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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는 그만의 독특한 이미지가 가득한 시세계를 만들었다. 부정성으로 대표되는 그 이미지들은 그의 시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서 벗어나려 어떻게든 노력은 하지만 현실의 부조리함에 겹쳐 좌절을 겪고 늙어버린다. 안개처럼 구름처럼 공중을 맴돌다 스스로를 가두기에 이른다. 그래서 기형도는 죽음을 향해 묵묵히 길을 떠난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와 비극적 세계관의 생성원인은 그가 겪었던 유년 시절과 당시의 사회현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체험 때문이었다. 유년시절 겪었던 아버지의 투병과 가난, 그리고 이어진 어머니의 상실. 또한 의지하고 사랑했던 셋째 누이의 죽음은 그의 좌절과 우울을 한층 더 깊게 만들었다. 거기에 군사독재는 그를 부정과 절망, 우울의 세계에 침잠하게 된다. 그래서 기형도의 시에는 과거에 묶여버린 현재에 계속 괴로워하는 그가 있고, 젊은 육체를 가지고도 이미 늙어버렸음을 외치는 그가 있다. 결국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공중을 떠돌아다니다, 스스로를 빈집에 가두어버린 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이미 친숙해진 죽음에 다다르는 것뿐이었다. 결국 기형도가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천천히 ‘얇고 검은 입술을 다물고 다다른 곳’이 ‘죽음’인 것이다. 결국 그가 드러낸 과도한 부정성은 희망과 삶의 긍정에 대한 집착이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아픈 기억과 부조리한 현실 사이에서 많은 상처를 얻은 그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취한 ...

기형도는 그만의 독특한 이미지가 가득한 시세계를 만들었다. 부정성으로 대표되는 그 이미지들은 그의 시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서 벗어나려 어떻게든 노력은 하지만 현실의 부조리함에 겹쳐 좌절을 겪고 늙어버린다. 안개처럼 구름처럼 공중을 맴돌다 스스로를 가두기에 이른다. 그래서 기형도는 죽음을 향해 묵묵히 길을 떠난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와 비극적 세계관의 생성원인은 그가 겪었던 유년 시절과 당시의 사회현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체험 때문이었다. 유년시절 겪었던 아버지의 투병과 가난, 그리고 이어진 어머니의 상실. 또한 의지하고 사랑했던 셋째 누이의 죽음은 그의 좌절과 우울을 한층 더 깊게 만들었다. 거기에 군사독재는 그를 부정과 절망, 우울의 세계에 침잠하게 된다. 그래서 기형도의 시에는 과거에 묶여버린 현재에 계속 괴로워하는 그가 있고, 젊은 육체를 가지고도 이미 늙어버렸음을 외치는 그가 있다. 결국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공중을 떠돌아다니다, 스스로를 빈집에 가두어버린 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이미 친숙해진 죽음에 다다르는 것뿐이었다. 결국 기형도가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천천히 ‘얇고 검은 입술을 다물고 다다른 곳’이 ‘죽음’인 것이다. 결국 그가 드러낸 과도한 부정성은 희망과 삶의 긍정에 대한 집착이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아픈 기억과 부조리한 현실 사이에서 많은 상처를 얻은 그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취한 방어기제의 성격이 그러한 부정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결코 절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희망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부정성이다. 본 연구자는 지금까지 기형도가 만든 시세계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그의 비극적 세계관과 부정성이 극명하게 드러난 시는, 시대상황과 요절이라는 요소로 인해 많은 사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살아온 실제 모습과 정신세계를 살펴보면서, 시에 드러난 절망을 넘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기형도를 연구함에 있어, 기존의 부정적인 연구뿐만이 아니라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는데 의의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