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의 대표작 『군주론(Il principe)』이 탈고되고 세상에 등장한지 500년 하고도 몇 해가 흘렀다. 단테의 『신곡』을 제치고 현재까지 가장 많이 번역된 이탈리아어 고전으로 남아있는 『군주론』과 책의 저자인 마키아벨리에 대한 시대의 평가는 시간의 변화와 더불어 시대 상황, 정치행위자와 사상가들의 정치적 신념 및 이해관계 등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왔다. ...
(국문초록)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의 대표작 『군주론(Il principe)』이 탈고되고 세상에 등장한지 500년 하고도 몇 해가 흘렀다. 단테의 『신곡』을 제치고 현재까지 가장 많이 번역된 이탈리아어 고전으로 남아있는 『군주론』과 책의 저자인 마키아벨리에 대한 시대의 평가는 시간의 변화와 더불어 시대 상황, 정치행위자와 사상가들의 정치적 신념 및 이해관계 등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왔다. 단순한 도덕주의 관점을 벗어나 지극히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을 견지한 사상가로서 주목받기도 하는 반면, 정치의 영역에 있어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즉 정치적 행위는 특정 개인의 행위에 적용되는 정의나 정직, 양심과 같은 사적인 도덕원리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아닌 오직 목적의 달성여부에 관한 잣대로만 평가할 수 있다는 원칙을 내세웠고 옹호해왔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여전히 마키아벨리는 정치의 영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정의’가 배제된 폭력과 공포와 같은 비도덕적 기제들의 사용을 강조한 위험한 사상가로 기억된다. 진정으로 마키아벨리는 권모술수의 대가이자 악의 교사이며 폭군통치론자인 것인가? 그가 폭력을 좋은 것이라 판단하고 옹호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 도덕을 경시하고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화’를 주장했다고 할 수 있는가? 만약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목적을 위한 정당화’라 일반화하여 정의한다하더라도, 설령 마키아벨리 스스로 이러한 일반화의 빌미를 우리에게 제공했을지라도, 이러한 그의 견해는 진정 ‘나쁜’ 생각이고 ‘사악한’ 것일까? 이 연구는 마키아벨리를 평가한 많은 사람들이 중세의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윤리에 준하지 않는 자립적 이론체계로서의 정치영역 수립에 집중한 나머지 마키아벨리 자신이 폭력 자체를 긍정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두며, 이에 대한 검토를 위해 마키아벨리의 저서 『군주론』을 중심으로 그의 정치사상을 대변하는 개념들 중 가장 현실적이면서 비도덕의 영역에 위치하는 폭력(violence)과 두려움(fear)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마키아벨리의 정치론이 폭력 자체를 긍정하는 것이 아닌, 국가를 보존하고 권력을 유지해야할 군주의 정치적 권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효율적 정치 행위로 폭력을 선택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묘사하는 폭력은 상황과 시점에 따라 조절되고 절제된 것일 때 그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것이며,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의 사용은 군주의 권력과 국가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기제로 인식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마키아벨리가 강조하는 조절되고 절제된 폭력은 사용에 있어 합당한 이유를 전제하고 가능한 짧게, 혹은 단 번에 이루어져야 하며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가해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가해진 폭력은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유익한 조치로 작용되어야 한다. 반면 합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이고 반복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폭력, 즉 절제되지 않고 통제되지 않은 폭력은 지극히 사적인 것으로써 시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한 군주의 권위와 나아가 국가의 수호라는 궁극의 목적달성을 실패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군주에게 있어 폭력은 유용한 정치적 수단이었고 그것이 절제되어 사용되었을 때 안정된 정치질서를 확립하고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마키아벨리에게 있어 폭력은 정치의 영역에서 사용이 불가피한 것이자 다른 무엇보다 큰 효용성 및 효과를 갖기 때문에 목적과 방식에 있어 통제되고 조절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파괴 그 자체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질서의 창조로 이어져야만 한다. 폭력이 갖는 효용성과 효과를 가늠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점은 폭력의 대상이 되는 시민에게 형성된 감정이 ‘두려움’이냐 ‘혐오감’이냐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마키아벨리는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되 ‘혐오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 두려움이 아닌 혐오감을 주지 않기 위해 폭력은 마땅한 목적으로, 일거에, 반복되지 않고, 결국엔 시민들을 위한 이익으로 작용되는 절제의 속성을 갖추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에 의해 중점적으로 드러나는 폭력의 효용성은 군주의 정치권력과 권위, 시민의 지지와 국가 방위라는 궁극 목적에 관한 것으로 폭력의 작용이 형성하는 두려움이 ‘혐오감’이 아닌 ‘경외심’으로 나타날 때 극대화 될 수 있다. 폭력과 두려움에 관한 논의는 마키아벨리와 『군주론』이 ‘악의 교사’이자 ‘악의 교과서’로 이해되는 것이 얼마나 ‘폭력의 사용’이라는 단편적이고 형식적인 면에 집중된 결론이었는지를 발견하게 만든다. 마키아벨리는 국가나 군주가 정치권력을 수행하기위해 각기 다른 형태의 폭력을 사용할 수 있어야하고, 또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치적 상황이 존재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다만 핵심적인 것은 그의 폭력이론이 폭력 자체를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마키아벨리의 폭력은 시민과 국가를 위한 정치질서의 확립이라는 목적을 가진 군주의 권력 유지하고 강화하는 하나의 정치적 행위로서 선택되는 것이다. 진정한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화”를 의미한다기 보다 “비도덕적 수단을 정당화하는 좋은 목적”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정치사상인 것이다. “모든 정치는 권력을 위한 투쟁의 연속이며, 권력의 궁극적인 방법은 폭력”이라 정의했던 밀즈의 이론처럼 전쟁과 갈등의 산물이었던 20세기는 물론 새로운 21세기 현실정치 역시 보편화된 폭력들로 가득하다. 21세기 국가와 현실 정치의 영역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폭력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그것이 보다 큰 효용성과 효과를 갖기 위해 정당한 목적을 지향하고, 행사되는 방식에 있어 일정한 기준을 통해 절제되어야 한다는 조절의 필요성을 역설한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군주론』이 탈고된 지 500년 후의 ‘폭력과 극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남기는 상생의 조언인 것이다.
(국문초록)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의 대표작 『군주론(Il principe)』이 탈고되고 세상에 등장한지 500년 하고도 몇 해가 흘렀다. 단테의 『신곡』을 제치고 현재까지 가장 많이 번역된 이탈리아어 고전으로 남아있는 『군주론』과 책의 저자인 마키아벨리에 대한 시대의 평가는 시간의 변화와 더불어 시대 상황, 정치행위자와 사상가들의 정치적 신념 및 이해관계 등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왔다. 단순한 도덕주의 관점을 벗어나 지극히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을 견지한 사상가로서 주목받기도 하는 반면, 정치의 영역에 있어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즉 정치적 행위는 특정 개인의 행위에 적용되는 정의나 정직, 양심과 같은 사적인 도덕원리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아닌 오직 목적의 달성여부에 관한 잣대로만 평가할 수 있다는 원칙을 내세웠고 옹호해왔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여전히 마키아벨리는 정치의 영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정의’가 배제된 폭력과 공포와 같은 비도덕적 기제들의 사용을 강조한 위험한 사상가로 기억된다. 진정으로 마키아벨리는 권모술수의 대가이자 악의 교사이며 폭군통치론자인 것인가? 그가 폭력을 좋은 것이라 판단하고 옹호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 도덕을 경시하고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화’를 주장했다고 할 수 있는가? 만약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목적을 위한 정당화’라 일반화하여 정의한다하더라도, 설령 마키아벨리 스스로 이러한 일반화의 빌미를 우리에게 제공했을지라도, 이러한 그의 견해는 진정 ‘나쁜’ 생각이고 ‘사악한’ 것일까? 이 연구는 마키아벨리를 평가한 많은 사람들이 중세의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윤리에 준하지 않는 자립적 이론체계로서의 정치영역 수립에 집중한 나머지 마키아벨리 자신이 폭력 자체를 긍정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두며, 이에 대한 검토를 위해 마키아벨리의 저서 『군주론』을 중심으로 그의 정치사상을 대변하는 개념들 중 가장 현실적이면서 비도덕의 영역에 위치하는 폭력(violence)과 두려움(fear)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마키아벨리의 정치론이 폭력 자체를 긍정하는 것이 아닌, 국가를 보존하고 권력을 유지해야할 군주의 정치적 권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효율적 정치 행위로 폭력을 선택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묘사하는 폭력은 상황과 시점에 따라 조절되고 절제된 것일 때 그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것이며,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의 사용은 군주의 권력과 국가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기제로 인식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마키아벨리가 강조하는 조절되고 절제된 폭력은 사용에 있어 합당한 이유를 전제하고 가능한 짧게, 혹은 단 번에 이루어져야 하며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가해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가해진 폭력은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유익한 조치로 작용되어야 한다. 반면 합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이고 반복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폭력, 즉 절제되지 않고 통제되지 않은 폭력은 지극히 사적인 것으로써 시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한 군주의 권위와 나아가 국가의 수호라는 궁극의 목적달성을 실패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군주에게 있어 폭력은 유용한 정치적 수단이었고 그것이 절제되어 사용되었을 때 안정된 정치질서를 확립하고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마키아벨리에게 있어 폭력은 정치의 영역에서 사용이 불가피한 것이자 다른 무엇보다 큰 효용성 및 효과를 갖기 때문에 목적과 방식에 있어 통제되고 조절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파괴 그 자체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질서의 창조로 이어져야만 한다. 폭력이 갖는 효용성과 효과를 가늠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점은 폭력의 대상이 되는 시민에게 형성된 감정이 ‘두려움’이냐 ‘혐오감’이냐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마키아벨리는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되 ‘혐오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 두려움이 아닌 혐오감을 주지 않기 위해 폭력은 마땅한 목적으로, 일거에, 반복되지 않고, 결국엔 시민들을 위한 이익으로 작용되는 절제의 속성을 갖추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에 의해 중점적으로 드러나는 폭력의 효용성은 군주의 정치권력과 권위, 시민의 지지와 국가 방위라는 궁극 목적에 관한 것으로 폭력의 작용이 형성하는 두려움이 ‘혐오감’이 아닌 ‘경외심’으로 나타날 때 극대화 될 수 있다. 폭력과 두려움에 관한 논의는 마키아벨리와 『군주론』이 ‘악의 교사’이자 ‘악의 교과서’로 이해되는 것이 얼마나 ‘폭력의 사용’이라는 단편적이고 형식적인 면에 집중된 결론이었는지를 발견하게 만든다. 마키아벨리는 국가나 군주가 정치권력을 수행하기위해 각기 다른 형태의 폭력을 사용할 수 있어야하고, 또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치적 상황이 존재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다만 핵심적인 것은 그의 폭력이론이 폭력 자체를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마키아벨리의 폭력은 시민과 국가를 위한 정치질서의 확립이라는 목적을 가진 군주의 권력 유지하고 강화하는 하나의 정치적 행위로서 선택되는 것이다. 진정한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화”를 의미한다기 보다 “비도덕적 수단을 정당화하는 좋은 목적”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정치사상인 것이다. “모든 정치는 권력을 위한 투쟁의 연속이며, 권력의 궁극적인 방법은 폭력”이라 정의했던 밀즈의 이론처럼 전쟁과 갈등의 산물이었던 20세기는 물론 새로운 21세기 현실정치 역시 보편화된 폭력들로 가득하다. 21세기 국가와 현실 정치의 영역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폭력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그것이 보다 큰 효용성과 효과를 갖기 위해 정당한 목적을 지향하고, 행사되는 방식에 있어 일정한 기준을 통해 절제되어야 한다는 조절의 필요성을 역설한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군주론』이 탈고된 지 500년 후의 ‘폭력과 극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남기는 상생의 조언인 것이다.
주제어
#마키아벨리 군주론 폭력 두려움 절제된 폭력 폭력의 정치적 효율성 두려움의 형성 마키아벨리즘
학위논문 정보
저자
이지성
학위수여기관
전남대학교
학위구분
국내석사
학과
정치학과 정치사상학
지도교수
박의경
발행연도
2016
총페이지
108쪽
키워드
마키아벨리 군주론 폭력 두려움 절제된 폭력 폭력의 정치적 효율성 두려움의 형성 마키아벨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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