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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윤흥길의 「장마」를 통해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시대적 비극이 낳은 가족 내부의 모순적 상황에서 가족 간 갈등과 화해의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장마」가 갖는 분단문학으로서 의의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작품에서 제시되는 이데올로기 대립의 문제, 한국의 전통적 정서와 샤머니즘적 장치들이 국가의 문제인 분단 현실의 해소로 확대 적용되는 데에는 역부족일 수 있음을 직시하지만, 가족의 화해에서 얻는 시사점을 통해 21세기 상황에 맞는 재해석을 시도하여 민족 내부에서 찾을 수 있는 해결의 실마리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그 ...

본 연구는 윤흥길의 「장마」를 통해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시대적 비극이 낳은 가족 내부의 모순적 상황에서 가족 간 갈등과 화해의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장마」가 갖는 분단문학으로서 의의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작품에서 제시되는 이데올로기 대립의 문제, 한국의 전통적 정서와 샤머니즘적 장치들이 국가의 문제인 분단 현실의 해소로 확대 적용되는 데에는 역부족일 수 있음을 직시하지만, 가족의 화해에서 얻는 시사점을 통해 21세기 상황에 맞는 재해석을 시도하여 민족 내부에서 찾을 수 있는 해결의 실마리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진행되었다. 윤흥길의 가장 중요한 소설로 지목되고 있는 중편소설 「장마」는 외삼촌은 군인으로, 친삼촌은 인민군으로 두고 있는 ‘나’, 한 집안에서 각기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젊은이를 두었다는 설정부터가 한국분단의 상황을 아이러니컬하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장마」는 가족사 속의 협소한 전쟁 경험을 민족이나 국가의 문제로 확대·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낳고 있다. 즉 「장마」를 분단상황을 배경으로 한 가족사 소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품에서 결말에 화해를 그리기 위해 전통의 하나인 샤머니즘을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과 두 할머니의 갈등해소의 연결고리로 모성으로서의 ‘한’을 제시한 것은 주제를 형상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문학적 장치였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이는 작품 속의 갈등이 가족 간의 갈등일 뿐 국가와 민족으로 까지 확대 적용하기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민족 내부의 이데올로기 갈등 문제는 가족 내부의 휴머니즘적 방법으로 해소되지 역부족이며, 논리적이거나 현실성있는 방법으로는 화해에 이를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일반적인 논의에서 작품 속 두 할머니의 화해를 분단해소의 가능성으로 보는 견해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미 분단이 고착화된 21세기 현실에서 남북관계는 화해와 갈등을 반복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반면에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따라서 「장마」를 분단문학의 범주에 포함할 경우 작품이 쓰여진 시기나 냉전시대의 안목과는 다른 새로운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특히 작품 속 가족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이데올로기적인 문제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이 작품에서 중요하게 읽히는 것은 우리 민족의 화해의 요건에 관한 것이다. 작가는 두 할머니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민족 전통적 정서인 구렁이를 등장시킨다. 구렁이로 상징된 샤머니즘을 통해 그 동안의 반목을 극복하는 결말을 제시함으로써 이데올로기 대립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의 하나로서 가족의 화해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민족 보편적 정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