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Ⅰ. 서론 - 연구용역의 배경과 연구방법

1. 연구용역의 배경

한국의 제조업 그 가운데 특히 자동차산업은 산업화 시대 이래 완성차, 부품업체 할 것 없이 낡은 주야 2조2교대제를 구조화한 장시간 노동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을 띠고 있다. 2011년 1년동안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노동자들의 연 평균노동시간은 2,678시간으로 초과근로시간(연장근로시간과 휴일특근시간을 합한 노동시간)이 39%를 차지할 정도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2011년 1년간 노동시간이 3,000시간을 초과한 생산직 노동자 비율

Ⅰ. 서론 - 연구용역의 배경과 연구방법

1. 연구용역의 배경

한국의 제조업 그 가운데 특히 자동차산업은 산업화 시대 이래 완성차, 부품업체 할 것 없이 낡은 주야 2조2교대제를 구조화한 장시간 노동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을 띠고 있다. 2011년 1년동안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노동자들의 연 평균노동시간은 2,678시간으로 초과근로시간(연장근로시간과 휴일특근시간을 합한 노동시간)이 39%를 차지할 정도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2011년 1년간 노동시간이 3,000시간을 초과한 생산직 노동자 비율은 전체의 19.9%, 노동시간이 2,600시간∼3,000시간 사이인 생산직 노동자 비율은 44.9%나 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현대자동차의 1년 노동시간은 자동차 및 트레일러제조업의 노동시간 2,420시간, 제조업 노동시간 2,310시간 그리고 전산업 노동시간 2,185시간에 비해 훨씬 길게 나타나고 있다.
2011년 10월 고용노동부의 완성차 5개사에 대한 노동시간 조사결과 완성차 5개사 모두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한도 위반으로 적발되었는데,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울산, 전주 공장과 엔진, 변속기공장 그리고 기아자동차의 경우에도 엔진, 변속기 공장이 높은 비율로 근로시간 한도를 위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현대자동차에서는 (1) 조기 출근 (2) 야간조 조기투입 (3) 주 2회 휴일특긑근 (4) 주야 12시간 맞교대제, (5) 식사시간 중 근로 (7) 24시간 철야근무 등에서 근로시간 한도를 위반하고 있었다.
자동차부품업체들에서도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의 낡은 교대제와 장시간 노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 2012년 금속노조가 자동차부품회사의 노동시간을 조사하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간 평균 노동시간(상시주간조 포함) 2,685시간이었고 생산직 주야 2조2교대제 노동시간은 2,856시간으로 오히려 완성차보다도 길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완성차와 자동차부품업체 등 자동차산업의 장시간 노동과 이를 구조화한 주야 2조2교대제는 회사측에서는 공장가동률의 극대화와 인력의 최소화를 위해 그리고 근로자측에서는 주야 2조2교대제에서 상시화된 연장근로, 휴일특근 등을 통해 임금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호 담합 하에 재생산되고 있었다. 1989년∼1993년 사이에 주 48시간에서 주 44시간으로의 법정 노동시간 단축, 그리고 2004 ~2011년 사이에 주 44시간에서 주 40시간으로 법정 노동시간의 단축 등 제도적 변화도 실질 노동시간을 줄이지는 못하고 연장근로수당이나 휴일특근수당만을 부풀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와 같이 자동차산업 내에 강고하게 뿌리를 내린 주야 2조2교대제와 맞물린 장시간 노동체제의 변화를 위해서는 무언가 획기적인 계기, 특히 자동차산업의 중심에 있는 완성차에서의 중요한 변화의 계기가 있어야만 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1998년 외환위기 과정에서 노사의 극한 대립 끝에 쓰라린 정리해고의 경험을 하면서, 경기불황이나 위기 시에 대비하여 기존의 주야 2조2교대제와 장시간 노동을 주간 2교대제로 개편하면서 동시에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그러나 정리해고의 경험은 한 때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었고, 낡은 교대제를 개편하기 위한 노력은 구체화되기 어려웠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2003년 근무형태 변경 추진팀을 노사 각 5명으로 구성하기도 하고, 2005년에는 2009년 1월초부터 주간 연속2교대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2006년에는 노사가 동수로 추천한 노사전문위원회를 구성하여 교대제 개편을 논의하는 등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2005년 노사가 주간 연속 2교대제의 도입을 합의하고도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실현하기까지는 7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2012년 9월 현대자동차 노사는 생산물량과 임금보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방안을 구체적으로 타협함으로써 주야 2조2교대제를 주간 2교대제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는 장시간 노동을 구조화, 관행화해 왔던 기존의 주야 2조2교대제(주간 10시간, 야간 10시간)를 1일 노동시간이 3시간 줄어든 주간 연속2교대제(1조8시간, 2조 9시간)로 개편하게 되었다. 1967년 현대자동차가 준공되어 가동에 들어간 이래 주야 2조2교대제가 도입되어 시행된지 무려 46년 만에 교대제를 바꾸어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개편한 것이다. 2012년 9월에 현대자동차 노사가 주야 2조2교대제를 주간 연속 2교대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라 2013년 3월 4일부터 교대제 전환을 단행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013년 1월 중에 주야 2조2교대제에서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개편해서 시험해 보는 2주간의 시험기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교대제 개편에 합의하자 기아자동차 노사도 뒤따라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에 합의하여 2013년 3월 4일에 현대자동차와 동시에 기아자동차도 주야 2조2교대제를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개편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GM(전 대우자동차)도 2014년 1월부터 교대제를 개편하기로 노사합의하고 현재 준비 중에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산업에서 다른 완성차에 앞서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합의해 냄으로써 다른 완성차 회사는 물론 자동차부품업체의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촉진하고 이끌어내는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 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이번 주간 연속 2교대제로의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은 자동차산업은 물론 금속산업 그리고 나아가서 제조업에서 기존의 낡은 주야 2조2교대제(주야 맞교대제 포함)를 개편하여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주간 연속 2교대제 혹은 3조2교대제, 3조3교대제 등 다양한 형태의 교대제로 개편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완성차의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이 직접적으로 생산물량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납품방식과 납품횟수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모듈생산 방식의 보급으로 개별 차량별로 사양이 다양화되고 맞춤화되어 생산이 더욱 동조화(synchronization)되고 연동화되어 있는 시기에는 완성차업체의 교대제와 노동시간의 변화는 직서열 자동차부품업체의 교대제와 노동기간에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적기생산방식으로 완성차에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 자동차부품회사의 교대제와 노동시간에도 상당히 깊은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한 완성차의 낡은 주야 2조2교대제 아래에서 장시간 노동이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개선될 희망을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자동차부품업체의 낡은 주야 2조2교대제와 장시간 노동도 이번 완성차의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계기로 개편되고 단축될 개연성을 갖게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와 같은 완성차업체들은 비교적 수익률이 높아서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생산물량과 임금보전을 맞교환하거나 일정한 비용을 부담할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자동차부품업체들은 비교적 낮은 수익률 때문에 완성차의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에 발맞추어 혹은 불가피하게 교대제를 개편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거나 해야만 할 때 요구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와 같은 완성차의 주야 2조2교대제가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개편되고 노동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완성차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1차 자동차부품회사들은 어느 정도로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완성차의 변화에 맞추어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해야만 하는지, 만약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해야만 한다면,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그리고 인력충원이 필요한 지, 그리고 정부나 완성차업체에 대해 어떤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 등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이 연구용역이 추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