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은 한정적인 역할들을 수행해왔다. 대부분 애인, 엄마, 또는 희생자 등 남성 주인공의 주변인으로 등장하여 단순 극 전개의 수단으로만 활용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필름 누아르 장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어두운 암흑가를 배경으로 하는 전통적인 필름 누아르에서 범죄와 연관성을 가진 주인공은 언제나 남성들의 몫이며, 여성은 그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빼어난 외모로 사립탐정, 형사 등의 남성 캐릭터들을 유혹하여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가는 팜므파탈로 등장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포뮬러 원형은 조금씩 변형되어 갔지만 팜므파탈이라는 전형 캐릭터는 그대로 남아 필름 누아르의 상징으로 굳어졌다. ‘치명적인 여자’라는 뜻의 팜므파탈은 말 그대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남성을 위험에 빠뜨리는 여성 캐릭터이며, 한국에서는 ‘악녀 또는 요부’로 불린다. 그녀는 언뜻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남성들을 이용하는 주체적인 인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남의 권력에 기대어 살아가며 비극적인 최후조차 그의 결정에 의해 좌우되는 수동적인 캐릭터이다. 이러한 설정은 오랫동안 필름 누아르의 고질적인 논란으로 제기되어 왔는데, 최근 사회적으로 여성 인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누아르에서도 이러한 한계를 타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목도되었다. 전통적으로 남성에게만 허락되었던 조직의 보스 또는 주인공의 자리를 여성에게도 부여함으로써 성 역할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의 누아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성 역할 전환 사례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였다. 장르적 차원에서 필름 누아르의 정의와 장르문법을 살펴보고 한국형 필름 누아르의 특징을 도출해본 결과, 한국형 필름 누아르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인물의 사적인 감정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전통 누아르에 비해 멜로 드라마적 성격이 더욱 가미되었고 이로 인한 인물의 감정 변화를 보다 섬세하게 표현한다. 또한 남성 주인공을 사랑에 눈멀게 하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관능적인 팜므파탈’보다는 ‘수동적인 희생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한국형 누아르 중 주요 인물의 성 역할 전환을 시도한 경우에는 이러한 여성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화하였을지, 국내 여성 누아르 세 편을 선정한 뒤 앞서 살펴본 필름 누아르의 장르문법을 바탕으로 사례들을 비교분석하였다. 장르문법은 포뮬러, ...
그 동안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은 한정적인 역할들을 수행해왔다. 대부분 애인, 엄마, 또는 희생자 등 남성 주인공의 주변인으로 등장하여 단순 극 전개의 수단으로만 활용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필름 누아르 장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어두운 암흑가를 배경으로 하는 전통적인 필름 누아르에서 범죄와 연관성을 가진 주인공은 언제나 남성들의 몫이며, 여성은 그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빼어난 외모로 사립탐정, 형사 등의 남성 캐릭터들을 유혹하여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가는 팜므파탈로 등장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포뮬러 원형은 조금씩 변형되어 갔지만 팜므파탈이라는 전형 캐릭터는 그대로 남아 필름 누아르의 상징으로 굳어졌다. ‘치명적인 여자’라는 뜻의 팜므파탈은 말 그대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남성을 위험에 빠뜨리는 여성 캐릭터이며, 한국에서는 ‘악녀 또는 요부’로 불린다. 그녀는 언뜻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남성들을 이용하는 주체적인 인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남의 권력에 기대어 살아가며 비극적인 최후조차 그의 결정에 의해 좌우되는 수동적인 캐릭터이다. 이러한 설정은 오랫동안 필름 누아르의 고질적인 논란으로 제기되어 왔는데, 최근 사회적으로 여성 인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누아르에서도 이러한 한계를 타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목도되었다. 전통적으로 남성에게만 허락되었던 조직의 보스 또는 주인공의 자리를 여성에게도 부여함으로써 성 역할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의 누아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성 역할 전환 사례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였다. 장르적 차원에서 필름 누아르의 정의와 장르문법을 살펴보고 한국형 필름 누아르의 특징을 도출해본 결과, 한국형 필름 누아르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인물의 사적인 감정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전통 누아르에 비해 멜로 드라마적 성격이 더욱 가미되었고 이로 인한 인물의 감정 변화를 보다 섬세하게 표현한다. 또한 남성 주인공을 사랑에 눈멀게 하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관능적인 팜므파탈’보다는 ‘수동적인 희생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한국형 누아르 중 주요 인물의 성 역할 전환을 시도한 경우에는 이러한 여성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화하였을지, 국내 여성 누아르 세 편을 선정한 뒤 앞서 살펴본 필름 누아르의 장르문법을 바탕으로 사례들을 비교분석하였다. 장르문법은 포뮬러, 컨벤션, 아이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성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누아르의 전통적인 장르문법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였다. 그 결과 주인공의 성별 반전으로 인해 발생한 젠더적 문제로부터 시작하여 연쇄적으로 관련 사건들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장르문법의 세 가지 구성요소 중 포뮬러 변주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정된 사례인 <차이나타운>, <미옥>, <미쓰백>의 주인공 모두 여성적 특질인 ‘모성애’와 ‘가족주의’를 불러일으키는 (상징적)자녀가 존재했으며, 이들의 행동 동기는 모두 자녀를 위한 모성에서 발현되었다. 수동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여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겉모습부터 거칠고 털털한 이미지로의 변신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모성애라는 본질적인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남성 주의적 장르인 필름 누아르에서 여성 주인공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우리는 여성 누아르, 더 나아가 여성 영화의 발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아직은 다양한 경우를 비교분석할 만큼 사례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본문에서 살펴본 영화들처럼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고 그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여성 누아르 또한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서 정착할 수 있을 것을 고대한다.
그 동안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은 한정적인 역할들을 수행해왔다. 대부분 애인, 엄마, 또는 희생자 등 남성 주인공의 주변인으로 등장하여 단순 극 전개의 수단으로만 활용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필름 누아르 장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어두운 암흑가를 배경으로 하는 전통적인 필름 누아르에서 범죄와 연관성을 가진 주인공은 언제나 남성들의 몫이며, 여성은 그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빼어난 외모로 사립탐정, 형사 등의 남성 캐릭터들을 유혹하여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가는 팜므파탈로 등장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포뮬러 원형은 조금씩 변형되어 갔지만 팜므파탈이라는 전형 캐릭터는 그대로 남아 필름 누아르의 상징으로 굳어졌다. ‘치명적인 여자’라는 뜻의 팜므파탈은 말 그대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남성을 위험에 빠뜨리는 여성 캐릭터이며, 한국에서는 ‘악녀 또는 요부’로 불린다. 그녀는 언뜻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남성들을 이용하는 주체적인 인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남의 권력에 기대어 살아가며 비극적인 최후조차 그의 결정에 의해 좌우되는 수동적인 캐릭터이다. 이러한 설정은 오랫동안 필름 누아르의 고질적인 논란으로 제기되어 왔는데, 최근 사회적으로 여성 인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누아르에서도 이러한 한계를 타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목도되었다. 전통적으로 남성에게만 허락되었던 조직의 보스 또는 주인공의 자리를 여성에게도 부여함으로써 성 역할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의 누아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성 역할 전환 사례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였다. 장르적 차원에서 필름 누아르의 정의와 장르문법을 살펴보고 한국형 필름 누아르의 특징을 도출해본 결과, 한국형 필름 누아르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인물의 사적인 감정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전통 누아르에 비해 멜로 드라마적 성격이 더욱 가미되었고 이로 인한 인물의 감정 변화를 보다 섬세하게 표현한다. 또한 남성 주인공을 사랑에 눈멀게 하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관능적인 팜므파탈’보다는 ‘수동적인 희생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한국형 누아르 중 주요 인물의 성 역할 전환을 시도한 경우에는 이러한 여성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화하였을지, 국내 여성 누아르 세 편을 선정한 뒤 앞서 살펴본 필름 누아르의 장르문법을 바탕으로 사례들을 비교분석하였다. 장르문법은 포뮬러, 컨벤션, 아이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성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누아르의 전통적인 장르문법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였다. 그 결과 주인공의 성별 반전으로 인해 발생한 젠더적 문제로부터 시작하여 연쇄적으로 관련 사건들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장르문법의 세 가지 구성요소 중 포뮬러 변주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정된 사례인 <차이나타운>, <미옥>, <미쓰백>의 주인공 모두 여성적 특질인 ‘모성애’와 ‘가족주의’를 불러일으키는 (상징적)자녀가 존재했으며, 이들의 행동 동기는 모두 자녀를 위한 모성에서 발현되었다. 수동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여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겉모습부터 거칠고 털털한 이미지로의 변신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모성애라는 본질적인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남성 주의적 장르인 필름 누아르에서 여성 주인공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우리는 여성 누아르, 더 나아가 여성 영화의 발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아직은 다양한 경우를 비교분석할 만큼 사례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본문에서 살펴본 영화들처럼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고 그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여성 누아르 또한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서 정착할 수 있을 것을 고대한다.
Historically, the role of female characters in film has tended to be fairly limited. Most female characters have functioned merely as a support role for the male protagonist, in the form of his lover, mother or victim. This phenomenon is particularly evident in the film noir genre. In a traditional ...
Historically, the role of female characters in film has tended to be fairly limited. Most female characters have functioned merely as a support role for the male protagonist, in the form of his lover, mother or victim. This phenomenon is particularly evident in the film noir genre. In a traditional film noir set in a dark district, the main character has a connection with a male-led criminal organization, while the female lead appears only as his lover. She appears as a femme fatale whose outstanding looks lure other male characters, such as private detectives, to ruin. As time has passed, the prototype of this formula gradually changed, but the typical archetype of the femme fatale became a firm symbol of film noir. The femme fatale, which means ‘lethal woman’, literally puts men in danger with her fatale charm. At first glance, she appears as an independent figure conspiring to achieve her purpose, however, in reality, she is nothing more than a passive character who depends on the male lead’s choices to live or face a tragic end. This setting has long been a controversial issue in film noir, and as the issue of women’s human rights has emerged in society, a movement to break past this limitation has been observed in the noir genre as well. One of such example is an attempt to change the gender roles by giving women the position of a boss or main character in an organization that was traditionally for male characters. In this paper, the researcher analyzed the cases of gender role reversal that occured in Korean noir, focusing on femme fatale characters. As a result of examining the definition and genre grammar of film noir at the genre level, and thus deriving the key characteristics of Korean film noir, it can be noted that Korean film noir has more melodramatic characteristics compared to traditional genres. Due to this more pronounced melodrama, the emotional changes of characters tend to be expressed more delicately. Also, although a female character who falls in love with a male lead may appear, she is more of a passive victim than a sensual femme fatale. For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the author selected three Korean noir films that attempted to change gender roles and compared each based on the definition of film noir and the aforementioned genre grammar, composed of formulas, conventions, and icons. By placing a female character as the lead characters, a contrast with the traditional genre grammar of noir was made possible. It was found that related events tend to occur sequentially, starting with the protagonist’s gender role reversal, and a formula variation was shown to be the most prominent among the three components of genre grammar. All of the main characters in the selected cases had (symbolic) children that evoked the feminine traits of maternal love and familism, and their motives were all expressed through this motherhood. In order to escape from being only a passive, pretty woman, each female lead attempted to transform her image to appear rougher and more bubbly, but still she was unable to escape the essential limits set upon her by maternal love. However, simply through by the appearance of a female protagonist in film noir, which is a traditionally masculine genre, we can further expect the development of female noir and even women’s films. Although there are still limitations posed (such as the fact that too few movies exist in this still niche genre to adequately compare and analyze various cases), if more attempts are made and research continues into movies such as those reviewed in the main text, we can foresee a bright future in which women’s noir can also be established as an independent genre.
Historically, the role of female characters in film has tended to be fairly limited. Most female characters have functioned merely as a support role for the male protagonist, in the form of his lover, mother or victim. This phenomenon is particularly evident in the film noir genre. In a traditional film noir set in a dark district, the main character has a connection with a male-led criminal organization, while the female lead appears only as his lover. She appears as a femme fatale whose outstanding looks lure other male characters, such as private detectives, to ruin. As time has passed, the prototype of this formula gradually changed, but the typical archetype of the femme fatale became a firm symbol of film noir. The femme fatale, which means ‘lethal woman’, literally puts men in danger with her fatale charm. At first glance, she appears as an independent figure conspiring to achieve her purpose, however, in reality, she is nothing more than a passive character who depends on the male lead’s choices to live or face a tragic end. This setting has long been a controversial issue in film noir, and as the issue of women’s human rights has emerged in society, a movement to break past this limitation has been observed in the noir genre as well. One of such example is an attempt to change the gender roles by giving women the position of a boss or main character in an organization that was traditionally for male characters. In this paper, the researcher analyzed the cases of gender role reversal that occured in Korean noir, focusing on femme fatale characters. As a result of examining the definition and genre grammar of film noir at the genre level, and thus deriving the key characteristics of Korean film noir, it can be noted that Korean film noir has more melodramatic characteristics compared to traditional genres. Due to this more pronounced melodrama, the emotional changes of characters tend to be expressed more delicately. Also, although a female character who falls in love with a male lead may appear, she is more of a passive victim than a sensual femme fatale. For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the author selected three Korean noir films that attempted to change gender roles and compared each based on the definition of film noir and the aforementioned genre grammar, composed of formulas, conventions, and icons. By placing a female character as the lead characters, a contrast with the traditional genre grammar of noir was made possible. It was found that related events tend to occur sequentially, starting with the protagonist’s gender role reversal, and a formula variation was shown to be the most prominent among the three components of genre grammar. All of the main characters in the selected cases had (symbolic) children that evoked the feminine traits of maternal love and familism, and their motives were all expressed through this motherhood. In order to escape from being only a passive, pretty woman, each female lead attempted to transform her image to appear rougher and more bubbly, but still she was unable to escape the essential limits set upon her by maternal love. However, simply through by the appearance of a female protagonist in film noir, which is a traditionally masculine genre, we can further expect the development of female noir and even women’s films. Although there are still limitations posed (such as the fact that too few movies exist in this still niche genre to adequately compare and analyze various cases), if more attempts are made and research continues into movies such as those reviewed in the main text, we can foresee a bright future in which women’s noir can also be established as an independent genre.
AI-Helper
※ AI-Helper는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