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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다오 시에서 가로등 대신 인공 달(artificial moon)을 설치해 밤거리를 밝힌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18일 ‘가디언’ 지가 중국 ‘인민일보’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칭다오 시는 오는 2020년 가로등을 대신할 ‘조명 위성(illumination satellite)’을 띄울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 위성은 밤중에 땅을 비추는 달의 역할을 보조하면서 매일 8시간 빛을 발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 위성은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노을(dusk)과 비슷한 빛을 발산한다. 빛의 양을 조절할 경우 상황에 따라 지름 10~80km의 지역을 밝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을 같은 빛으로 도시 거리 조명
이 계획을 창안한 사람은 ‘칭다오 항공과학기술 마이크로시스템 연구소(Casc)’의 우 천펭(Wu Chunfeng) 소장이다. 그는 지난 주 칭다오 시에서 열린 ‘혁신 및 기업가정신을 위한 모임’에 참석해 인공 달에 대한 진수 계획을 발표했다.
우 소장은 “이미 수년 전 위성을 띄우기 위한 실험이 시작됐으며, 오는 2020년 진수를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계획이 중국 정부 혹은 칭다오 시로부터 어느 정도 지원을 받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인민일보’는 인공 달을 띄우겠다는 이 아이디어가 오래 전 있었던 프랑스인 화가의 아이디어를 참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구 위에 거울로 만든 목걸이를 띄워 태양 빛을 반사, 한밤중에도 파리 시를 밝힌다는 발상이다.
그런데 최근 실제로 이 아이디어를 시도한 곳이 있다. 노르웨이 남부 골짜기 사이에 위치한 리우칸(Rjukan) 마을이다.
북극 가까이에 위치한 이 마을은 온종일 해가 안 뜨는 극야(polar light)와 저온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컴퓨터 조정이 가능한 대형 거울을 만들었다.
고지대에 설치된 이 거울은 태양의 움직임을 쫓아가며 적정 각도의 반사를 통해 마을 광장을 비출 수 있었다. 그러나 거울 크기의 한계, 낮은 햇빛 반사율 때문에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는 없었고, 결국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사실 이러한 태양광 반사 거울은 1920년 독일에서 이미 시도된 바 있다.
이를 추진한 사람은 V-2 로켓 개발에 참여했으며, ‘행성 공간으로의 로켓’이란 저서로 우주여행의 기초를 마련한 독일 로켓 공학자 헤르만 오베르트(Hermann Oberth)다.
그러나 2차 대전 중이었던 만큼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의 시간은 전쟁을 위한 로켓 개발에 집중됐고, 이후 러시아 과학자들이 그의 아이디어를 이어받게 된다.
러시아 ‘즈나먀’ 프로젝트, 중국이 계승
1993년 러시아는 미르 우주정거장에 알루미늄으로 코팅 처리한 직경 20m의 반사 디스크 ‘즈나먀(Znamya)’를 설치했다. 그리고 이 디스크가 햇빛을 반사해 지구 어두운 지역에 햇빛을 비추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테스트했다.
이 실험과 관련, 당시 뉴욕타임즈는 “우주정거장에 설치한 즈나먀 반사판을 통해 지구 상에 수 개의 보름달 빛에 상응하는 광량을 비출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라고 보도했다.
그로부터 6년 후인 1999년 반사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즈나먀 2.5’가 제작됐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25m 직경의 반사판을 통해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7km 직경의 빛을 생성하려 했으나, 이 반사판이 우주 정거장 안테나에 걸려 기능을 수행할 수 없었다.
결국 과학자들은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즈나먀 2.5’를 지구 쪽으로 떨어뜨릴 수 밖에 없었다. 러시아는 후에 ‘즈나먀 3’을 계획했지만 ‘즈나먀 2.5’의 실패 이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프로젝트가 전부 취소되는 결과를 맞았다.
하지만 즈나먀 프로젝트는 단순 실패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헤르만 오베르트의 아이디어를 러시아 과학자들이 이어받았듯이, 중국 과학자들이 ‘즈나먀’ 프로젝트 실험 결과에 관심을 기울인 것.
Casc 과학자들은 중국이 제작해 인공위성에 설치한 또 다른 ‘즈나먀’를 통해 지구상에 노을과 같은 빛을 전달할 계획을 세웠다.
우려되고 있는 것은 ‘즈나먀’에 의해 햇빛을 전달할 경우 빛 공해(light pollution)가 발생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논란은 러시아에서 ‘즈나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이미 제기됐었다. 지구상에 도달하는 빛이 추가되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당시 ‘즈나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던 과학자들은 “만우절 농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과학적으로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한 바 있다.
중국 과학자들 역시 “조명 위성에서 반사된 빛이 지구 야간 생태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르빈 광학기술연구소 강 웨이민(Kang Weimin) 소장은 “지구를 비추는 빛은 땅거미가 내려올 즈음의 부드러운 빛을 띠게 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자들은 중국 칭다오 시의 인공위성을 통한 인공 달 설치 계획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밤을 환하게 밝히려는 이 계획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치밀할 정도의 과학적 절차가 필요하다.
러시아가 실패한 계획을 중국이 이어받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과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키워드 | 극야, 빛 공해, 우주정거장, 인공 달, 조명위성, 즈나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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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강봉 객원기자 |
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82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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