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정보
주관연구기관 |
한국교통연구원 |
연구책임자 |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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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구자 |
정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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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유형 | 최종보고서 |
발행국가 | 대한민국 |
언어 |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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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년월 | 2013-10 |
과제시작연도 |
2013 |
주관부처 |
국무조정실 |
사업 관리 기관 |
한국교통연구원 |
등록번호 |
TRKO201400002951 |
과제고유번호 |
1105007352 |
사업명 |
한국교통연구원 |
DB 구축일자 |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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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
1. 서론
가.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국내의 경우, ‘청계천 프로젝트’를 통해 특정 교통수단이 점유한 공간을 줄이는 시도가 교통의 마비와 혼잡의 동의어가 아님을 경험한 바 있다. 그리고 도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통 개혁’ 수준으로 통합적인 시각에 입각하여 도시 교통의 틀을 정비해야 한다는 사실도 습득하였다. 하지만 국내 교통정책은 여전히 도시 교통문제의 해결을 위해 개별수단별로 단편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의 교통을 책임지는 한 축인 도시철도는 개별적인 교통정책의 영향을 받
1. 서론
가.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국내의 경우, ‘청계천 프로젝트’를 통해 특정 교통수단이 점유한 공간을 줄이는 시도가 교통의 마비와 혼잡의 동의어가 아님을 경험한 바 있다. 그리고 도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통 개혁’ 수준으로 통합적인 시각에 입각하여 도시 교통의 틀을 정비해야 한다는 사실도 습득하였다. 하지만 국내 교통정책은 여전히 도시 교통문제의 해결을 위해 개별수단별로 단편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의 교통을 책임지는 한 축인 도시철도는 개별적인 교통정책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용자 유치를 위해 도로 교통수단, 특히 승용차와의 전쟁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개별적인 철도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의 수송분담률은 2010년 17.5%(수송인 기준) 수준에 불과하며 그다지 큰 폭의 증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시 및 광역철도 시설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연장 등 물리적인 수치는 높으나 지속적인 이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용자들이 느끼는 서비스 질에 대한 연구 및 개별 수단 간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환승 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들이 있어 왔으나 단순히 물리적 저항 이외의 다양한 이용 저항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개별 요소들의 특성뿐 아니라 특성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만이 시스템 전체에 대한 충분한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교통 시스템의 구성 요소인 개별 교통수단에 대한 이해와 이들 교통수단 간의 관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이유이다. 즉, 이용자가 실제 ‘받아들이는(perceived)’ 이용 저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교통수단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교통수단에 대해 이용객들이 느끼는 저항 요인들을 파악하여 이용자들이 실제 느끼는 서비스 질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제고하고, 장차 이러한 이용 저항을 개선하여 이용자 중심의 교통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물리적인 이용 저항 위주의 연구에서 심리적인 이용 저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심리적인 환경 개선에 관한 기초 연구를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물리적 이용 저항 개선에 치우친 하드웨어적 접근을 통한 교통문제 해결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통한 해결 방안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나. 연구의 범위 및 구성
먼저 본 연구에서는 교통수단에서 이미지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용자들이 느끼는 이용 저항 요인(factors)을 세부적으로 분류하여 장차 교통정책을 입안하는 데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국내 도시철도의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하여 국내외 도시철도 현황을 비교 분석하였으며,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교통수단의 이미지와 이용 저항에 대한 설문을 실시하여 이용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설문 결과와 심리 및 행동경제학 이론을 접목하여 이용자들의 심리를 활용한 철도 수요 창출 방안에 대한 제언을 하였다.
본 연구는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에 대해 서술하였고, 제2장에서는 이용 저항의 개념과 특성을 분석하였다. 제3장에서는 철도와 이용 저항과의 관계를 살펴보았고, 제4장에서는 이용자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이용자 심리를 활용한 이용 저항 개선 방안에 대해 기술하였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연구의 최종 결론과 정책 제언을 적고 있다.
다. 선행 연구 검토 및 연구의 차별성
기존의 연구는 도시철도 이용객 증대를 위한 물리적 환승 저항 개선에 집중하였고, 연구 방법도 이용객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한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본 연구는 단순한 교통수단의 물리적인 이용환경 개선에 관한 연구가 아니라 이용자가 받아들이고 있는 교통수단이 가지는 이미지(perceived image)와 심리적 반응을 활용하여 도시철도의 이용 저항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물리적인 환경 변화가 아니라 심리적인 환경 변화를 통한 완만한 변화(soft change)를 위한 정책 제언을 하고자 하였다.
2. 이용 저항의 개념과 특성 분석
가. 물리적 이용 저항
물리적 이용 저항이란 하나로 정의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신체와 관련되어 있거나 신체를 써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는 모든 요소들을 일컫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즉 물리적인 시설 요소 중 교통수단의 이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물리적이용 저항을 접근 저항과 환승 저항 두 가지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일반적으로 교통에서 말하는 접근성이란 존(zone)이나 시설로의 접근 용이도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또한 접근성은 교통시설의 개선 및 운용상태의 수준을 반영하기도 한다. 즉, 접근 저항은 접근의 용이도를 낮춰 접근성을 낮추는 다양한 요소들을 의미한다. 철도의 경우 접근 저항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역까지의 접근에 따른 저항과 역 입구에서 플랫폼까지의 접근에 따른 저항, 마지막으로 열차 탑승 순간에 발생하는 접근 저항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도 연구자 개인의 판단에 따를 뿐 공식적인 분류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환승은 일반적으로 ‘다른 노선이나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는 것’을 의미한다. 환승 저항은 물리적일 뿐 아니라 심리적일 수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환승 저항을 파악함에 있어 물리적인 거리를 포함한 물리적인 상하좌우 이동의 불편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각각의 환승 저항요소들 중 이용자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느끼는 항목을 개선하여 환승 저항을 완화하고 이를 통해 철도 교통수단 이용률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 기존의 연구들이 추구하는 방향이었다. 하지만 심리적인 측면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환승 저항이 순수하게 심리적인 이용 저항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물리적인 이용 저항에 포함하기는 하였지만 궁극적으로 환승 저항은 물리적인 요소와 심리적인 요소를 동시에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 심리적 이용 저항
심리적 이용 저항은 물리적인 혹은 신체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저항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거나 설명하더라도 계량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즉 다양한 이유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 저항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 중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혹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지하철보다 버스나 승용차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동일하게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승용차 보다 지하철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주변이 옳다고 인식하는 행위를 하기 위하여 혹은 사회적으로 올바른 행위를 하기 위하여, 개인 교통수단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심리적 이용 저항은 개인별로 그리고 상황별로 다양하여 어느 하나의 기준으로 정립할 수는 없다. 심리적 이용 저항에 대한 연구가 물리적인 이용 저항에 비해 적은 것도 이러한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교통수단에 인지 공학적 접근이 필요한데 그 이유는 바로 이용자 중심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단순히 공학적인 마인드를 통한 직관적인 해석이 아니라 실제 이용자가 받아들이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가 편히 느끼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인공물(교통수단)과 인간의 인지적, 행위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지속적인 인공물의 구조 변경 혹은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즉, 하나의 교통수단 선택도 다양한 정보를 이용자 나름의 시각으로 처리하여 총체적으로 판단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통수단의 이미지도 기능성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단순히 운영자가 제공하는 물리적인 정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용자들의 판단기준이 ‘이미지’라는 큰 틀에 의해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3. 철도 이용과 철도 수요와의 관계
가. 국내외 도시철도 이용 현황 분석
국내외 도시철도 현황을 분석해 보면, 국가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용자들의 통행 패턴과 필요에 따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은 같다 하겠다. 특히 환승에 대한 저항을 완화하기 위해 물리적인 이동 보조시설인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위주가 아닌 환승역 환승 구조를 근본적으로 고려하여 관리하고 있다.
물론 심리적인 이용 저항 감소를 위한 노력보다 물리적인 저항 감소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하나의 역, 환승역에서 다양한 노선 혹은 수단으로 이동이 쉽게 교통 체계가 이루어져 있는 것은 이용 저항을 줄여 이용 수요를 늘리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이해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도쿄의 경우는 역 간 거리나 환승 거리와 같은 물리적인 이용 환경에 있어서는 서울과 거의 비슷하였으나 각 역에서의 환승 노선이 다양하여 중점역으로의 접근만 가능하다면 원하는 곳으로 다양한 철도 서비스(급행, 준급, 일반 등)를 이용하여 손쉽게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물론, 다양한 운영회사들이 공존하여 비록 이름이 같은 역일지라도 환승이 어려운 역들이 존재하였으나 동일 운영사가 운영하는 노선의 경우, 이용객 증대를 위해 환승이 편리하도록 역사 구조를 설계하였다. 또한 역과 역 간의 환승을 위해 주변 상가들의 통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실질적으로 역으로의 접근이 쉽도록 하였고, 역의 실질적인 서비스 공간도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런던은 국철과 메트로를 비롯하여 트램, 버스 등 다양한 철도가 서비스의 위계를 이루며 대중교통 서비스가 잘 조직되어 있다. 환승을 위해 지하 공간 혹은 주변 상가들의 통로를 이용하는 일본에 비해서는 적극적이지 않지만, 중점 국철역과 메트로 역 혹은 트램 정류장에서 반드시 환승이 가능하도록 하여 이용객의 이동 패턴에 적절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이용객이 많은 오버그라운드 역 주변에는 반드시 메트로 역 혹은 트램 정류장이 있다는 것은 각 서비스의 위계와 이용자의 요구를 적절하게 조합한 네트워크 구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요금체계에 있어서도 첨두와 비첨두를 구분하여 첨두 시의 혼잡을 강제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파리의 경우는 메트로의 역 간 거리가 타 국가에 비해 짧아 표정속도가 30㎞/h를 넘는 노선이 많지 않지만, 이러한 짧은 역 간 거리를 통해 이용자들이 파리 시내에서 메트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영국 런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메트로뿐만 아니라 RER, 트램, 버스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대중교통 서비스가 위계를 갖추어 적절히 제공되고 있다. 특히 광역 급행 서비스인 RER이 파리를 관통하여 메트로의 중점역과 환승하도록 하여 파리 외곽에서 파리로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하고 있다. 즉, 영국과 마찬가지로 파리 내부와 파리 외곽의 이동 패턴의 특징에 알맞은 적절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환승의 경우, 파리 메트로의 심도가 깊지 않아 타 대중교통 수단에서 또는 타 대중교통 수단으로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편리하지만 오래된 역사 시설들이 많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의 물리적인 이동을 보조해 주는 시설은 국내에 비해 적은 실정이다.
나. 현행 교통 시스템의 문제점 분석
1) 교통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
수단별 평균 통행 거리의 경우, 지하철과 일반철도를 합친 것이 2010년 기준, 35.8㎞에 불과하여 승용차의 45㎞보다 적은 실정이다. 이는 도시교통에서 이루어지는 이동 패턴을 나타내는 것으로, 대개는 평균 50㎞ 남짓을 이동하고 승용차를 통해 보다 먼 거리를 이동하고 있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수도권 광역철도의 1인 평균 이용거리는 15.23㎞로 알려져 있으며, 25㎞ 이하 통행의 누적점유율이 74.1%에 달하고 있다. 그중에서 5~10㎞ 구간을 이용하는 점유율이 17.3%로 가장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평균 역간 거리를 2㎞ 내외로 가정할 경우, 8개 정거장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라 할 수 있다. 서울의 반경이 남북 간 30.30㎞, 동서 간 36.78㎞임을 고려할 때, 도시철도의 기능이 서울의 내외부를 이어주는 장거리 간선축의 역할이 아니라 서울 내부의 일부구간을 이어주는 단거리 간선축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지하철의 활용도가 광역철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광역철도가 담당하지 못하는 광역교통 서비스를 버스가 담당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환승 체계의 경우, 수도권 광역철도에서 타 노선과 환승이 가능한 환승역은 총 31개소가 있다. 이 밖에도 서울 도시철도공사의 환승역은 총 46개소이며, 그중 자체 노선 간 환승역은 11개소이고 타 노선과의 환승역은 35개소가 있다. 하지만 환승역에서 환승이 가능한 노선의 수는 최소 2개 노선에서 최대 4개 노선에 불과하여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인근역 반경 1㎞이내에 있는 역수도 많지 않아 접근성보다는 속도 위주의 지하철 건설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현재의 비효율적인 대중교통 위계 구조는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와 같은 상위의 위계를 가진 철도 신선 건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은 될 수 있을 것이나, 현재의 단거리 위주 도시철도 이용 패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대응책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2) 저항 요인에 대한 이해 부족: 목적성 부재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대중교통 현황조사에서도 물리적인 이용 저항을 제외한 정보는 거의 조사하지 않고 있다. 대중교통 운영자의 경영여건이 대중교통 산업 측면에서는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의 행태 파악과는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동성지표에서 환승실태를 조사하기는 하나 물리적인 항목에 불구하다. 교통복지지표로 이용자 만족도를 조사하고는 있지만 이도 역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매년 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대중교통 현황조사에서는 개별 도시의 지하철 환승 만족도를 조사하는데, 2008년에서 2011년 사이 환승에 대한 만족도는 조금씩 올라갔으나, 10점 척도로 환산하였을 경우 평균적으로 7점 부근에 분포하고, 이 7점이라는 값은 어느 정도의 만족도를 의미하는지 명확한 해설이 없다. 매년 조금씩 올라가는 환승 만족도가 과연 유의미한 값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한다. 나아가 이 값이 의미가 있는 값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상식선에서 100점 만점에 70점 수준은 낙제는 아니더라도 결코 높은 값이라 할 수 없다. 대중교통에 대한 유의미한 자료 수집이 필요하다 하겠다.
환승 관련 자료의 경우도, 수도권 광역철도에 집중되어 있고 환승과 관련된 정보는 대개가 물리적인 이동 거리, 환승역 명, 환승 편의를 위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시설에 대한 자료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환승 거리의 경우 서울도시철도가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최소 16m에서 최대 314m에 달한다. 평균 환승 거리는 약 127m이며, 이를 4㎞/h의 보행 속도에 대입하면 평균 환승시간이 약 2분 정도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값은 평지 보행 속도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실제는 이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환승 거리가 직선거리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자료의 설명이 충분치 않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서울메트로의 자료를 살펴보면, 환승시간이 가장 짧은 역은 충무로역으로 15초에 불과하다. 하지만 첨두 시간에 15초의 짧은 시간으로 환승이 이루어 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수 있다. 환승시간은 최소 열차들이 서로 도착하여서 이용자들이 환승할 수 있는 시간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각 노선의 열차가 역에 도착하는 시간이 3분 정도 차이가 난다면 환승시간은 짧아야 3분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거리로 환승시간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차후에는 차량 운행 계획과 연계된 실제 환승에 걸리는 시간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이용자들의 환승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최소 환승시간인 열차 간 도착시간의 차이와 이동 시 주변 사람들과의 충돌을 피하여 이동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동 시간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3) 교통수단 이용자들에 대한 분석 부족
매년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하는 도로대중교통 현황조사의 응답자 특성별 환승 유형을 살펴보면, 대중교통 이용횟수가 많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그리고 소득이 높을수록 도시철도 이용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도시철도와의 환승도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필요한 도보 거리도 거의 동일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앞서 말한 대중교통 현황조사의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도시철도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결코 저소득에 저학력자가 아니라는 것은 의미 있는 사실이다. 대개 잘살게 되면 개인 승용차로 교통수단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나 대도시에서는 여전히 소득이 높아져도 도시철도를 많이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다시 말해 도시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산층 이상의 눈높이에 맞는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다. 물론 도시철도역 주변의 높은 지가 때문에 비교적 풍족한 사람들이 도시철도를 더욱 많이 이용할 수도 있지만 중산층 이상에게 어필할 수 있을 수준으로 도시철도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도시철도 서비스의 수준 향상은 중산층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 이용자 시각에서 바라본 이용 저항 요인 분석
이용자 시각에서 바라본 이용 저항은 물리적 저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중에서는 통제가 가능한 요소들도 있는 반면 날씨 저항 등 통제가 불가능한 요소들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물리적이며 동시에 심리적인 요소들도 상당함을 파악할 수 있다.
물리적 저항의 대표적인 사례인 버스정류장에서의 이용 저항을 예로 들면, 버스 정차 위치에 대한 저항은 버스 기사에 대한 교육, 버스 승하차를 하나의 문으로 통일하는 방안, 버스 정류장의 기하구조를 변경하여 버스가 직진으로 정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 다수의 기술적인 해결 방안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지하철 역사에서는 요금 징수 체계의 개편을 통해 티켓팅 저항이나 개찰구 통과 저항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이동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동선 재구조화를 통해서도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적 저항의 경우 환승의 불편으로 인한 저항, 혼잡과 대기시간에 의한 저항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는 비록 계량적으로 나타낼 수는 있지만(환승 이동 시간 몇 분 등) 수치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요소가 혼잡과 대기시간 등에 어느 정도 내재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심리적 저항의 대표적인 항목인 역사 내 혼잡 저항은 이동 경로에 대한 재구조화를 통해서, 대기시간에 대한 저항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열차 운행에 기간 반복형 스케줄링(clock-driven scheduling)을 도입하여 기술적인 방법으로도 줄일 수 있다. 즉 이용자가 대기시간을 머릿속으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서비스 스케줄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4. 철도 이용 저항 개선
가. 교통수단 이미지와 이용 저항에 대한 이용자 설문 조사
본 연구에서는 이용자들의 교통수단에 대한 이미지와 이용 저항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설문을 실시하였다.
1) 지하철/전철의 이미지 및 이용 저항
전체 응답자를 기준으로 먼저, 지하철/전철 이미지를 분석하여 본 결과, ‘도착시간 정확’이 가장 높은 부합도를 나타내었다. 이는 지하철/전철은 도착시간이 정확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실제도 이러한 이미지에 보다 큰 중요도를 부여하고 있고,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가 흡사함을 의미한다. 가장 낮은 부합도를 나타낸 ‘짐이 많아도 부담 없음’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지하철과 전철에는 그다지 기대하고 있지 않다거나 실제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미지 부합도가 낮은 항목을 개선하는 것이 지하철/전철 이용에 대한 저항을 줄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중요도가 높은 항목 위주로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된다.
높은 중요도에 비해 낮은 이미지를 보이고 있는 항목은 중점 개선 영역이라 판단할 수 있는데 지하철과 전철의 경우에는 ‘이동 시 편리함’과 ‘이용하기 편리함’ 항목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지하철 혹은 전철의 경우,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하고 도착시간이 정확한 것에 대한 것은 이용자들의 기대 수준과 실제 이미지가 어느 정도 일치하고 있지만 이동 시 편리함과 이용의 편리함 항목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함을 의미한다.
또한, 이용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유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저렴한 비용의 경우는 중요도에 비해 이미지 부합도가 높게 나타나 이용객들이 생각하는 비용이 실제 중요하다고 여기는 정도보다 낮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교통수단을 선택함에 있어, 특히 지하철이나 전철을 선택함에 있어 비용에 대한 중요도가 도착시간의 정확성, 빠름, 안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음과 동시에 현재 이용객들이 느끼고 있는 비용 수준이 생각하고 있는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음을 의미한다. 이는 장차 지하철 이용 요금을 어느 정도 변화시키더라도 서비스 수준이 높아진다면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차 교통 요금의 인상을 통한 운영자들의 운영 환경 개선에 대한 여지가 어느 정도 있음을 의미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중요도와 만족도를 살펴보면, 지하철/전철에 대해 전반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과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항목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개선 항목인 이동 시 편안함, 이용의 편리함 항목과 유지 강화 항목인 빠름, 안전, 도착시간 정확은 차후 서비스 전략 수립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장점을 강화할지 약점을 보완할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마련해 준다.
2) 승용차의 이미지 및 이용 저항
전체 응답자의 승용차 이미지를 살펴보면, ‘빠르게 이동’이 가장 높은 부합도를 나타내었다. 이는 승용차의 속도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실제 느끼는 정도가 어느 정도 일치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비용이 저렴’이 가장 낮은 부합도를 보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가용을 보다 저렴하게 이용하고 싶어 하는 의향이 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높은 중요도에 비해 낮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중점 개선 영역에는 ‘빠르게 이동’과 ‘안전하게 이동’, ‘도착시간 정확’으로 나타나 승용차가 지하철/전철에 비해 여전히 속도와 안전성, 도착시간의 정확성에서는 개선 사항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위의 항목을 제외한 이동 시 편안함, 편리함, 신뢰성, 청결성 등은 중요도에 비해 만족도가 높아 지하철/전철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이미지 부합도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인 만족도도 5.60으로 5.25인 지하철/전철에 비해 높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전반적인 만족도는 개인 교통수단이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전철에 비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중요도의 경우 높은 항목과 낮은 항목이 넓게 분포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만족도는 비용을 제외하고는 중간 수준에 모여 있어, 어느 정도 이용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지하철/전철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값임을 알 수 있다.
3) 이용 저항 요인 분석
교통수단 이용에 대한 저항 요인 설문지표의 차원을 축소하고자 요인 분석을 실시한 결과 5개로 차원이 축소되었다. 그중에서도 연계 교통수단에 대한 정보 부족에 대한 요인분석치가 0.829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플랫폼이나 계단에서의 혼잡, 승하차 시 혼잡이 실제 차량 내부의 혼잡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혼잡을 측정하는 것을 차량 내에서 만으로 국한할 것이 아니라 승하차 장소인 플랫폼에서도 측정하는 것이 이용자들의 실제 이용 저항에 대한 심리적인 영향까지 고려한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 세부 지표의 요인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의 5가지 요인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역(차량) 내 혼잡 및 불편성, 역 접근 불편성, 대기/이동 시 피로도, 불쾌정도, 탑승 준비의 불편성, 즉 지하철/전철 이용자들은 역사나 차량, 플랫폼 등에서의 혼잡에 대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역 접근 불편성, 다음으로 대기/이동 시 피로도 순으로 이용 저항을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물리적인 역 접근의 불편성에 비해 이용자들은 실제 차량이나 역사 내에서 느끼는 혼잡 관련 항목을 보다 중요한 저항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현행 물리적인 이동 시설의 확대 설치가 전철/지하철 이용자들에게는 생각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이용자들이 실제 느끼는 이용 저항을 줄여주기 위해서는 혼잡에 대해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나. 심리적 이용 저항 개선
1) 공급 확대를 통한 심리적 저항 극복
심리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혹은 이용자들의 이용 동기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은 중요하다. 환승의 편의를 위한 단순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의 설치만으로는 근본적인 이용 패턴의 변화를 유도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다양성 효과(variety effect)”라는 것이 있다. 음식의 종류를 늘리면 기존의 섭취량이 훨씬 늘어난다는 것이다. 심지어 속성만 늘려도 섭취량이 증가한다고 한다. 물론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을 때는 오히려 반감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가 주장하는 ‘선택의 패러독스’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위의 이론은 교통이라는 시각에만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예를 들어, “제공하는 교통 정보의 양이 어느 정도 증가한다면 교통수단의 이용률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제공하는 교통서비스의 종류가 증가한다면 교통수단의 이용률이 증가할 것이다.”라는 해석 또한 가능하다. 현재 국내의 대중교통 서비스의 종류가, 철도가 도시 교통의 축을 이루는 외국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양한 철도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고 철도 차량의 크기도 경전철 몇 종류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동소이하다. 이에 반해 버스는 크기도 다양하고 서비스 종류도 철도에 비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철도의 이용률 제고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급에서 충분한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리적인 공급이 심리적인 이용 저항을 해소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서비스에 대한 정보 제공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증가한다 해도 동일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의 도시철도는 지나치게 단순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도 단순히 다음 열차가 들어오는지 아닌지 정도만을 알려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철도 이용률 제고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2) 이용자 심리를 활용한 혼잡 개선
상충관계에 있는 여러 대안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실험들에서 사람들은 속성 간 맞바꿈(trade-off)을 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인다. 자동차를 선택할 때 가격과 안전성을 동일하게 맞바꾸려 하지 않고, 셋집을 선택하는 상황에서도 면적과 교통의 편의성을 상충관계에 두게 되면 실제는 교통의 편의성과 면적을 동일한 비율로 맞바꾸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승용차의 경우, 사람들은 빠르다는 이유로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하였고, 지하철/전철의 경우, 도착시간이 정확하기 때문에 이용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실제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항목으로는 지하철/전철의 경우는혼잡도 개선이, 승용차의 경우는 빠름과 안전함으로 나타났다. 승용차의 경우는 원하는 항목과 개선 항목이 어느 정도 일치하지만, 지하철/전철의 경우 정확한 도착시간과 혼잡도 개선이라는 일치하지 않는 요구를 이용자들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전체적인 서비스 차원에서는 모든 항목이 중요하겠지만 단순히 도착시간의 정확성과 혼잡도 개선이라는 이 두 항목만을 행동경제학 이론에 접목시켜 해석해 보자. 만약 철도 서비스 공급자가 혼잡도 개선을 위한 투자를 하기보다 도착시간의 정확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리고 이를 통해 도착시간의 정확성이 과거보다 나아졌다면, 이용자들이 느끼는 철도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증가할 것이다. 도착시간이 정확하면 어느 시간만큼 혼잡이 있을 것인지 예측이 가능하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본인들이 감내해야 할 시간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게 되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과 역사 내에서의 혼잡 역시 지금 이 열차의 도착시간이 언제인지, 다음 열차의 운행시간이 언제인지 사전에 알게 되면 얼마동안 혼잡을 감내해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러한 서비스를 정확히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철도 서비스 운영자들이 갖추어야 할 능력인 것이다. 도착시간의 정확성은 열차 계획의 정확성 혹은 운행의 정확성과 연관이 있고 이러한 정확한 운행시간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은 비록 혼잡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가 없더라도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하철/전철 이용자들은 비록 혼잡하더라도 혹은 혼잡했기 때문에 이용이 꺼려졌던 수단을 도착시간의 정확성이라는 다른 속성 때문에 이용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갈등 상황에서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이유’에 근거하여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행동경제학의 원리인 것이다. 이용하지 않을 이유를 제공하기보다는 이용할 수 있는 이유를 많이 제공하자는 것이 바로 이용자 심리를 활용한 혼잡 개선 방안인 것이다.
3) 조정 게임 이론을 활용한 잘못된 관행 개선
일반적으로 개인들의 행위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함에 있어, 물론 대중교통의 이용자들도 예외일 수는 없는 사실은 행위의 주체가 되는 개인들이 이기적이며 합리적인 개인으로써 행동한다는 가정 하에 대부분의 분석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게임 이론에 자주 등장하는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 각자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는 목적의 관점에서 보면 열등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개인적 관점에서 행해진 합리적인 행동이 각자에게 결국은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이는 상호작용에 대한 가정이 지나치게 단순하게 적용된 측면이 없지 않다. 즉 죄수 간에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상호작용이 반복된다면), 결국 죄수들은 서로 가장 최적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용 저항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자 하였다. 저항을 줄여주면 이용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것이라는 기존의 사고 틀에서 벗어나 저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이 상태에서 이용자들에게 어떤 형태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하여 궁극적으로는 개개인 모두가 보다 나은 결과에 이르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게임 이론 중에서 ‘조정 게임 이론’에 의거하여 교통문제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상호작용, 다시 말해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이용자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이용 저항을 물리적인 방법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에서 나아가 개개인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여 개인 스스로가 해결책을 찾아가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조정 게임 혹은 공조 게임에는 일반적으로 두 개의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이 존재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동시에 동일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택하는 제품 혹은 요소의 우수성이 아니라 타인이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즉, 타인이 선택하는 것을 나도 동일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공조 게임이고 이것은 바로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개개인의 전략에서 나온 선택인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조정 게임을 다룬 연구에서는 다수의 내쉬 균형으로 인한 전략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고 게임을 한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었을 때에는 특정 내쉬 균형에로의 조정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고 게임을 한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었을 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시철도 이용객들은 늘 같은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충분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관행에 젖어있을 경우, 어느 하나의 것만이 지속적으로 선택하게 된다.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내쉬 균형이 한번 이루어지게 되면 서로 불편하기는 하지만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즉, 지금의 도시철도 이용 상황이 이 ‘부정적인’ 내쉬 균형이기 때문에 이용객들 서로가 불편해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용객 전체가 ‘긍정적인’ 내쉬 균형에 도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물리적인 저항 개선에만 집중하는 구조 자체도 문제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들 혹은 공급자 위주의 변화라는 타성이 이용자 위주의 새로운 시도를 가로막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용자들에 제공하는 정보는 무작위로 수집된 많은 정보일 필요는 없다. 이용자들의 이용 패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를 적절히 가공한 후 집중적으로 제공하여 이용자들이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긍정적인’ 내쉬 균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앞서 말한 이용자 심리를 활용한 혼잡 개선과 거의 같은 맥락일 수 있다. 즉, 지하철 역사 입구에는 차량의 진행 방향, 현 시간, 다음 열차 도착시간, 다다음 열차 도착시간을 제공하고 차량 내부에는 환승 역 정보 및 환승 가능한 시간, 출입문 방향, 객차 내 승객 점유 비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 자신이 겪을 단기 미래의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이용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서로가 윈윈하는 행동 패턴을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행태 변화를 위한 것이 이용자 간의 조정 게임이 될 수도 있지만 이용자와 공급자 간의 조정 게임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 제공자 혹은 공급자와 이용자 간의 신뢰이다. 서로 기대하는 행동을 하리라는 믿음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협조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일회성의 단기적 관계냐 다회성의 장기적인 관계이냐에 따라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은 변한다. 대중교통의 공급자와 이용자는 다회성의 장기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용자는 다양한 이유로 인해 이러한 관계를 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을 수도 있다. 교통수요에서 자주 언급되는 ‘캡티브 유저(captive user)’들이다. 따라서 공급자들은 스스로 자기 구속을 하여 신뢰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고 이용자들은 이러한 선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5. 결론 및 정책 제언
가. 결론
도시 및 광역철도 시설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연장 등 물리적인 수치는 높으나 지속적인 이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용자들이 느끼는 서비스 질에 대한 연구 및 개별 수단 간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연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본 연구의 주된 목적은 도시철도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이용 저항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물리적인 이용 저항 개선에 치우친 하드웨어적 접근을 통한 교통문제 해결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통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밝혀낸 이미지와 교통수단 간의 부합도 항목에서 지하철과 전철은 도착시간의 정확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중점 개선 사항으로는 이동 시 편리함, 이용의 편리함으로 나타났다. 저항 요인 분석에서도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타나 차량 및 역사 내 혼잡이 가장 중요한 저항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즉 기존의 지하철/전철 이용객들은 원하는 수준에 걸맞은 적절한 수준의 서비스를 도착시간의 정확도, 안전, 빠름 등에서는 제공받고 있지만 심리적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공급의 문제일 수도 있는 이동 시 편안함, 역사 및 플랫폼에서의 혼잡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승용차 이용객들은 전반적인 만족도도 지하철/전철 이용자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그들의 수단이 빠른 것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비용에 있어서는 원하는 만큼 저렴하다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하철/전철에 비해 많은 항목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고 여겼다. 중점 개선 사항에서는 보다 더 빠르게 이동하는 것과 보다 안전하게 이동하는 항목이 선정되었다. 즉, 보다 덜 막히고 조금 더 안전해지기만 한다면 승용차 이용자들은 더욱 승용차 이용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하겠다.
따라서 현재까지 이루어진 물리적 저항 해소 위주의 단순한 철도 이용편의 도모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단순한 물리적인 저항 감소를 위한 정책보다는 심리적 저항 개선을 바탕으로 하여 중산층 이상을 겨냥한 질 높은 서비스 제공과 이용자들의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하나의 교통수단 선택은 다양한 정보를 이용자 나름의 시각으로 처리하여 총체적으로 판단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통수단의 이미지도 기능성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단순히 운영자가 제공하는 물리적인 정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용자들의 판단 기준이 ‘이미지’라는 큰 틀에 의해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이용자의 ‘심리적 저항’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심리적인 문제를 심리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해결하려는 시도는 아직 교통 분야에 널리 퍼져 있지 않은 듯하다. 행태에 기반을 둔 교통 수요 모델이 존재하고 이용자들의 이동 패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진정 이용자들이 무엇을 바라고 궁극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하기에 이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나. 정책 제언
철도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철도의 성능 향상이 우선이나 타 수단과의 관련성 및 연계성에 관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 철도를 타는 사람과 버스를 타는 사람은 개별 수단을 선택하는 이유도 다를 것이고, 따라서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통정책과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되어야 하는 교통정책은 서로 달라야 한다.
어느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거나 어느 하나로 모든 것을 이루고자 하는 그릇된 획일화는 반드시 폐해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다양한 교통수단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것이 되어야 하겠지만, 이는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을 때 비로소 현실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의 선봉인 철도 교통수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한 이용자 증대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Abstract
▼
Despite an increasement of investments on urban railway systems, it is not an easy task to make sufficient modal shift form cars to railways. In general, choosing one of transport modes is a result of complicated reflection of each transport user. And he/she uses multiple information, some are physi
Despite an increasement of investments on urban railway systems, it is not an easy task to make sufficient modal shift form cars to railways. In general, choosing one of transport modes is a result of complicated reflection of each transport user. And he/she uses multiple information, some are physically obtained and others psychologically, to make a satisfying decision. However it is difficult to wholly comprehend how psychological resistances influence transport users' decision, which could be served as mush as physical ones.
The objectives of this study are mainly two: firstly, identifying user resistance factors which are sometimes physical and/or non-physical(psychological), and secondly, suggesting the ways how policy makers create urban railway demand by using this awareness inclu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image of a transport mode and user acceptance levels.
For achieving these objectives, we firstly do a comparative analysis of national and international railway networks, hereafter to be served to better understand the current state of railway utilization. Moreover, we conduct a transport user survey not only for car users but also urban railway users to identify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image and the resistance of transport systems.
In conclusion, this study indicates that existing transport policies only focusing on simple improvement of physical resistance factors are not a convincing or right direction, and suggests that we should put the accent on non-physical(psychological) resistance improvement in order to induce users' 'positive' behavioral changes from private cars to rail-based public transport systems.
목차 Contents
- 표지 ... 1
- 서 문 ... 3
- 목 차 ... 5
- 표목차 ... 7
- 그림목차 ... 10
- 요 약 ... 13
- 제1장 서론 ... 39
- 제1절 연구의 배경 및 목적 ... 39
- 제2절 연구의 범위 및 구성 ... 43
- 제3절 선행 연구 검토 및 연구의 차별성 ... 44
- 제2장 이용 저항의 개념과 특성 분석 ... 46
- 제1절 물리적 이용 저항 ... 46
- 제2절 심리적 이용 저항 ... 52
- 제3장 이용 저항과 철도 수요와의 관계 ... 61
- 제1절 국내외 도시철도 이용 현황 분석 ... 61
- 제2절 현행 교통 시스템의 문제점 분석 ... 89
- 제3절 이용자 시각에서 바라본 이용 저항 요인 분석 ... 108
- 제4장 철도 이용 저항 개선 ... 114
- 제1절 교통수단 이미지와 이용 저항에 대한 이용자 설문 조사 ... 115
- 제2절 심리적 이용 저항 개선 ... 142
- 제5장 결론 및 정책 제언 ... 150
- 제1절 결론 ... 150
- 제2절 정책 제언 ... 162
- 참고문헌 ... 165
- 부 록 ... 167
- Abstract ... 179
- 끝페이지 ...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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