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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소설과 영화를 서사성을 공유한 예술장르로 보고 동일한 서사적 내용이 각 매체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 서술방식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소설과 영화의 서사성과 서술 형식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적용으로 소설과 영화『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본 논문은 비교적 최근에 쓰여 기존연구가 많지 않은『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작품분석과 함께 소설과 영화의 담론적 차이를 분명히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2장에서는 작품 분석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 각각의 예술장르가 취하고 있는 서술 형식의 특징을 살폈다. 채트먼의 서사물 분류체계를 따라 서사물을 이야기와 담론으로 구분하고 주네트가 논의한 소설의 서사담론과 앙드레 고드로 ․ 프랑수아 조스트의 영화의 서술성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또 영화의 서술성을 논의하는데 있어서 기술적 측면이 아닌 철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영화를 사유의 이미지로 해석했던 ...

본 논문에서는 소설과 영화를 서사성을 공유한 예술장르로 보고 동일한 서사적 내용이 각 매체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 서술방식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소설과 영화의 서사성과 서술 형식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적용으로 소설과 영화『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본 논문은 비교적 최근에 쓰여 기존연구가 많지 않은『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작품분석과 함께 소설과 영화의 담론적 차이를 분명히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2장에서는 작품 분석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 각각의 예술장르가 취하고 있는 서술 형식의 특징을 살폈다. 채트먼의 서사물 분류체계를 따라 서사물을 이야기와 담론으로 구분하고 주네트가 논의한 소설의 서사담론과 앙드레 고드로 ․ 프랑수아 조스트의 영화의 서술성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또 영화의 서술성을 논의하는데 있어서 기술적 측면이 아닌 철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영화를 사유의 이미지로 해석했던 들뢰즈의 이미지 이론도 함께 살폈다. 3장에서는 소설과 영화『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서사적 내용과 서술 형식적으로 분류하여 분석하고 이야기와 담론의 층위가, 다시 말해 서사적 내용과 서술 형식이 이분화 되어 나타날 수 없으며 반드시 상응관계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3.1장 은 서사적 내용, 즉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였다.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입장과 계층의 차이가 분명하여 갈등의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표면적으로는 대화에서, 이면적으로는 내면의식의 흐름이 자세히 드러나는 유정으로부터 명확하게 드러난다. 결코 합치될 수 없을 것 같던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은 내부경계를 여는 다성적 대화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관점을 유보시키고 이질적 타자를 받아들이는 바흐친식 대화는 마음을 여는 계기인 동시에 인간에 대한 사랑과 용서라는 보다 넓은 의미층위를 형성하게 한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비교적 충실히 각색되어 영화의 이야기 구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영화의 경우에는 소설과는 다르게 내레이션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내면의식의 흐름을 자세히 기술할 수 없는 형식적 제약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소설에서 획득할 수 있었던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사랑의 층위를 소설보다 확대하여 전개한다. 소설에서 나오지 않았던 두 주인공의 사랑을 위한 몇 가지 장치들은 이와 같은 형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서술자의 의도로 이해 할 수 있다. 주인공들의 사랑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는 삶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좌절시킴으로써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감정이입에 성공하지만 닫힌 결말이 연출된다. 영화의 이러한 선택은 소설에 비해서 의미층위와 전망이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원작의 변형이 아니라 소설이 가지고 있던 주제의식이 다른 방향으로 은밀히 전달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3.2장에서는 서술형식, 즉 담론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였다.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유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보다 깊은 이해와 넓은 전망획득을 위해 윤수의 서술을 교차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이에 비해 영화는 시청각 예술이기 때문에 특정시점만을 중심으로 전달할 수 없으므로 대체로 프레임 안의 카메라 초점이 향하는 공간이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서술자는 그 공간 안에서 이야기 전달과 감정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미지들을 조작한다. 프레임 안에 놓인 공간과 공간 안의 이미지들이 접합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의미를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과 들뢰즈의 영화 이미지를 토대로 분석하였다. 3.1장과 3.2장에서 서사적 내용과 서술형식을 구분하여 분석했다면 3.3장에서는 이야기와 담론의 상응관계를 살폈다.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취해 유정으로의 감정이입을 용이하게 하면서 서간체의 교차서술을 감행함으로써 윤수까지도 독자와 가깝게 한다. 차이를 극복한 인물들과 가까워진 독자는 용서라는 전망까지 함께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공간을 중심으로 한 이미지를 먼저 제공하는 예술인만큼 의식의 흐름보다 프레임 안의 공간이 더 중요하게 자리 잡는다. 영화『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사랑이 충만한 울림의 공간을 연출함과 동시에 사랑으로 인해 변화되는 미세한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 기술은 물론 상징적 장치들을 마련함으로써 원작의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있다. 즉 두 작품은 동일한 의미 전달을 위해서 각각 다른 방향을 선택했을 뿐 내용의 변형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서사적 내용이 소설과 영화에서 미세하게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야기 전달을 위한 담론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소설과 영화 혹은 소설과 영화『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두고 어느 한쪽에 무게를 실어 우월성을 논의하고자 함이 아니다. 왜냐하면 각각을 서사예술장르로 보고 그 미학적 차이를 존중하는데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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