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용어보기논문에서 용어와 풀이말을 자동 추출한 결과로, 시범 서비스 중입니다. AI-Helper

오늘날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주요 행위자는 20세기 중반 이후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 개혁·개방 이후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전통 강국이면서 퇴조기에 접어든 일본이다. 또한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실제 능력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세안이 참여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역내 국가 간의 상호 협력과 통합의 움직임 못지않게 경쟁과 갈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신장된 국력과 지정학적 위치, 세계사적 위상으로 볼 때 동아시아의 지역주의 현장에서는 중국의 대외정책이 ...

오늘날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주요 행위자는 20세기 중반 이후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 개혁·개방 이후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전통 강국이면서 퇴조기에 접어든 일본이다. 또한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실제 능력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세안이 참여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역내 국가 간의 상호 협력과 통합의 움직임 못지않게 경쟁과 갈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신장된 국력과 지정학적 위치, 세계사적 위상으로 볼 때 동아시아의 지역주의 현장에서는 중국의 대외정책이 핵심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초기에는 합리적 행위자로서 동아시아에 형성된 기존 지역주의 질서에 순응하는 태도로 임하였으나 국력이 신장함에 따라 점차 기존 질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였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먼저 신중국 건국 이후 각 시기 별로 주요 지역 정책과 행태를 분석한 후 ASEAN+3 및 EAS, RCEP과 TPP, ‘일대일로’와 AIIB 등 3개 사례를 활용하여 이의 검증을 시도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유럽과 달리 통합 여건이 불리한데다가 논의 과정에서 주요 참여국들이 지역공동체의 이익보다는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는 전략적 행태를 드러냄으로써 지역 제도화가 지연되었다. 중국은 1972년 유엔에 가입하고, 1979년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등 데땅뜨의 분위기 속에서 국제사회에 복귀하였으나, 80년대 말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천안문 사태의 혼란 때문에 지역 제도에는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다.
중국은 탈냉전의 분위기 속에서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위한 국내 정치의 안정과 국제 환경 조성을 위해 점점 적극적으로 다자외교에 참여하였다.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는 중국이 지역 다자외교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과 일본이 경쟁적으로 지역협력에 나서면서 동아시아에서도 지역 제도화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아세안+3, EAS, 한중일 3국 협력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고 그 속에서 강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의 역할도 점점 커져갔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중국은 비전통적 안보 이슈를 중심으로 미국과 협조하는 한편, 주변국들과도 다자협력 체제를 구축하였다. 중국은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상하이협력기구(SCO)를 결성하고, 아세안지역포럼(ARF)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시작으로 주변국과의 FTA를 적극적으로 체결하기 시작하였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 대응하여 RCEP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2010년을 전후하여 후진타오 정부의 대외정책이 점점 적극적인 태도로 변하고 일부 사례에서는 강경 기조로 흐르기 시작하였다. 시진핑 등장 이후에는 ‘신형대국관계’ 주장과 핵심이익에 대한 집착 등의 요인이 더해지면서 갈수록 다른 참가국들과의 갈등 국면이 노출되었다. 중국은 EAS 출범 등의 사례에서 미숙함을 드러내며 실패하였지만, AIIB 출범에서는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중국은 최근에 들어 중국 역사에 나타난 전통적 가치에서 비전을 찾아내어 오늘의 국제정치에 활용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고대 실크로드에 기원을 두는 ‘일대일로’(一帶一路)가 그 좋은 사례다. 무역 중심, 서구 해양세력 주도의 기존 무대에서 영향력의 한계를 인식한 중국이 투자 및 개발 중심, 자국 중심의 대륙세력 주도로 새 판을 짜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및 일본과 경쟁해왔던 기존 프레임에 얽매이지 않고 지역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야심차고 통 큰 스케일을 시도함으로써 기존 협력체제에 만만찮은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제도화 수준은 아직 낮다. 더욱이 경제와 무역 등의 협력이 활발한 반면 다자간 안보조직의 출현은 거리가 멀다. 거기다 중층적으로 형성된 다수의 제도들이 비효율과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본 연구의 최종 결론은, 초기에는 중국이 동아시아에 형성된 기존 지역질서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국력이 신장함에 따라 점점 기존 질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으며, 나아가서 자신의 이익에 맞게 질서 개편을 주도하는 대담한 시도를 하는 태도로 바뀌어 갔다는 것이다. 분석 대상 전 기간에 걸쳐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전략적 지역주의가 동아시아를 지배하였다.

Abstract ▼ AI-Helper

Main actors staged in the East Asian regional arena have been the United States, a long-standing leading player in the region; China, a rising power after ground-breaking opening and reform measures in 1980’s; and Japan, the traditional power in the region but waning. Among other important players i...

Main actors staged in the East Asian regional arena have been the United States, a long-standing leading player in the region; China, a rising power after ground-breaking opening and reform measures in 1980’s; and Japan, the traditional power in the region but waning. Among other important players is the ASEAN, which exerts more influence than its real capability thanks to its united front.
In East Asia, the degree of mutual competition and conflict is just as prominent as that of cooperation and integration between each of the countries. Looking at China’s national power, geopolitical positioning, and historical influence, China’s foreign policy should be a critical variable in East Asian regionalism, whether its effect is positive or negative.
This study assumes that China, as a rational actor after its opening itself up to the outer world, initially acted rather passively by immersing itself into the existing regional order, but later switched to a more active role by using the order to its advantage as it amassed more power. This study first analyzes China’s practices and behaviors in its respective administrations, and later tries to verify the aforementioned “passive actor to active strategist” hypothesis through the following three cases: ASEAN+3 and EAS; TPP and RCEP; and, ‘one-belt one road’ and AIIB.
In East Asia, unlike in Europe, the environment for regional integration is unfavorable. Furthermore, the major participating countries, in devising a plan for regional institutionalization, each exhibited strategic behavior geared toward the narrow confines of their own national interests rather than seeking common regional interests. They have collectively delayed the process of institutionalization.
China came back in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the midst of detente, joining the United Nations in 1972 and normalizing ties with the United States in 1979. However, China could not participate actively in regional institutions because of the political turmoil after collapse of the socialist bloc and Tiananmen incident in the late 1980s. China, in the atmosphere of the post-Cold War era, expanded its participation into the multilateral diplomatic arena, to stabilize their domestic politics and create a favorable international environment with a goal of continuous economic growth of its own.
The East Asian financial crisis of 1997 acted as a turning point for China to participate more actively in regional cooperation. Institutionalization sped up in East Asia as China and Japan competed to promote regional cooperation in their favor. As institutionalization initiatives like the ASEAN+3, EAS and the recent three-way cooperation between China-Japan-Korea deliver tangible fruits, China’s role in regionalism continues to grow.
China, since the terror of 11 September 2001, cooperated with the United States in non-traditional security issues, and made efforts to build up a multilateral cooperation in the region. China also began to actively negotiate a series of FTAs with its neighbors, starting with ASEAN. China led the initiative of RCEP, in response to TPP negotiations led by the United States and Japan.
Foreign policy under the administration of President Hu Jintao has growingly become more active since 2010, and sometimes even aggressive. After the inauguration of Xi Jinping, China faced increasing conflict with other countries, asserting their claim toward a ‘new type of powers relationship’ and a higher focus to achieve their core national interests. China has failed, exposing its inexperience in some cases such as in the establishment of the EAS, but has also reaped huge unexpected successes, such as in the establishment of the AIIB.
China has been seeking to apply their traditional values cemented over the course of their long history to their own international political actions today. The ‘one-belt one-road’ project, a heritage from their ancient Silk Road, is one key example. Trying to break away from the old legacy frame, in which China had to compete with the United States and Japan, it suggests a new direction of regional cooperation with ambitious, large-scale initiatives. This brings formidable challenges to the existing regional institutions.
As discussed, the level of institutionalization of the East Asian regionalism is still low. Furthermore, compared to the recently active economic and trade cooperation efforts, a multilateral security institution is still far from being realized. On top of that, a number of overlapping regional institutions lack efficiency and purpose.
The finding of this study is that, in the beginning, China acted less actively in the existing East Asian order, by adapting itself to it. But China has become increasingly proactive in using the existing regional order to its own benefit as its power rises, and it is now making bold attempts to redesign a lot of the regional order in their own terms.

주제어