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맹자의 성선설과 왕도정치에 대한 연구이다. 이를 위하여, 맹자와 동료 철학자,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먼저 설명한다. 그리고 성선설, 왕도 정치를 각각 다루되, 성선설과 왕도 정치의 연결을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1) 먼저 시대적 상황을 추적한다. 공자의 사상은 도덕률(禮)과 인격(仁; 사랑과 인격)의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맹자가 인격(仁)을 이어받아서,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선한 본성으로 삼는 성선설의 사상 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성선설은 맹자 사상의 핵심이다. 수양론, 정치 이론 등이 성선설의 토대 위에서 전개된다. 본 연구에서도 성선설이 가지고 있는 내용과 의미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다음, 당시의 시대적 상황(정치, 경제, ...
국문 요약
이 논문은 맹자의 성선설과 왕도정치에 대한 연구이다. 이를 위하여, 맹자와 동료 철학자,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먼저 설명한다. 그리고 성선설, 왕도 정치를 각각 다루되, 성선설과 왕도 정치의 연결을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1) 먼저 시대적 상황을 추적한다. 공자의 사상은 도덕률(禮)과 인격(仁; 사랑과 인격)의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맹자가 인격(仁)을 이어받아서,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선한 본성으로 삼는 성선설의 사상 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성선설은 맹자 사상의 핵심이다. 수양론, 정치 이론 등이 성선설의 토대 위에서 전개된다. 본 연구에서도 성선설이 가지고 있는 내용과 의미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다음, 당시의 시대적 상황(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이 성선설에 끼친 영향을 언급한다. 맹자가 타 학파의 사상가들과 논쟁하면서 성선설은 만들어진다. 기존의 연구는 맹자와 고자의 논쟁을 주로 다룬다. 본 논문은 그 둘 이전에 활약했던 양주의 ‘생명’(生) 개념을 주목하고자 한다. 이 개념을 이해함으로써 고자의 본성론의 이론적 배경을 살필 수가 있다. 양주의 문제 제기 때문에 맹자나 고자가 ‘生’이 아닌 ‘性’을 토론의 주제로 삼아서 대립할 수 있었다. 양주는 사람이 타고난 것이 ‘생명’(生)이라 하였고, 고자는 이와 비슷하게 ‘타고난 것이 본성’(生之謂性)이라고 한다. 타고난 그대로의 모습이 인간 본성이라면, 먹고 마시고 종족을 번식하는 식욕과 성욕이 본성이 된다. 이것은 필연적인 인간 삶의 조건이다. 요컨대 양주가 말한 ‘생명’(生)을 고자는 “타고 난 것(生)이 본성(性)이라”고 하였다. 이 본성을 고자는 식욕과 성욕이라 한다. 이런 이론적 배경에서 고자는 맹자와 본성 논쟁을 한다. 타고난 본성을 고자는 식욕과 성욕이라 하는 반면, 맹자는 인의예지의 덕목이라 한다. (제2장) 2) 맹자는 성선설을 주장했다. 선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으므로 사람은 선한 행위만 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선한 행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악한 행위도 한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모든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성선설)고 하면, 세상에 있는 악을 설명할 수 없다. 이에 대해서 맹자는 마음의 이중 구조로 설명한다. 마음에는 선한 부분(본성) 뿐만 아니라 악한 부분도 있다. 결국 성선설은 자체의 논리적 모순으로 인하여 선악 혼재설로 가게 된다. 혼재설은 마음의 이중 구조로 나타난다. 마음에 선의 근원과 악의 근원을 동시에 인정한다. 마음은 이분법적 구조를 이룬다. 인의예지의 도덕적 덕목이 선한 본성이라면, 욕망 감정이라는 감성적 측면은 악을 일으키는 싹이 된다. 맹자는 마음을 이성적 측면인 ‘마음의 기관’(心之官)과 감성적 측면인 ‘귀와 눈의 기관’(耳目之官)으로 나눈다. 전자는 사유하는 기관으로, 인의예지와 같은 선한 본성을 따른다. 선한 본성인 인의예지(도덕적 이성)에 따라 행위 하면, 그 행위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선하다. 이목지관은 감각 기관이다. 지각 인식을 하여 욕망이 생기고, 욕망의 충족 여부에 따라 감정이 변한다. 욕망 감정은 외부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그것을 따를 경우 선한 행위를 할 수도 있고 악한 행위를 할 수도 있다. 육체적 감성적 측면인 감각 욕망에 따르면 그 결과에 따라서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마음의 이중 구조는 대체(大體, 큰 것)와 소체(小體, 작은 것), 대인(大人, 큰 사람)과 소인(小人, 작은 사람), 천작(天爵, 하늘의 벼슬)과 인작(人爵, 사람의 벼슬)이라는 이원론으로 나타난다. 나아가 맹자의 수양론과 정치 이론도 이원적 구조를 가진다. 수양론에서 양성(養性, 본성을 기름)과 존심(存心, 마음을 보존함), 정치론에 왕도(王道, 왕자의 길)와 패도(覇道, 힘으로 이긴 자의 길)가 그것이다. 3) 성선설에 따르면, 모든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선한 행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선한 본성이 가능태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가능성을 키울 때 선하게 행위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가능태)에서 수양론이 성립한다. 성선설은 마음에서 선한 요소와 악한 요소를 모두 인정한다. 가능태 주어진 선한 본성은 키워야 한다. 이것이 양성(養性)이다. 예컨대 우물에 어린애가 빠지려 하면 사람들 마음에 측은지심이 싹터 나온다. 이를 키우면 사랑(仁)이 된다. 인의예지의 본성이 싹으로 나오면, 이를 잡아서 확충하는 것, 그것이 양성(養性)이다. 사람들이 악한 행위를 하는 것은 외부 사물을 지각할 때 욕망 감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선한 본성 이외의 외부적인 요소 때문에 악한 행위를 한다. 감성에 대해서는 ‘마음을 보존’(存心)해야 한다. 외부 사물로 달려가는 마음을 붙잡아서 몸 안에 머물게 한다. 이는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한 본성을 자각하게 만든다. * 기존 학설들은 맹자의 사상을 설명할 때 성선설에 집중한다. 성선설은 맹자 이론의 한 측면일 뿐이다. 맹자의 마음 이론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선과 악의 근원 양쪽을 다 봐야 한다. 맹자가 주장한 성선설은 마음의 이원적 구조에서 선한 본성을 중요시하여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맹자는 마음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제3장)
4) 맹자는 성선설에 근거해서 정치 이론을 전개한다. 마음의 이중 구조에 근거해서 정치도 이분법적으로 구분한다. 마음의 인식 기관은 심지관(心之官)과 이목지관(耳目之官)으로 나뉜다. 전자는 선한 본성(仁義禮知)을 따르고, 후자는 욕망 감정을 만들어낸다. 전자를 따르면 왕도(王道) 정치가 되고, 후자를 따르면 패도(覇道) 정치가 된다. 후자는 힘으로 강압적으로 복종시키는 정치이다. 욕망이 충돌하면 힘으로 싸우게 된다. 반면 전자는 왕자(王者)다운 정치이다. 왕다운 통치자는 선한 본성에 따라서 사랑과 인격으로 다스린다. 군주의 사랑(仁)은 백성에 대한 공감과 동정으로 나타난다. 맹자는 공자의 마음 이론을 정치에 적용한다. 예컨대 인(仁)을 공자는 개인의 ‘사랑-인격’이라 본 반면, 맹자는 이를 왕의 마음가짐으로 바꾼다. 또한 충서(忠恕)를 공자는 ‘진심으로 상대를 헤아림’으로 본 반면, 맹자는 이를 군주-백성 사이에 적용한다. 군주는 자기 몸을 잣대로 삼아서 백성의 욕망을 헤아려준다. 내가 가진 욕망을 백성들도 가진다. 내 욕망을 채운다면 백성의 욕망도 채워주어야 한다. 이것이 여민락(與民樂, 백성과 더불어 즐김)이고, 위민(爲民, 백성을 위함)이다. 왕이 음악과 재물과 여자를 좋아하면, 백성도 그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백성도 음악 재물 여자를 가지고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與民同樂’이고, 왕자다운 정치(王道)이다. 맹자는 왕도 정치의 모범을 성인인 요순의 통치에서 찾는다. 요순의 마음은 이미 선한 본성 그 자체이다. 그들은 인의예지의 본성을 실현했다. 인(仁)은 사랑이며 인격이다. 따라서 그들은 사랑의 정치(仁政), 예로, 덕으로 하는 정치(禮治, 德治)를 했다. 5) 왕도 정치는 왕위 계승 문제에 자연스럽게 적용된다. 포악하고 사나운 임금은 왕도 정치에서 벗어난다. 공자의 정명론에 따르면 임금은 임금다워야 한다. 포악한 군주는 임금이 아니다. 따라서 신하들이 그를 쫓아낼 수 있다. 이를 방벌(放伐)이라 한다. 이것은 땅위의 일이다. 반대로 하늘은 신하와 백성으로부터 신망을 잃은 군주를 내친다. 하늘은 군주를 임명하는 명령을 바꾼다. 이것을 혁명(革命, 명령을 바꿈)이라 한다. 하늘은 폭군으로부터 명령을 거두고, 새롭게 신망을 얻은 사람에게 천하를 다스리라고 명령한다. 방벌을 통해서 왕조가 열린다. 또 하나 왕조·왕위를 여는 방법이 선양(禪讓)이다. 군주가 신하 가운데 가장 현명한 인격자를 후계자로 임명하는 것이다. 선한 본성을 잘 실현한 자가 인격자이다. 이는 반대로 보자면, 선양 받은 이 역시 하늘로부터 명령을 받은 자이다. 방벌이던 선양이던 인간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맹자는 꼭 ‘천명(天命)’이 한 것이라 한다. * 맹자에 따르면, 하늘의 명령(天命)을 받은 자가 군주가 된다. 누가 하늘의 명령을 받는가? 이를 현실적으로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맹자는 백성을 등장시킨다. 백성은 하늘의 눈과 귀이다. 하늘은 백성을 통해서 듣고 본다. 따라서 하늘의 마음(天心)은 백성의 마음(民心)이다. 민심이 천심을 결정한다. 백성이 선택한 자가 하늘의 명령을 받은 자이다. 따라서 천명을 받은 자는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군주는 하늘의 대리인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이며, 백성을 위하고(爲民), 백성을 근본으로 삼는다(民本). ‘백성을 위하는 정치’(爲民)라 하면, 위하는 자가 있고, 위해지는 자가 있다. 그 둘은 결코 같을 수가 없다. 엄격하게 위계가 다르다. 위하는 자에게는 성선설이 적용되고, 위해지는 자에게는 성악설이 적용된다. 맹자는 백성을 ‘적자(赤子, 갓난애)’에 비유한다. 민심이 천심이라 하지만, 군주와 백성은 엄격하게 차이가 있다. (제4장)
국문 요약
이 논문은 맹자의 성선설과 왕도정치에 대한 연구이다. 이를 위하여, 맹자와 동료 철학자,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먼저 설명한다. 그리고 성선설, 왕도 정치를 각각 다루되, 성선설과 왕도 정치의 연결을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1) 먼저 시대적 상황을 추적한다. 공자의 사상은 도덕률(禮)과 인격(仁; 사랑과 인격)의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맹자가 인격(仁)을 이어받아서,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선한 본성으로 삼는 성선설의 사상 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성선설은 맹자 사상의 핵심이다. 수양론, 정치 이론 등이 성선설의 토대 위에서 전개된다. 본 연구에서도 성선설이 가지고 있는 내용과 의미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다음, 당시의 시대적 상황(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이 성선설에 끼친 영향을 언급한다. 맹자가 타 학파의 사상가들과 논쟁하면서 성선설은 만들어진다. 기존의 연구는 맹자와 고자의 논쟁을 주로 다룬다. 본 논문은 그 둘 이전에 활약했던 양주의 ‘생명’(生) 개념을 주목하고자 한다. 이 개념을 이해함으로써 고자의 본성론의 이론적 배경을 살필 수가 있다. 양주의 문제 제기 때문에 맹자나 고자가 ‘生’이 아닌 ‘性’을 토론의 주제로 삼아서 대립할 수 있었다. 양주는 사람이 타고난 것이 ‘생명’(生)이라 하였고, 고자는 이와 비슷하게 ‘타고난 것이 본성’(生之謂性)이라고 한다. 타고난 그대로의 모습이 인간 본성이라면, 먹고 마시고 종족을 번식하는 식욕과 성욕이 본성이 된다. 이것은 필연적인 인간 삶의 조건이다. 요컨대 양주가 말한 ‘생명’(生)을 고자는 “타고 난 것(生)이 본성(性)이라”고 하였다. 이 본성을 고자는 식욕과 성욕이라 한다. 이런 이론적 배경에서 고자는 맹자와 본성 논쟁을 한다. 타고난 본성을 고자는 식욕과 성욕이라 하는 반면, 맹자는 인의예지의 덕목이라 한다. (제2장) 2) 맹자는 성선설을 주장했다. 선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으므로 사람은 선한 행위만 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선한 행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악한 행위도 한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모든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성선설)고 하면, 세상에 있는 악을 설명할 수 없다. 이에 대해서 맹자는 마음의 이중 구조로 설명한다. 마음에는 선한 부분(본성) 뿐만 아니라 악한 부분도 있다. 결국 성선설은 자체의 논리적 모순으로 인하여 선악 혼재설로 가게 된다. 혼재설은 마음의 이중 구조로 나타난다. 마음에 선의 근원과 악의 근원을 동시에 인정한다. 마음은 이분법적 구조를 이룬다. 인의예지의 도덕적 덕목이 선한 본성이라면, 욕망 감정이라는 감성적 측면은 악을 일으키는 싹이 된다. 맹자는 마음을 이성적 측면인 ‘마음의 기관’(心之官)과 감성적 측면인 ‘귀와 눈의 기관’(耳目之官)으로 나눈다. 전자는 사유하는 기관으로, 인의예지와 같은 선한 본성을 따른다. 선한 본성인 인의예지(도덕적 이성)에 따라 행위 하면, 그 행위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선하다. 이목지관은 감각 기관이다. 지각 인식을 하여 욕망이 생기고, 욕망의 충족 여부에 따라 감정이 변한다. 욕망 감정은 외부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그것을 따를 경우 선한 행위를 할 수도 있고 악한 행위를 할 수도 있다. 육체적 감성적 측면인 감각 욕망에 따르면 그 결과에 따라서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마음의 이중 구조는 대체(大體, 큰 것)와 소체(小體, 작은 것), 대인(大人, 큰 사람)과 소인(小人, 작은 사람), 천작(天爵, 하늘의 벼슬)과 인작(人爵, 사람의 벼슬)이라는 이원론으로 나타난다. 나아가 맹자의 수양론과 정치 이론도 이원적 구조를 가진다. 수양론에서 양성(養性, 본성을 기름)과 존심(存心, 마음을 보존함), 정치론에 왕도(王道, 왕자의 길)와 패도(覇道, 힘으로 이긴 자의 길)가 그것이다. 3) 성선설에 따르면, 모든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선한 행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선한 본성이 가능태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가능성을 키울 때 선하게 행위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가능태)에서 수양론이 성립한다. 성선설은 마음에서 선한 요소와 악한 요소를 모두 인정한다. 가능태 주어진 선한 본성은 키워야 한다. 이것이 양성(養性)이다. 예컨대 우물에 어린애가 빠지려 하면 사람들 마음에 측은지심이 싹터 나온다. 이를 키우면 사랑(仁)이 된다. 인의예지의 본성이 싹으로 나오면, 이를 잡아서 확충하는 것, 그것이 양성(養性)이다. 사람들이 악한 행위를 하는 것은 외부 사물을 지각할 때 욕망 감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선한 본성 이외의 외부적인 요소 때문에 악한 행위를 한다. 감성에 대해서는 ‘마음을 보존’(存心)해야 한다. 외부 사물로 달려가는 마음을 붙잡아서 몸 안에 머물게 한다. 이는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한 본성을 자각하게 만든다. * 기존 학설들은 맹자의 사상을 설명할 때 성선설에 집중한다. 성선설은 맹자 이론의 한 측면일 뿐이다. 맹자의 마음 이론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선과 악의 근원 양쪽을 다 봐야 한다. 맹자가 주장한 성선설은 마음의 이원적 구조에서 선한 본성을 중요시하여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맹자는 마음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제3장)
4) 맹자는 성선설에 근거해서 정치 이론을 전개한다. 마음의 이중 구조에 근거해서 정치도 이분법적으로 구분한다. 마음의 인식 기관은 심지관(心之官)과 이목지관(耳目之官)으로 나뉜다. 전자는 선한 본성(仁義禮知)을 따르고, 후자는 욕망 감정을 만들어낸다. 전자를 따르면 왕도(王道) 정치가 되고, 후자를 따르면 패도(覇道) 정치가 된다. 후자는 힘으로 강압적으로 복종시키는 정치이다. 욕망이 충돌하면 힘으로 싸우게 된다. 반면 전자는 왕자(王者)다운 정치이다. 왕다운 통치자는 선한 본성에 따라서 사랑과 인격으로 다스린다. 군주의 사랑(仁)은 백성에 대한 공감과 동정으로 나타난다. 맹자는 공자의 마음 이론을 정치에 적용한다. 예컨대 인(仁)을 공자는 개인의 ‘사랑-인격’이라 본 반면, 맹자는 이를 왕의 마음가짐으로 바꾼다. 또한 충서(忠恕)를 공자는 ‘진심으로 상대를 헤아림’으로 본 반면, 맹자는 이를 군주-백성 사이에 적용한다. 군주는 자기 몸을 잣대로 삼아서 백성의 욕망을 헤아려준다. 내가 가진 욕망을 백성들도 가진다. 내 욕망을 채운다면 백성의 욕망도 채워주어야 한다. 이것이 여민락(與民樂, 백성과 더불어 즐김)이고, 위민(爲民, 백성을 위함)이다. 왕이 음악과 재물과 여자를 좋아하면, 백성도 그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백성도 음악 재물 여자를 가지고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與民同樂’이고, 왕자다운 정치(王道)이다. 맹자는 왕도 정치의 모범을 성인인 요순의 통치에서 찾는다. 요순의 마음은 이미 선한 본성 그 자체이다. 그들은 인의예지의 본성을 실현했다. 인(仁)은 사랑이며 인격이다. 따라서 그들은 사랑의 정치(仁政), 예로, 덕으로 하는 정치(禮治, 德治)를 했다. 5) 왕도 정치는 왕위 계승 문제에 자연스럽게 적용된다. 포악하고 사나운 임금은 왕도 정치에서 벗어난다. 공자의 정명론에 따르면 임금은 임금다워야 한다. 포악한 군주는 임금이 아니다. 따라서 신하들이 그를 쫓아낼 수 있다. 이를 방벌(放伐)이라 한다. 이것은 땅위의 일이다. 반대로 하늘은 신하와 백성으로부터 신망을 잃은 군주를 내친다. 하늘은 군주를 임명하는 명령을 바꾼다. 이것을 혁명(革命, 명령을 바꿈)이라 한다. 하늘은 폭군으로부터 명령을 거두고, 새롭게 신망을 얻은 사람에게 천하를 다스리라고 명령한다. 방벌을 통해서 왕조가 열린다. 또 하나 왕조·왕위를 여는 방법이 선양(禪讓)이다. 군주가 신하 가운데 가장 현명한 인격자를 후계자로 임명하는 것이다. 선한 본성을 잘 실현한 자가 인격자이다. 이는 반대로 보자면, 선양 받은 이 역시 하늘로부터 명령을 받은 자이다. 방벌이던 선양이던 인간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맹자는 꼭 ‘천명(天命)’이 한 것이라 한다. * 맹자에 따르면, 하늘의 명령(天命)을 받은 자가 군주가 된다. 누가 하늘의 명령을 받는가? 이를 현실적으로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맹자는 백성을 등장시킨다. 백성은 하늘의 눈과 귀이다. 하늘은 백성을 통해서 듣고 본다. 따라서 하늘의 마음(天心)은 백성의 마음(民心)이다. 민심이 천심을 결정한다. 백성이 선택한 자가 하늘의 명령을 받은 자이다. 따라서 천명을 받은 자는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군주는 하늘의 대리인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이며, 백성을 위하고(爲民), 백성을 근본으로 삼는다(民本). ‘백성을 위하는 정치’(爲民)라 하면, 위하는 자가 있고, 위해지는 자가 있다. 그 둘은 결코 같을 수가 없다. 엄격하게 위계가 다르다. 위하는 자에게는 성선설이 적용되고, 위해지는 자에게는 성악설이 적용된다. 맹자는 백성을 ‘적자(赤子, 갓난애)’에 비유한다. 민심이 천심이라 하지만, 군주와 백성은 엄격하게 차이가 있다. (제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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