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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林은 麗末鮮初의 왕조 교체에 따른 변동 속에서 향촌에 은거하였던 性理學者들을 말하며, 그들이 중앙정계에 진출하여 당시 유일한 정치 세력 집단으로서의 지위를 누려오던 훈구파와 맞서게 될만한 수준으로 성장한 것은 성종대 이후이다. 성종은 훈구파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림파를 등용함으로써 훈구파를 견제하고 왕권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연산군대 두 번의 사화로 말미암아 중앙정계에서 거의 도태된 듯하였던 사림세력이 다시 진출하기 시작...

士林은 麗末鮮初의 왕조 교체에 따른 변동 속에서 향촌에 은거하였던 性理學者들을 말하며, 그들이 중앙정계에 진출하여 당시 유일한 정치 세력 집단으로서의 지위를 누려오던 훈구파와 맞서게 될만한 수준으로 성장한 것은 성종대 이후이다. 성종은 훈구파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림파를 등용함으로써 훈구파를 견제하고 왕권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연산군대 두 번의 사화로 말미암아 중앙정계에서 거의 도태된 듯하였던 사림세력이 다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중종대이다. 이러한 사림파의 재진출에는 왕권 강화를 의도한 중종의 정책과 사림파 자체의 노력 이외에 사림파에 우호적이었던 일부 훈구계 대신의 동조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조선왕조는 건국 후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불교·도교 및 토속적 신앙과 그 典禮를 과감히 폐지하려 하였다. 그러나 뿌리 깊은 민간의 신앙을 완전히 정리할 수는 없었고, 이는 성리학적 전례와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으며, 사림파가 정치적으로 성장하면서 제기한 문제의 하나가 되었다. 內佛堂과 忌晨齋 등 궁중내의 佛敎儀禮와 道敎祀典인 昭格署 혁파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도 사림파의 진출과 시기를 같이 한다.
또한 사림파는 조선조의 대표적인 관리 선발 제도였던 科擧制 개혁을 모색하는 한편, 遺逸薦擧制·孝行薦擧制 등을 도입하여 성균관 교육을 활성화시키려고 하였다. 이 같은 제도개혁을 통하여 성리학이 명실상부하게 통치이념화 되고 유교 국가다운 수준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은 사림파가 성취한 역사적 과업으로 평가해도 무방할 것이다.
사림파는 성리학적 윤리질서를 확립하는 데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사림에 의해 추진된 留鄕所 복립운동이나 鄕約 보급운동은 향촌에서의 在地地主層이 중심이 되어 향촌사회의 안정을 도모한 점에서 같은 맥락을 이루고 있다. 향촌사회의 질서를 성리학적 윤리로써 확립하려는 성종대 사림파의 유향소 복립 주장은 중종대 향약 시행으로 나타난다. 사림파는 향약을 통해 향촌사회의 民에게 성리학적 윤리질서를 강조함으로써 향촌사회의 안정과 새로운 향촌질서를 확립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향촌사회의 안정 속에서 재지지주층의 기반확립은 사림세력이 배출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었다.
조선왕조의 국가통치 이념인 성리학의 보급과정에서 중요시되었던 것은『小學』교육이었다. 사림파는 『소학』을 토대로 성리학을 공부하고, 『소학』에 제시되어 있는 성리학적 윤리를 적극 실천하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의 소학은 통치차원의 윤리질서 확립과 사림파 선비의 학문적 실천정신 배양에 따라 향촌교화의 목적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사림파가 추진한 제도 개혁 및 倫理書의 보급·실천운동은 좁게는 연산군 치세에서 실추된 윤리질서를 바로잡는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넓은 시각으로 본다면, 그것은 성리학적 통치질서 수립의 장애를 제거함과 동시에 가족질서·사회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국가윤리를 계몽·보급함으로써 새로운 윤리질서를 정착시키려는 治者層의 노력의 소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