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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본인의 작업과 병행하는 것으로 작업에 드러난 부정의 인식에 관한 자기물음 하에 이루어진 해석적 고찰이다. 본인의 작업은 사적 경험에 바탕하여 파편적 표식들을 나열하는데, 이는 내적 세계에 다양한 여과와 침전들이 교차하는 통로들을 경유해 진술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발견된 일련의 부정적 편린들을 이해하는데 있어 다시 내부로 소급하여 본인의 내면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요구된다. 여기서 부정성이 기인하는 불확실한 내면에 접근하는데 있어 감지된 ‘균열’이라는 경계의 문제에 주목한다. 균열로 인한 내면의 우울이라는 ...

이 글은 본인의 작업과 병행하는 것으로 작업에 드러난 부정의 인식에 관한 자기물음 하에 이루어진 해석적 고찰이다. 본인의 작업은 사적 경험에 바탕하여 파편적 표식들을 나열하는데, 이는 내적 세계에 다양한 여과와 침전들이 교차하는 통로들을 경유해 진술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발견된 일련의 부정적 편린들을 이해하는데 있어 다시 내부로 소급하여 본인의 내면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요구된다. 여기서 부정성이 기인하는 불확실한 내면에 접근하는데 있어 감지된 ‘균열’이라는 경계의 문제에 주목한다. 균열로 인한 내면의 우울이라는 감정적 규정/가정으로부터, 부정의 표식들은 우울이란 통로를 따라 심층으로 가라앉게 되며, 따라서 우울의 징후를 표출하는 본인의 작업적 진술은 다시 내면의 문제로 환원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감정, 심상과 같은 내면의 주관적 현상들이 닫혀있는 고유한 내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존재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 관계적 현상임에 근거하여, 내면의 문제는 실존하는 세계의 맥락에서 독해될 필요가 있다. 이는 본인이 처한 현실 세계, 사회적 심리 기제가 반영되어 있음을 본인 작업과의 병치를 통해 발견된다. 다시 말해, 숨겨진 균열의 경계는 보편의 문제와 교차된 심정적 공감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명은 감정에 예속된 객체로서 수동적 대상이라는 한계에 봉착한 이해이다. 하여, 해석은 우울의 모티브와 작업이라는 미적 수행을 통해 부정을 능동적으로 표명하는 행위에서 새로운 해석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서구의 멜랑콜리 담론이 우울의 파괴적 부정을 미학적 가치로 전환하는데에서 이해의 시야를 확보한다. 우울을 병리로 규정한 정신사적 계보 이면에 미적 모더니티로서 합리적 이성의 지배에 대항하여 내부를 탐조하는 발굴자적 의미를 지닌 멜랑콜리의 가치를 바탕으로 본인의 작업을 해석한다. 현실 하부의 균열과 닿은 숨겨진 균열의 경계의 자각을 통해 사물/현상의 감정/심상적 조응을 형상화하는 본인의 작업은 내면을 은폐하는 형해화된 세계의 이면을 들여다 보는 시도로 읽혀질 수 있다. 이로부터 사적 증언에 기초한 작업 언어는 현존하는 세계의 좌표적 표면에 떠오를 수 있을 파편의 목소리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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