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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한국 사회에서 데이트 성폭력이 피해 여성의 관점에서 설명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출발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데이트 성폭력 구성 과정과 피해의 의미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피해 여성의 구체적인 목소리를 통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데이트 성폭력이 구성되는 지점을 둘러싸고 피해 여성이 보여주는 다양한 행위성과 성행위 참여의 모순을 설명함으로써 젠더질서에 기초하는 사회구조적인 폭력성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현재의 자유주의 담론에서 성폭력은 남성과 여성 모두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동등한 권력을 가진 개인이라는 전제하에 논의되어 성별 권력의 관계가 무시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는 남성의 관점과 가해자의 논리가 지배적인 것이 되어 남성과 여성의 관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이트 성폭력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식되지 못하게 된다. 이 연구는 여성이 불편하거나 강제적으로 경험한 '그것'을 성폭력으로 구성하고 명명하는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구조의 문제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주체적인 힘과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에 대한 저항도 읽어낼 수 있었다. 연구 방법은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경험과 맥락을 읽어내는데 심층면접을 통한 ...

본 논문은 한국 사회에서 데이트 성폭력이 피해 여성의 관점에서 설명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출발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데이트 성폭력 구성 과정과 피해의 의미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피해 여성의 구체적인 목소리를 통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데이트 성폭력이 구성되는 지점을 둘러싸고 피해 여성이 보여주는 다양한 행위성과 성행위 참여의 모순을 설명함으로써 젠더질서에 기초하는 사회구조적인 폭력성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현재의 자유주의 담론에서 성폭력은 남성과 여성 모두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동등한 권력을 가진 개인이라는 전제하에 논의되어 성별 권력의 관계가 무시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는 남성의 관점과 가해자의 논리가 지배적인 것이 되어 남성과 여성의 관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이트 성폭력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식되지 못하게 된다. 이 연구는 여성이 불편하거나 강제적으로 경험한 '그것'을 성폭력으로 구성하고 명명하는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구조의 문제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주체적인 힘과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에 대한 저항도 읽어낼 수 있었다. 연구 방법은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경험과 맥락을 읽어내는데 심층면접을 통한 질적 연구가 적합하다는 판단 하에 총 11명의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여 심층면접과 문헌 연구를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대다수의 연구 참여자는 성가치관이 확립되는 10대부터 20대 초반에 데이트 성폭력을 경험한 20대 미혼 여성이다. 본 논문의 연구 내용 및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성폭력 상황에 대한 해석은 여성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과 사랑에 대한 인식 체계의 영향을 받는다. 관계 내에서 여성은 자신이 지니는 상대에 대한 감정과 관계 유지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스스로 성폭력 피해를 사소화하고 남성중심의 성각본이 작동하는 방식에 따라 자신의 경험을 이해하기도 한다. 여성에게 체화되어 있는 성폭력 상황의 공포와 남성 섹슈얼리티에 포함되어 있는 강제력이 합치될 때 여성은 성관계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은 성폭력의 재구성 과정에서 그 남성과의 성관계가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였으며 성행위 참여에서 자신의 위치가 무엇인지 새롭게 구조화한다. 자신의 경험에 성폭력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말하기 시작함으로써 왜곡되어왔던 피해의 의미를 여성의 관점에서 재규정하는 것이다. 성폭력으로의 재규정은 피해를 넘어서는 저항의 힘을 갖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데이트 성폭력은 피해자 비난담론을 비롯해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위로가 당연하지 않은 사회구조적인 폭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피해 경험을 누군가에게 털어놨을 때 ‘듣는 사람’의 사소한 반응도 피해자의 인식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해자가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지와 위로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성인지적 관점에 기반한 데이트 성폭력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여, ‘성차’라는 이유로 당연하게 수용되는 것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이를 통해 성별 권력의 작동이 낭만화되어 있는 ‘이성애 연애각본’과 고정적인 성역할 수행에 대한 문제의식을 형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