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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가져올 세균과 바이러스

2023-10-16

지난여름은 유난히 뜨겁고 이례적인 홍수와 태풍으로 기후변화의 위험을 한껏 일깨워줬다. 그간 미래의 이야기로 알았던 기후변화를 체감하게 되면서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최대한 완화하고 대비하기 위한 전략들이 매체들을 달구었다. 계속 더 뜨거워지고 불볕더위 혹은 홍수인 식으로 극단적인 날씨가 잦아진다는 예측은 우려를 낳지만, 기후 변화는 다른 위기를 함께 몰고 온다. 이를 테면, 새로운 병원체들의 등장이다.
최근 <사이언스>지는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라 철새의 이동경로가 변하면서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새로운 병원체의 위험에 대해 연달아 다루었다.

영구동토는 2년 이상씩 섭씨 0도 이하를 유지해 얼어 있는 땅을 말한다. 계절 변화를 따라 얼었다 녹았다 하는 것이 아니라 수년에서 혹은 인류의 역사보다 더 오랜 세월 얼어있었던 땅을 말하는 것인데, 알래스카, 그린란드와 시베리아 등지의 북반구의 15퍼센트가량에 해당하는 지역이 이에 속한다.
수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나온 인류가 유라시아 대륙으로 퍼지는 동안 그 일부는 빙하기 즈음 해서 얼어붙은 알래스카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해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후에도 알래스카 지역에는 이누이트를 비롯한 원주민들이 지금까지 살아왔다.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이 위치한 스칸디나비아 반도 역시 인구밀도가 높지는 않았어도 ‘노르세(Norse)’ 등의 바이킹 부족들이 8세기부터 살아온 곳이다. 그 이전에도 부족들이 드문드문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얼어붙은 이 땅 위로 수세기 혹은 십 수세기에 걸쳐 인류와 그들의 가축들이 삶의 흔적을 남겼을 것이라는 의미다.
<사이언스>지의 9월 27일 자 기사는 18세기 덴마크의 왕 즉위식에 다녀온 이누이트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극심하게 앓게 된 아이들은 그 여정 중에 혹은 집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죽게 되는데,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천연두에 걸려 왔던 것이었다. 이 아이들이 옮아온 병은 이후 그린란드 전체로 퍼지게 되었는데, 거의 절반 가까운 인구가 죽는 상황이 되었다.
천연두를 야기하는 바리올라 바이러스가 수세기 얼음 속에 도사리고 있다 나와 다시 유행을 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꼭 이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혹시 얼음땅에 십 수세기 세월 켜켜이 쌓이고 갇혀 있었던 병원체 일부가 어떤 이유로든 녹은 땅 위로 드러난 뒤 다시 활성을 가지고 인류를 전염시킬 가능성을 염려하는 학자들이 있다.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껍질인 ‘캡시드’에 둘러싸여 결정체의 형태로 오랜 시간 휴면상태로 있다가 숙주인 생명체 내로 들어가면 다시 활성을 가지게 된다. 얼음은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DNA와 세포 등의 생물성을 가진 분자와 조직을 가장 손상이 적은 상태로 오랜 세월 보존할 수 있는 자연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영구동토에 갇혀 있던 바이러스가 하나둘씩 드러나게 되면 그중 일부는 활성을 가지고 근처에 있는 생물체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철새와 새로운 병원체

한편, 기후위기가 야기하는 철새의 이동경로의 변화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철새는 계절별로 알맞은 기후와 먹이 등의 환경을 따라 이동하는데 전 세계 기후가 변함에 따라 살아남기 위한 여러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종들에 대한 보고가 벌써 여럿 있는데, 예를 들어, 올해 4월 <생태학>지에 실린 논문에는 예전보다 이동 시작을 늦추는 대신 이동기간을 43%가량 줄여 도착지에 도착하는 방식으로 적응해 가는 꾀꼬리류에 대해 보고하기도 했다. 다만, 생존율이 감소했는데, 수명이 1-2년 정도인 참새아목(songbird)의 새인만큼 생존율이 조금 감소하더라도 번식기에 맞추어 이동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그러나, 종의 수명이나 대체 경로로 선택할 수 있는 주변 환경 등에 따라 이동 경로를 바꾸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얼마든지 예측 가능한 전략이다. 학계에서는 빙하기에도 대륙간 이동하던 철새들이 비교적 따뜻한 특정 지역에 머물며 사는 방식으로 생존했을 것으로 여긴다. 2021년 <커런트 바이올로지>지에 실린 논문은 주로 시베리아에 서식하며 겨울을 남아시아에서 나던 철새 큰밭종다리가 지난 이십여 년간 점차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방식으로 이동경로를 남북에서 동서로 바꾸었다고 보고했다.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이렇게 철새들의 이동 경로가 바뀌는 경우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점은 이들이 어느 중간 지역을 거치며 어떤 곤충이나 다른 먹을 거리를 먹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최근의 코로나19 팬데믹은 박쥐에 퍼져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근처의 야생동물을 거쳐 사람에게로 퍼진것으로 예측된다. 이외에도 설치류를 통해 퍼졌던 흑사병이나 낙타를 매개로 퍼졌던 메르스 등 동물을 매개로 전염병이 번지는 일은 꽤 흔하다. 철새들이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해 새로운 먹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병원체를 유행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걱정을 낳는 이유이다.
따라서, 우리는 병원체를 감시하는 체계를 더 체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의 여러 연구자들은 녹아내리는 영구동토나, 또 철새들이 남긴 분비물 등의 시료를 토대로 분석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아니더라도 병원체는 계속 진화하고 곳곳의 우림에 존재하는 미지의 병원체가 언제든 유행을 시작할 수 있는만큼,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촘촘한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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