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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에서 욕망으로 이어지는 프로이트와 라캉의 논의는 그간 문학 작품의 분석에 있어서 욕망을 이해하는 기본 틀이었다. 그러나 프로이트와 라캉의 욕망이론을 ≪새의 선물≫에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욕망이론을 중심으로 ≪새의 선물≫ 속 여성인물들의 욕망양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프로이트의 욕망이론을 비롯해 결핍된 것을 획득하려는 심리적 역동을 욕망으로 보는 라캉의 욕망이론을 비판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되기’는 ‘욕망의 과정’이다. 주인공인 강진희는 타자-되기...

결핍에서 욕망으로 이어지는 프로이트와 라캉의 논의는 그간 문학 작품의 분석에 있어서 욕망을 이해하는 기본 틀이었다. 그러나 프로이트와 라캉의 욕망이론을 ≪새의 선물≫에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욕망이론을 중심으로 ≪새의 선물≫ 속 여성인물들의 욕망양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프로이트의 욕망이론을 비롯해 결핍된 것을 획득하려는 심리적 역동을 욕망으로 보는 라캉의 욕망이론을 비판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되기’는 ‘욕망의 과정’이다. 주인공인 강진희는 타자-되기를 통한 치유의 욕망을 보여준다. 진희의 욕망은 상처받지 않고자 하는 욕망과 타인의 시선에 대해 작위적(作爲的)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욕망 등 무리로 나타난다. 진희는 욕망을 드러냄에 있어 ‘타인-되기’의 양상을 보인다. 진희는 가족 내에서 ‘어른-되기’를, 허석과의 관계에서는 ‘어른-되기’의 연장선인 ‘여인-되기’를 실현한다. 진희는 아버지와의 조우에서 이를 그저 농담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진희의 ‘타인-되기’ 욕망을 읽어낼 수 있다. 또한 진희는 ‘관찰자-되기’로서의 모습도 보인다. 그녀는 관찰자로서 다른 여성들의 욕망을 바라보고 그 욕망들과 이접, 결합하며 갖가지 욕망들을 표출해낸다. 진희의 이모는 철없는 아이-되기를 통한 사랑과 안주의 욕망을 보여준다. 이모는 철없는 아이로 역할하며 오히려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한다. 이모는 철없는 아이로 머물면서 세상에 부딪치거나 역경을 극복하는 것이 아닌 세상과 타협하고 상황을 수용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견해에 따르면, 이모는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또 다른 욕망들을 소환하고 끊임없이 결핍을 채우고자 노력한다. 광진테라 아줌마, 미스 리는 도망자-되기를 통한 탈주의 욕망을 보여준다. 광진테라 아줌마는 박광진의 아내로서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미스 리는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교태와 대담성을 가지고 ‘신분상승의 야심’을 실현하고자 한다. 욕망의 대상인 삼촌이 군대에 가버리자 미스 리는 상심하고 그녀의 욕망은 다른 욕망으로 흘러간다. 그것은 탈주에 대한 욕망이다. 미스 리와 광진테라 아줌마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을 해체하고 새로운 삶의 형태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녀들은 자신의 인생을 하나로 규정짓지 않는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욕망에 몸을 맡기고 욕망을 따라 흘러간다. 경자이모와 혜자이모는 사랑의 욕망과 비운의 여주인공-되기를 보여준다. 경자이모는 이모와 이형렬이 멀어지자 이를 틈타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킨다. 혜자이모는 자신에게 닥쳐올 시련을 예상하면서도 유부남과의 사랑에 빠진다. 경자이모와 혜자이모는 작품 내에서 ‘비운의 여주인공’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경자이모와 혜자이모는 ‘비운의 여주인공-되기’를 통해 변화, 그 자체를 향해 스스로의 욕망을 생성한 것이라 파악할 수 있다. 장군이 엄마는 엄마-되기의 모습과 성적 욕망을 보여준다. 장군이 엄마는 장군이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돈 욕심이 많다. 그에 못지않게 성욕 또한 남다른 여성이다. 한낮에 자신의 집에서 하숙하는 최선생님과의 정사를 장군이에게 들킨 그녀는 황당한 기색도 없이 아들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그 순간 그녀는 ‘엄마-되기’를 벗어나 자신의 성욕에 충실한 여성이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이론에 따르면 장군이 엄마의 ‘엄마-되기’와 성욕은 대립하는 욕망이 아니다. 장군이 엄마의 욕망은 무리지어 나타나며 끊임없이 욕구를 파생시킨다. 자식에 대한 욕심, 돈에 대한 욕심, 과시하고자 하는 욕심 등 그녀의 모든 욕구는 그녀의 욕망에서 파생된 것 결과물이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되기’ 이론을 통해 ≪새의 선물≫속 여성인물들의 욕망양상을 분석해보면 욕망이 사회적인 기제 속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욕망은 그 자체로 해체된 형태로 존재하며 이러한 욕망들은 형태를 바꾸어가며 소설 기저에 자리 잡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욕망들은 끊임없이 작동하고 움직이면서 탈영토화되고 탈규준화된 욕망들을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새의 선물≫ 속 여성인물들은 각자의 ‘-되기’를 통해 욕망하는 과정에 있으며 그들의 욕망은 리좀화 되어있다. 진희의 욕망이 이모의 욕망과, 이모의 욕망이 경자이모와, 이어져 탈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욕망은 이들 안에서 끝나지 않고 독자에게로 흐르고 독자들의 감각, 정서를 변용시켜 새로운 감응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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