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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제7차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구운몽』을 대상으로, 고전문학의 가치를 되새기고 단원 목표인 ‘문학적 의사소통’에 부합하는 학습 방식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특히, 그동안 부수적으로 다루어졌던 여주인공들을 유형별로 분석해 작품의 총체적인 이해를 돕고자 했다. Ⅱ장에서는 팔선녀로 대변되는 여주인공들이 양소유와 결연하는 과정, 신분에 따른 각각의 욕망과 성취 과정을 정리해 그것이 소설의 전개와 주제 형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밝히는 데 주력했다. 또한 어머니의 상(像)을 통해 작가 내면에 자리잡은 여성관이 17세기의 여성상과 어떤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었는지 살펴보고, 그 추론 과정을 통해 문학적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소설 속 여덟 여인의 신분이 당대의 여성 독자층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작가는 독자를 ...

본 연구는 제7차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구운몽』을 대상으로, 고전문학의 가치를 되새기고 단원 목표인 ‘문학적 의사소통’에 부합하는 학습 방식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특히, 그동안 부수적으로 다루어졌던 여주인공들을 유형별로 분석해 작품의 총체적인 이해를 돕고자 했다. Ⅱ장에서는 팔선녀로 대변되는 여주인공들이 양소유와 결연하는 과정, 신분에 따른 각각의 욕망과 성취 과정을 정리해 그것이 소설의 전개와 주제 형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밝히는 데 주력했다. 또한 어머니의 상(像)을 통해 작가 내면에 자리잡은 여성관이 17세기의 여성상과 어떤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었는지 살펴보고, 그 추론 과정을 통해 문학적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소설 속 여덟 여인의 신분이 당대의 여성 독자층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작가는 독자를 타깃으로 하는 전략적인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독자’ 간 의사소통의 시작인 동시에 소설의 주제를 어떤 식으로 전달하느냐 하는 고민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구운몽』이라는 작품의 저변에는 작가 김만중이 처한 정치적 상황과 거기에서 비롯된 작가 개인의 욕망이 엿보인다. 즉, 유배라는 불안한 상황에서 느끼는 원망과 소회가 작품의 창작 배경이며, 김만중은 소설을 이용해 이상을 펼치고 자신의 신념에 정당성을 부여했으리라는 의미다. 모든 것을 ‘영(零)’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작가의 욕망은 자연스럽게 『구운몽』의 주제를 ‘공사상(空思想)’으로 귀결시킨다. 그리고 그것은 환상 속에서나마 자유를 맛보고자 하는 여성 독자들의 욕망과 결합함으로써 반향을 이끌어냈을 것이다. 김만중이 양소유에 감정이입해 위안을 얻었듯 당대의 여성 독자들은 팔선녀의 환생체들이 갖는 욕망과 그것의 성취 과정을 지켜보며 저마다 감정이입했으리라는 의미다. 이것은 작가와 독자의 소통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내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Ⅲ장에서는 교과서 활동 외에 Ⅱ장에서 시도한 여성 유형 분석과 현대 미디어를 활용해 작품의 이해를 돕는 교수-학습 모형을 제시했다. 학습자들의 참여를 유도해 보다 적극적으로 문학적 의사소통 행위를 시도하고 문학 작품의 의미를 능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또한 고전문학이 현대 미디어에서 어떻게 재해석되는가 하는 논의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문학의 가치를 조명했다. 이상의 활동은 독자와 독자, 과거와 현재의 교감이라는 문학적 의사소통 방식의 의미를 깨우치는 한편, 『구운몽』이 인간 본연의 욕망과 본성을 다루고 있음을 학습자들에게 인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문학의 본질은 소통이다. 그것은 시공을 초월한 명제이며, 우리가 문학을 학문으로 다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 논문은 『구운몽』을 대상으로 그러한 문학적 가치를 입증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