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AI-Helper

판소리 적벽가의 탄생 모태는〈삼국지〉와〈삼국연의>, 그리고 여기에 추가할 것이 있다면 소동파의 〈적벽부〉이다. 〈삼국지〉는 正史로써 〈삼국연의>는 소설로써 한국에 들어와 수천 년을 두고 읽혀졌다면, 소동파의 <적벽부> 역시 수천 년을 두고 고려와 조선을 통해 人口에 膾炙되는 주옥같은 문장이라 할 것이다. 판소리 적벽가는 이러한 화려한 배경을 가지고 탄생한다. 그러나 판소리 <적벽가>는 전승 다섯 바탕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1955년 강한영이 <<현대문학>>에 <적벽가 해설>을 실은 것을...

판소리 적벽가의 탄생 모태는〈삼국지〉와〈삼국연의>, 그리고 여기에 추가할 것이 있다면 소동파의 〈적벽부〉이다. 〈삼국지〉는 正史로써 〈삼국연의>는 소설로써 한국에 들어와 수천 년을 두고 읽혀졌다면, 소동파의 <적벽부> 역시 수천 년을 두고 고려와 조선을 통해 人口에 膾炙되는 주옥같은 문장이라 할 것이다. 판소리 적벽가는 이러한 화려한 배경을 가지고 탄생한다. 그러나 판소리 <적벽가>는 전승 다섯 바탕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1955년 강한영이 <<현대문학>>에 <적벽가 해설>을 실은 것을 시작으로 비로소 <적벽가> 연구의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나, 이후 <적벽가>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가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서종문은 신재효를 매개로 하여 <적벽가>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후 <적벽가>에 대한 연구는 이본 연구, 작품 형성에 대한 연구, 구조 및 미적 특질에 관한 연구, 주제 연구, 신재효의 <적벽가>에 관한 연구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진행되었다. 판소리 <적벽가>에는 본래 <삼국연의>에는 없는 부분들이 작가의 의도에 의해 유난히 삽입된 것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적벽가>의 인물에는 <삼국연의>에는 없는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특히 군사설움타령이나 적벽강 화공 장면에는 무명의 군사들이 많이 나오는 대목은 군사점고 인데, 안이명이, 내두리, 허무적이, 골내종이, 마병쇠, 전동다리, 우먹쇠 등 이름을 가진 인물들도 새롭게 등장시키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가장 하층민이다. 또한 <삼국연의>에 등장하는 인물도 성격이 변한 경우가 있다. 관운장에게 목숨을 살려달라고 비는 조조는 <삼국연의>에 비해 훨씬 더 비굴한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조조의 부장 정욱은 승상 조조를 조롱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인물들의 성격 변화 중 승상 조조를 卑下하는 것은 바로 정욱이 조조에 대한 풍자적 희화로, 관우를 영웅화 시키려는 작가의 의도가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적벽가 작품 속에 있는 하층민의 민중 모습은 다르다. <삼국연의>에는 민중의 모습이 담겨 있지 않다. 집단으로 객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벽가>에 등장하는 인물이 비로소 개성을 지닌 구체적인 하층민의 민중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적벽가는 개성 있는 하층민의 민중고통을 절절히 토로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하층민의 고통을 절절히 표현하기 위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발전해 왔기에 적벽가로써의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것이다.

주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