설의 성립 배경과 서사적 특성을 알아보고, 그러한 전기의 서사특성이 『금오신화』속에 어떻게 변용되어 나타나는지 현실과 비현실의 관련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해 보았다. 전기소설에서 작품의 이야기세계 층위에서 취하는 특정한 서사형식이나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직접적으로는 이 논문에서 다루어야 할 구체적인 서사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논문에서는 전기 작품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관계는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가정 아래 『금오신화』를 이원적 등장인물의 제시, 이원적 시공간의 제시와 고립성, 현실질서를 이탈하는 기이한 결연, 꿈의 모티브, 전란의 모티브라는 측면에서 나누어 분석하였다. 이 논문에서 주목하는 서사방식이 주로, 인물, 기이한 결연, 이원적 공간, 꿈의 모티브, 전란의 모티브와 같은 이야기세계 층위의 것들이라는 점에서 논의의 결과가 갖는 한계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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