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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이문열 소설과 각색 영화의 비교를 통해 소설이 영화화되면서 나타나는 서사적 측면의 변형과 그 의미를 살펴본 글이다. 분석은 크게 스토리와 형상화의 측면으로 나누어 이루어졌다. 첫째, 소설 익명의 섬과 영화 <안개마을>의 분석을 통해 원작이 ‘깨철’이라는 특정인물을 부각시켜 익명의 존재를 강조하는 반면, 영화는 깨철과 대등한 위치에 ‘산월’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보다 균형적인 시각을 표출하고 있음을 밝혔다. 원작은 서술자의 설명적 서술에 의해, 영화는 장면화(...

이 논문은 이문열 소설과 각색 영화의 비교를 통해 소설이 영화화되면서 나타나는 서사적 측면의 변형과 그 의미를 살펴본 글이다. 분석은 크게 스토리와 형상화의 측면으로 나누어 이루어졌다. 첫째, 소설 익명의 섬과 영화 <안개마을>의 분석을 통해 원작이 ‘깨철’이라는 특정인물을 부각시켜 익명의 존재를 강조하는 반면, 영화는 깨철과 대등한 위치에 ‘산월’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보다 균형적인 시각을 표출하고 있음을 밝혔다. 원작은 서술자의 설명적 서술에 의해, 영화는 장면화(mise-en-scene)와 주변인물을 통해 인물의 심리와 사물의 정보를 제공한다. 둘째,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분석에서는 원작이 서술자의 논평적 서술에 의해 소시민적 자아를 비판하는 반면, 영화는 시·공간의 교차적 구성을 통해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표출하고 있음을 밝혔다. 추상적 서술에 의해 형성되는 원작의 ‘불확정 영역’은, 영화에서 소도구와 화편화(framing)를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된다. 셋째, 소설 젊은 날의 초상과 영화 <젊은 날의 초상>의 분석을 통해 원작이 입사제의식 서사적 구성에 따라 성장소설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반면, 영화는 누이콤플렉스적 상처와 치유를 설정하여 다른 스토리를 형성하고 있음을 밝혔다. 원작이 주인공의 자아 발견의 과정을 관념적인 서술을 통해 제시하는 반면, 영화는 특정 장면의 반복과 장면화를 통해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문열의 소설은 말하기(telling) 위주의 서술방식으로 인해, 영화의 보여주기(showing)의 특성상 영화화되면서 많은 변형을 보인다. 분석한 세 편의 각색 영화는 장면화와 화편화, 주변인물과 소도구 등을 활용하여 원작의 추상적인 이미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진정한 각색 영화는 원작 소설의 이야기를 단순히 영상으로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감독의 세계관과 매체의 특성을 살려 재구성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볼 때, 본 논문에서 살펴본 각각의 작품들은 소설의 영화화가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로 인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