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박태원 소설에 나타난 근대주체의 한 양상을 주체의 정념적 특성으로 고찰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태원은 1930년 10월에 단편「수염」으로 조선 문단에 데뷔한 이래 우리 문학사의 대표적 스타일리스트이자 모더니스트로 알려져 온 작가이다. 1988년 해금조치 후 월북작가 박태원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박태원이라는 작가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은 그가 뚜렷한 족적을 남긴 모더니스트라는 점에 집중되었다. 이러한 명성은 박태원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문학적 · 대중적인 성공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고현학이라는 박태원식의 독특한 창작기법을 작품에 적용하여 1930년의 ...
본 연구는 박태원 소설에 나타난 근대주체의 한 양상을 주체의 정념적 특성으로 고찰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태원은 1930년 10월에 단편「수염」으로 조선 문단에 데뷔한 이래 우리 문학사의 대표적 스타일리스트이자 모더니스트로 알려져 온 작가이다. 1988년 해금조치 후 월북작가 박태원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박태원이라는 작가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은 그가 뚜렷한 족적을 남긴 모더니스트라는 점에 집중되었다. 이러한 명성은 박태원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문학적 · 대중적인 성공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고현학이라는 박태원식의 독특한 창작기법을 작품에 적용하여 1930년의 경성을 배회하는 한 예술가의 자취를 그려내었던 것이다. 물론 고현학이라는 방법론은 일본의 곤 와지로(今和次郎)가 『일본의 민가』(1922)라는 연구서를 저술하면서 도입한 개념이지만, 박태원의 고현학과 곤 와지로(今和次郎)의 고현학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원이라는 작가를 우리의 근대문학사에서 모더니스트로 정의하는 일은 합당하다. 이는 박태원의 작품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뿐만 아니라 「피로」 혹은 「적멸」등과 같은 작품에서도 이른바 모더니즘적 작품에서 보이는 특징들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태원은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글들을 통해 소설에서 기법이나 소설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제 스스로 소설쓰기에의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에 대하여 고심하였다. 하지만 박태원에 대한 여러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바와 같이 박태원 문학은 그의 작품 전체에 대하여 일괄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다. 박태원 문학의 일부가 당시 구인회 소속 문인들이 보였던 예술지향적이고 모던한 성향을 띠는 면이 있지만 그 외의 많은 작품들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처럼 뚜렷하게 모더니즘적 성격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여인성장』이나 『금은탑』이 보이는 통속적 성격의 작품이나 『윤초시의 상경』과 『춘보』등에서 보여주는 전통적 서사의 작품들 혹은 『천변풍경』과 같이 현실 풍경을 묘사한 작품들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류의 작품들과 동일한 독법으로는 접근이 어렵다. 박태원의 문학세계는 모던과 전통, 예술성과 통속성 그리고 새로운 기법적 추구와 세속적 글쓰기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러한 박태원의 문학은 이른바 변화무쌍함이라고 표현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채롭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세계를 하나의 언어로서 통어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지속적인 모색이 연구자들에게 과제로 남는다. 이에 본 연구는 박태원의 다양한 성격의 작품들을 하나의 문예 사조로써 읽어내려는 시도와는 거리를 두고자 하였다. 본 연구가 박태원 작품에서 읽어내고자 하는 것은 근대 주체의 정념들로서, 근대라는 무정형적 시간을 살고 있는 작가가 특유의 감각으로 그것을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살피려는 것이다.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매우 다양한 박태원 문학에 대하여 그것의 내적 원리를 살피려는 시도들이 지금까지 있어왔다. 박태원에 대한 선구적 연구들은 박태원이라는 작가가 근대적 시간의 정중앙에서, 근대성이 주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효과들을 작품에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깊이 있게 고찰했다.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선행연구들의 방법적 틀에서 조금 비껴서 박태원의 작품들에서 주체의 마음이 드러나는 면을 보려는 것이다. 본고가 정념에 대하여 근대 주체의 마음이라고 다소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실상 이 표현의 이면에는 근대적 주체와 주체의 욕망 간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근대 주체의 정념에 관한 흄(David Hume)의 연구에서 흄은 정념에 대하여 직접 정념과 간접 정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흄이 밝히고자 했던 바는 근대적 주체의 감정적 상태를 논리적으로 연구하려고 할 때, 자연발생 감정을 유발하는 직접 정념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사회적이고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유발되는 간접 정념의 여러 형태들이었다. 근대적 주체의 마음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물리적인, 다른 표현으로 하면 합리적인 설명을 가능케 하는 요인들에 의한 효과이자 결과인 것이다. 라캉(Jacques Lacan)적 의미에서 근대 주체의 정념이란 주체가 자신이 처한 존재적 위치를 통해 경험하는 정서이자 주체의 욕망이 외부로 드러나는 구체적인 표현이다. 근대주체는 언어적 체계처럼 여러 사회적 관계들 속에서 주체의 무의식과 욕망을 정립해 간다. 그러므로 주체의 욕망은 사회적 관계라고 설명할 수 있는 이른바 타자에 의존하게 되고, 타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구축해나간다. 하지만 타자가 원하는 욕망과 주체의 욕망 사이에는 근원적인 불일치가 있고, 그럼으로 주체의 욕망이란 근본적으로 채울 수 없는 공백이다. 정념은 이러한 욕망의 근원적인 결여, 혹은 공백의 주변에서 필사적으로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쾌락적인 감정이면서 불가능성에 대한 좌절의 반응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주체의 정념성이란 정의상 타자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욕망이 적극적으로 목소리처럼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양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박태원은 근대라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변화의 장에서, 세상이라는 복잡한 대상과 관계하는 ‘주체’를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통해 드러내었다. ‘주체성’의 문제가 인간의 삶에 있어 중요한 목표로서 부각되는 것이 모더니티다. 이러한 점에 기반하여 본 연구는 ‘자기’라는 대상에서 드러나는 복잡한 내면을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살피려한 박태원의 작품들이 근대적 주체성 연구에 있어 중요한 참조점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사회 · 역사적인 변혁 속에서 주체는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자극에 노출된다. 이러한 자극에 대하여 주체는 자기라는 존재와 현 실존의 중핵을 구성하는 파토스의 상실을 두려워하거나 상실에의 매혹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러한 다층적인 반응이 근대 주체의 정념성이다. 본고는 박태원이 구현하고 있는 근대 분열 주체의 정념성을 중심으로, 근대라는 비정형적 이념 속에서 ‘자기’라는 개념이 실체적인가를 살피고자 한 박태원 작품의 의미를 보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II 장에서는 사회적 모더니티가 근대주체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민감한 감수성으로 표현한 박태원의 작품들을 분석하였다. 문명화의 병으로서 신경쇠약은 당시 유행병이면서 예술가들의 메타포이기도 했다. 개별 주체를 표현하고자 하는 충동의 표현인 과잉감정도 1930년대 박태원의 소설들에 드러나는 바, 취미와 소비에의 취향 역시 자기표현의 한 수단으로 볼 수 있었다. III 장에서는 근대가 야기하는 강박적 불안들을 충동의 과잉이 드러나는 서사로서 대응하고자 한 작품인 박태원의 통속소설에 대해 논의하였다. 박태원 통속소설의 특징은 이념과 정념의 과잉이 세계에 대한 묘사이면서, 병적인 스펙타클의 시대를 아울러 드러낸다. 특히 소설 『금은탑』에서는 이러한 점이 부각된다. 그리고 도덕적 비의와 정념의 과잉의 형식을 멜로드라마와 공간의 봉쇄를 통해 소시민의 일상을 풍부하게 드러내는 작품들도 살폈다. IV 장에서는 박태원의 자화상 연작을 통해 식민지 전시체제에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분열시키고, 행위자로서의 주체가 위장하고 있는 모습을 증상적 글쓰기로 표현한 작가의 이념성과 정념성을 분석하였다. 사회 · 문화적 모더니티의 시기이면서 식민지 조선이라는 현실 속에서 박태원 소설의 주체는 매혹과 불안의 감각을 모두 내면화하면서 자기를 현실화한다. 이것이 바로 문학주의자 박태원의 면모라고 본고는 해석하는 바이다. 그러나 박태원이 해방 이후 역사소설 창작에 몰두하고, 이후 장편 대작 『갑오농민전쟁』에까지 이르는 그의 문학적 행보를 살피는 것이 박태원 문학의 진정한 가치를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둔다.
본 연구는 박태원 소설에 나타난 근대주체의 한 양상을 주체의 정념적 특성으로 고찰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태원은 1930년 10월에 단편「수염」으로 조선 문단에 데뷔한 이래 우리 문학사의 대표적 스타일리스트이자 모더니스트로 알려져 온 작가이다. 1988년 해금조치 후 월북작가 박태원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박태원이라는 작가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은 그가 뚜렷한 족적을 남긴 모더니스트라는 점에 집중되었다. 이러한 명성은 박태원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문학적 · 대중적인 성공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고현학이라는 박태원식의 독특한 창작기법을 작품에 적용하여 1930년의 경성을 배회하는 한 예술가의 자취를 그려내었던 것이다. 물론 고현학이라는 방법론은 일본의 곤 와지로(今和次郎)가 『일본의 민가』(1922)라는 연구서를 저술하면서 도입한 개념이지만, 박태원의 고현학과 곤 와지로(今和次郎)의 고현학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원이라는 작가를 우리의 근대문학사에서 모더니스트로 정의하는 일은 합당하다. 이는 박태원의 작품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뿐만 아니라 「피로」 혹은 「적멸」등과 같은 작품에서도 이른바 모더니즘적 작품에서 보이는 특징들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태원은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글들을 통해 소설에서 기법이나 소설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제 스스로 소설쓰기에의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에 대하여 고심하였다. 하지만 박태원에 대한 여러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바와 같이 박태원 문학은 그의 작품 전체에 대하여 일괄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다. 박태원 문학의 일부가 당시 구인회 소속 문인들이 보였던 예술지향적이고 모던한 성향을 띠는 면이 있지만 그 외의 많은 작품들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처럼 뚜렷하게 모더니즘적 성격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여인성장』이나 『금은탑』이 보이는 통속적 성격의 작품이나 『윤초시의 상경』과 『춘보』등에서 보여주는 전통적 서사의 작품들 혹은 『천변풍경』과 같이 현실 풍경을 묘사한 작품들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류의 작품들과 동일한 독법으로는 접근이 어렵다. 박태원의 문학세계는 모던과 전통, 예술성과 통속성 그리고 새로운 기법적 추구와 세속적 글쓰기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러한 박태원의 문학은 이른바 변화무쌍함이라고 표현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채롭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세계를 하나의 언어로서 통어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지속적인 모색이 연구자들에게 과제로 남는다. 이에 본 연구는 박태원의 다양한 성격의 작품들을 하나의 문예 사조로써 읽어내려는 시도와는 거리를 두고자 하였다. 본 연구가 박태원 작품에서 읽어내고자 하는 것은 근대 주체의 정념들로서, 근대라는 무정형적 시간을 살고 있는 작가가 특유의 감각으로 그것을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살피려는 것이다.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매우 다양한 박태원 문학에 대하여 그것의 내적 원리를 살피려는 시도들이 지금까지 있어왔다. 박태원에 대한 선구적 연구들은 박태원이라는 작가가 근대적 시간의 정중앙에서, 근대성이 주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효과들을 작품에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깊이 있게 고찰했다.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선행연구들의 방법적 틀에서 조금 비껴서 박태원의 작품들에서 주체의 마음이 드러나는 면을 보려는 것이다. 본고가 정념에 대하여 근대 주체의 마음이라고 다소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실상 이 표현의 이면에는 근대적 주체와 주체의 욕망 간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근대 주체의 정념에 관한 흄(David Hume)의 연구에서 흄은 정념에 대하여 직접 정념과 간접 정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흄이 밝히고자 했던 바는 근대적 주체의 감정적 상태를 논리적으로 연구하려고 할 때, 자연발생 감정을 유발하는 직접 정념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사회적이고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유발되는 간접 정념의 여러 형태들이었다. 근대적 주체의 마음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물리적인, 다른 표현으로 하면 합리적인 설명을 가능케 하는 요인들에 의한 효과이자 결과인 것이다. 라캉(Jacques Lacan)적 의미에서 근대 주체의 정념이란 주체가 자신이 처한 존재적 위치를 통해 경험하는 정서이자 주체의 욕망이 외부로 드러나는 구체적인 표현이다. 근대주체는 언어적 체계처럼 여러 사회적 관계들 속에서 주체의 무의식과 욕망을 정립해 간다. 그러므로 주체의 욕망은 사회적 관계라고 설명할 수 있는 이른바 타자에 의존하게 되고, 타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구축해나간다. 하지만 타자가 원하는 욕망과 주체의 욕망 사이에는 근원적인 불일치가 있고, 그럼으로 주체의 욕망이란 근본적으로 채울 수 없는 공백이다. 정념은 이러한 욕망의 근원적인 결여, 혹은 공백의 주변에서 필사적으로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쾌락적인 감정이면서 불가능성에 대한 좌절의 반응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주체의 정념성이란 정의상 타자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욕망이 적극적으로 목소리처럼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양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박태원은 근대라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변화의 장에서, 세상이라는 복잡한 대상과 관계하는 ‘주체’를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통해 드러내었다. ‘주체성’의 문제가 인간의 삶에 있어 중요한 목표로서 부각되는 것이 모더니티다. 이러한 점에 기반하여 본 연구는 ‘자기’라는 대상에서 드러나는 복잡한 내면을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살피려한 박태원의 작품들이 근대적 주체성 연구에 있어 중요한 참조점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사회 · 역사적인 변혁 속에서 주체는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자극에 노출된다. 이러한 자극에 대하여 주체는 자기라는 존재와 현 실존의 중핵을 구성하는 파토스의 상실을 두려워하거나 상실에의 매혹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러한 다층적인 반응이 근대 주체의 정념성이다. 본고는 박태원이 구현하고 있는 근대 분열 주체의 정념성을 중심으로, 근대라는 비정형적 이념 속에서 ‘자기’라는 개념이 실체적인가를 살피고자 한 박태원 작품의 의미를 보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II 장에서는 사회적 모더니티가 근대주체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민감한 감수성으로 표현한 박태원의 작품들을 분석하였다. 문명화의 병으로서 신경쇠약은 당시 유행병이면서 예술가들의 메타포이기도 했다. 개별 주체를 표현하고자 하는 충동의 표현인 과잉감정도 1930년대 박태원의 소설들에 드러나는 바, 취미와 소비에의 취향 역시 자기표현의 한 수단으로 볼 수 있었다. III 장에서는 근대가 야기하는 강박적 불안들을 충동의 과잉이 드러나는 서사로서 대응하고자 한 작품인 박태원의 통속소설에 대해 논의하였다. 박태원 통속소설의 특징은 이념과 정념의 과잉이 세계에 대한 묘사이면서, 병적인 스펙타클의 시대를 아울러 드러낸다. 특히 소설 『금은탑』에서는 이러한 점이 부각된다. 그리고 도덕적 비의와 정념의 과잉의 형식을 멜로드라마와 공간의 봉쇄를 통해 소시민의 일상을 풍부하게 드러내는 작품들도 살폈다. IV 장에서는 박태원의 자화상 연작을 통해 식민지 전시체제에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분열시키고, 행위자로서의 주체가 위장하고 있는 모습을 증상적 글쓰기로 표현한 작가의 이념성과 정념성을 분석하였다. 사회 · 문화적 모더니티의 시기이면서 식민지 조선이라는 현실 속에서 박태원 소설의 주체는 매혹과 불안의 감각을 모두 내면화하면서 자기를 현실화한다. 이것이 바로 문학주의자 박태원의 면모라고 본고는 해석하는 바이다. 그러나 박태원이 해방 이후 역사소설 창작에 몰두하고, 이후 장편 대작 『갑오농민전쟁』에까지 이르는 그의 문학적 행보를 살피는 것이 박태원 문학의 진정한 가치를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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