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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네스부터 LK-99까지, 112년의 초전도체 역사

2023-09-20


‘최초의 상온 상압 초전도체(The First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라는 제목의 22쪽짜리 논문이 지난 두 달간 세상을 뒤흔들었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 국내연구진이 상온과 상압에서 초전도성을 보이는 새로운 물질 ‘LK-99’를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7월 22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공개하면서부터다. LK-99는 전 세계 ‘과학 탐정’들의 검증을 거쳐 초전도체가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관련 기사 보러 가기 :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 ) 초전도체가 걸어온 110여 년의 역사를 짚어봤다.


19세기 과학자들의 극저온 만들기 경쟁
1800년대 말의 과학자들은 온도 낮추기 경쟁이 한창이었다. 1898년 스코틀랜드 물리학자인 제임스 듀워는 수소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20K(-253.5℃)를 달성했다. 이후 1908년 네덜란드 물리학자 카메를링 오네스는 헬륨을 액체 상태로 만들어 4.2K(-268.95℃)까지 온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당시 과학자들이 온도 낮추기 경쟁에 뛰어든 이유는 극저온에서 저항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였다. 저항은 전기를 운반하는 전자가 진동하는 원자핵과 부딪히며 발생한다. 온도가 엄청나게 낮아져 원자핵이 진동을 멈춘다면 즉, 얼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당시 학계에서는 전자가 원자핵과 덜 부딪히니 저항이 낮아진다는 주장과 전자마저 얼어버려 저항은 무한대가 된다는 주장이 갈렸다. 하지만 원자핵의 움직임을 멈출 정도로 낮은 온도를 만드는 기술이 한 동안 없었기 때문에 이 수수께끼를 풀어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네스는 액체 헬륨을 만든 덕분에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 상태에서 전기저항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험할 수 있게 됐다. 1911년 4월 8일 오네스는 액체헬륨으로 수은의 온도를 낮추며 전기저항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온도가 떨어질수록 수은의 전기저항은 점점 줄어들었고, 4.2K이 되자 전기저항이 사라졌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초전도 현상이 최초로 발견된 날이었다. 이후 오네스는 1913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다.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는 BCS 이론
초전도 현상의 최초 발견 이후 이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하이젠베르크, 보어 등 당대 ‘천재’라고 불리던 물리학자들은 대부분 이 문제에 뛰어들었다.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은 첫 발견 이후 50년이 세월이 흐른 뒤에야 나타났다.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던 존 바딘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 교수는 레온 쿠퍼, 존 슈리퍼와 초전도 현상을 이론으로 설명하기 위한 팀을 꾸렸다. 1957년 연구팀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먼저 이동한 전자가 다른 전자를 잡아당기면, 전자가 원자핵 사이를 저항 없이 통과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하고, 이름 앞 글자 알파벳을 하나씩 따 ‘BCS 이론’이라 명명했다. BCS 이론에서 먼저 이동한 전자와 잡아당겨진 전자를 ‘쿠퍼쌍’이라고 부른다. BCS 이론에 따르면 30K(-243.15℃) 이상의 온도에서는 쿠퍼쌍이 깨져 초전도체가 존재할 수 없다.
세 명의 과학자는 BCS 이론을 설립한 공로로 1972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BCS 이론만 있었다면, 그저 흥미로운 과학 현상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실험실이 아닌 현실 공간에서 30K 이하의 온도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초전도체의 놀라운 물성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BCS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고온 초전도체 발견
이후의 연구는 자연스레 초전도체의 이론적 한계를 깨는 새로운 초전도체를 찾기 위한 연구로 몰려갔다. 저항이 작은 금속 원소나 화합물 등으로 초전도체를 만들었지만, 초전도체가 되는 최대 임계온도는 약 23.3K(-249.85℃)에 그쳤다. 그러다 1986년, 다시 세상을 뒤집은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물리학자 게오르크 베드노르츠와 스위스 물리학자 알렉스 뮐러는 35K(-238.15℃)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Condensed Matter’에 발표했다. BCS 이론이 그어 놓은 30K를 깨뜨린 것이다.

두 사람은 새로운 방향으로 초전도체에 접근했다. 저항이 매우 큰 절연 물질에 전자나 양공(전자가 비어 있는 자리)을 서서히 도핑하는 방법으로 초전도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들은 저항이 매우 높은 물질인 란타넘(La)-산화구리(Cu-O)에 바륨(Ba)을 6% 정도 도핑하자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체가 됨을 발견했다. 두 연구자는 연구를 발표한 지 1년 만인 1987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지금도 절연체에 전자나 양공을 도핑하는 방식은 새로운 초전도체를 찾는 데 널리 쓰인다.
바륨-란타넘-산화구리 초전도체 발견 이후 과학자들은 초전도체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를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은 황과 수소를 이용해 영하 70℃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만들었고, 이어 2019년에는 란타넘과 수소를 이용해 영하 23℃까지 임계온도를 끌어올렸다. 2020년 랭거 디아스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님은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대기압 100만 배의 고압 조건에서 영상 15℃에서 작동하는 상온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데이터 조작을 이유로 철회됐다.
오네스의 발견 이후 지금까지 112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초전도 현상의 한계 온도는 몇 도이며, 상온 초전도체가 가능한지에 대한 답은 내려지지 않았다. BCS 이론의 한계를 깬 일명 ‘고온 초전도체’가 생겨날 수 있는 이론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초전도 현상은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12명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만큼 물리학계의 커다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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