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를 소재로 사용해 피부 안으로 유효한 약물을 전달하는 ‘나노마이크로 DNA 니들패치(Nanomicro DNA needle patch)’ 기술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 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한국기계연구원 정준호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마이크로 DNA 니들 패치’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연구소기업 설립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이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자본금 20% 이상을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하는 기업을 뜻한다.
해당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프론티어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미용, 의료분야서 사용중인 연어 DNA 활용 

한국기계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8월에 관련 논문인 ‘연어 DNA의 나노마이크로 스케일 구조체기반 약물전달 시스템’을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이후 1년 동안 제조설비 구축을 포함한 사업화 준비단계를 거쳐 연구소기업이 설립된 것이다.
해당 논문은 작년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서 다룬 5000여 편의 화학분야 논문 중 가장 많이 읽힌 100편의 논문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처럼 해당 논문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마이크로 니들패치 개발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크로 니들패치 중 의약품 임상시험 단계를  최종 통과한 사례는 하나도 없었다.
정준호 박사는 “현재까지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이나 폴리비닐피롤리돈(polyvinyl pyrrolidone) 등의 소재를 사용한 마이크로 니들패치가 개발된 적은 있다”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체내 전달 소재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못했고, 약물 투여량 정밀 제어기술 등도 부족해 의약품 임상시험 단계를  최종 통과한 사례는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
정 박사 연구팀은 이미 세포조직 재생 등 미용과 의료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연어의 DNA 소재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3차원 나노패터닝기술(nano-patterning)까지 활용해 정확한 양의 유효물질을 체내로 전달할 수 있는 나노마이크로 크기의 니들을 대량 생산했다.

백신이나 인슐린 등을 니들패치에 탑재해 사용

유효 물질을 체내에 전달하는 방법 중 가장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주사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증이나 공포로 인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마이크로 니들패치는 이런 주사제의 불편함과 거부감을 줄여주는 동시에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나노마이크로 DNA 니들의 경우 피부에 부착하면 10분 내로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장점을 이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나노마이크로 DNA 니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피부미용, 주름개선 등 미용 효과를 위해 기능성 소재를 탑재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노마이크로 DNA 니들 제작에는 별도의 화학적 공정이 필요 없다. 따라서 DNA와 니들에 포함된 유효물질의 화학적 변형 또는 손상이 없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박사는 “선진국의 경우 마이크로 니들을 적용한 백신 기술에 대해 임상 2상 단계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종 제품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라고 지적하며 “연어 DNA 소재를 채택함으로서 기존 제품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조기 실용화에 성공해 국민들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번 연구의 총괄 책임을 맡은 한국기계연구원의 정준호 박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논문에 사용하는 DNA가 연어에서 추출한 것으로 나와 있다. 연어의 DNA를 사용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가 궁금하다

연어의 DNA는 이미 피부재생 기능성 화장품의 주성분 및 세포조직 재생 목적의 의약품 주사제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화장품 분야에서는 즉시 상용화가 가능하고, 의약품 분야에서도 추가적인 개발 과정을 단순화 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마찬가지로 숭어 DNA도 자주 사용되는데, 이는 경제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아무래도 포유류의 DNA보다 어류의 DNA를 얻는 것이 저렴하다. 만약 연어보다 더 저렴하고 빠르게 DNA를 추출할 수 있는 대상이 나온다면 그것을 사용하면 된다.

- 니들패치를 만드는 나노패터닝 기술은 원래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어떻게 니들패치에 적용하게 됐는지 알려달라

나노패터닝 기술은 반도체 공정에 활용되는 것이 맞다. 패터닝은 일종의 사진인쇄 개념인데, 앞에 나노가 붙어서 미세한 인쇄 작업을 하는 기술이라고 표현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마이크로 니들은 바늘 크기가 나노 규모의 초미세 크기이다 보니 금형 같은 공정으로 일일이 만들 수 없다. 마치 사진을 인쇄하듯이 초미세 바늘을 찍어내야 하기 때문에 나노패터닝 기술을 적용하게 된 것이다.

- 상용화와 관련한 향후 계획에 대해 간략히 언급해 달라

연구소기업인 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산업진흥센터의 기업위성랩으로 입주해 있다. 월 20만 개 정도의 제품 생산이 가능한 제조시설을 구축했다. 앞으로 다양한 니들 패치 제품을 개발하고 관련 업계와 협업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